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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Jul 03. 2024

봄날은 간다

강신일 배우님의 봄날은 간다를 듣고....

https://youtu.be/eDfknApPgw0?si=vu3zrWS4ulostTwT


봄날은 간다 - 네이버 지식백과 -


손노원 작사, 박시춘 작곡, 백설희 노래로 녹음되어 한국전쟁 이후 1954년에 새로 등장한 유니버살레코드에서 첫 번째 작품으로 발표되었다. 가수 백설희의 실질적인 데뷔곡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원래 3절 가사로 만들어졌으나 녹음 시간이 맞지 않아 초판에는 제1절과 제3절만 수록되었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1절 :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오늘도 옷고름 씹어 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2절 :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3절 :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어제 퇴근하고 가는 길에 유튜브에 짧게 나오는 "나의 아저씨"의 할머니 장례식 장면을 보면서 엄청 눈물이 났었다. 이 드라마는 나에게는 항상 눈물 버튼인 것 같다. 보면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는 장면들이 많다.


지난번 독서 모임에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진화는 경쟁에서 시작했고, 살아남기 위해 인간은 이기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가정했었는데, 이 드라마를 보면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고, 타인을 배려하는 이타성이 없다면 세상을 너무나 힘들고 어렵게 보내다가 쓸쓸히 떠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나의 아저씨"에서 내가 눈물짓게 되는 부분은 사람이 사람으로부터 받은 지지와 믿음으로 참고 참았던 인간의 외로움에 따뜻한 위로가 전해지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혼자서 왔다가 혼자서 가는 인생에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살펴주고,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드라마가 주는 확신은 감동의 눈물을 전해준다.


"봄날은 간다"는 노래도 많이 들어본 노래인데, 오늘 아침의 이 노래는 특별했다. 장사익의 찢어지는 듯 애달픈 한의 목소리가 아니고 강신일이라는 배우의 묵직한 저음에서 나오는 인생을 노래하는 듯한 감정이 더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노래였다. 한 번씩, 노래를 듣다가 내 삶을 위로해 주는 듯한 이런 노래를 만난다.


새벽 5시경 출근을 위해서 차를 몰고 가면서 노래를 들어볼까 했는데 그 시간, 그 순간에 강신일 배우의 "봄날은 간다"가 갑자기 떠올랐다. 강신일이라는 배우이름도 안떠오르고, "봄날은 간다"는 제목도 안또올라서 '배우노래'라는 검색어로 쳤는데, 마침 아래로 조금 스크롤을 내리니 원했던 영상이 있었다. 장마철 일기예보에서는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하는 날. 어두운 하늘에 약간 어슴푸레한 새벽하늘이 보이는 데, 낮은 저음으로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 가사가 가슴에 와닿을 듯이 잘 이해되도록 적힌 문장도 아닌데,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고 ~~~> 그 분위기, 노래를 부르는 배우의 감정이 전달되면서 내 마음을 차분하고, 쓸쓸함으로 물들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봄날은 간다. ~~~~>


여기서의 봄날이 인생일까? 내 삶도 봄날처럼 가고 있는 것 같고, 언젠가는 갈 것 같다는 부분에서 눈물이 났을까? 죽음이라는 인생의 유한성에 대한 눈물이었을까? 잘 모르겠다. 나의 아저씨에서의 할머니의 장례와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는 얼마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장례식을 떠올리게도 하고, 곧 보내드려야 할 나의 부모님도 생각이 나게 하고, 내가 가고 난 뒤에 남게 될 내 딸도 생각이 나게 한다.


잠시 왔다가 머무는 인생에 나는 무엇에 그렇게 목말라하고 애달파하고 걱정하면서 살고 있는지....


갈 날이 정해지면 만났던 모든 사람들에게 작별인사하러 다니겠다는 직원의 말에 그럴 정신이 어디 있냐면서 반박했지만 그렇게 고마웠던 마음을 전하고 가는 삶도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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