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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활효율연구소 Jun 25. 2024

반셀프 인테리어 공략 07. 난방

난방 관련 인테리어 체크리스트와 비용

반셀프 인테리어에서 난방은 업체에 부탁하면 신경쓰지 않아도 될 줄 알았는데, 몇 가지 직접 챙길 게 있었다. 미리 알았으면 더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인테리어 할 때 난방에 대해 알면 좋을 내용을 정리했다.




1. 난방 체크리스트


1) 보일러 연식

인테리어 끝나고 보일러 교체한 경우 ⓒ 무진 설비 블로그

가스보일러의 권장사용기간은 10년이다. 온수 틀었을 때 경고등이 뜨거나, 난방과 온수 덥히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면 수명이 남았어도 교체하는 게 좋다. 보일러를 바꾸기로 결심했다면 인테리어 공사 기간에 바꾸자. 요즘은 보일러가 예전보다 작게 나와서, 탄성코트 전에 교체해야 벽을 깔끔하게 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보일러 용량

7~80년대 주택은 평당 700kcal/h(*물 1L를 1시간 동안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 , 최신 주택은 평당 500kcal/h로 적정열량을 계산한다. 최신 주택의 적정열량을 더 낮은 이유는 단열 차이라고 한다. 난방관을 확장했다면 면적에 포함시켜 계산하자. 여기에 온수용량을 2~3000kcal/h 더하면 총 적정열량이 나온다. 


보일러 용량별 가격 차이 @ 바른보일러


보일러 용량이 적으면 설치 비용은 아낄 수 있지만 효율이 낮고 불편하다. 같은 온도를 올릴 때 시간이 더 많이 걸려 가스비도 많이 들고, 온수도 느리게 나오고 수압도 약하고, 보일러 수명도 단축된다. 욕실 2개인 20평대라면 평수뿐 아니라 온수용량도 보고 결정하자. 나는 전기온수기를 따로 설치하려 했는데, 판매업체에서 전기료가 많이 나와 가정집엔 권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했다.


3) 보일러 종류

2024 친환경 보일러 보조금 지원 대상ⓒ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일반 보일러와 친환경 보일러 중 선택하자. 친환경 보일러가 20만 원 정도 비싸다. 지원대상이라면 정부에서 보조금을 준다. 일반 가구에 10~20만 원, 저소득층 60만 원을 지원하다가, 2024년부터 일반가구 지원금이 없어지고 저소득층 + 다자녀 가구 + 사회복지시설만 지원한다. 


4) 분배기

분배기에 녹이 많이 슬었거나 밸브에서 물이 샌다면, 훗날 아랫집 누수를 일으킬 수 있어 교체하는 게 좋다. 황동 분배기는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어 물 새는 밸브만 교체할 수 있지만, 스텐 분배기는 내구성이 좋지 않아 전체 교체 하는 게 좋다.


5) 제어기

2006년 준공 시 설치된 대성셀틱 제어기와 2024년에 교체한 경동나비엔 제어기 

보일러를 바꾸면 보통 제어기도 함께 바꿔야 한다. 중앙 제어 방식이면 1개만 사면 되고, 각방 제어 방식이면 방의 수만큼 필요하다. 요즘 나온 제품이 디자인도 깔끔하다. 


6) 난방배관

보일러 설치기사님이 열화상 카메라로 점검해 주신 난방배관

난방배관 상태는 열화상 카메라로 확인할 수 있다. 열화상 카메라가 없다면 보일러 설치 기사님께 점검해 달라고 요청하자. 오래된 집이라 배관 상태가 걱정된다면, 마루 시공 전에 여유 기간을 잡고 보일러를 교체하자. 그래야 시공된 마루를 뜯을 일이 생기지 않는다. 



2. 보일러 교체 비용


글쓴이가 결제한 비용은 총 167만 원

보일러 브랜드별 장단점을 보고 자신에게 맞는 브랜드를 정하자. 브랜드 안에서도 모델이 다양한데, 면적과 온수용량을 고려해 집에 맞는 제품을 고르면 된다. 나는 본체 가격만 대충 보고 예산을 짰는데, 실제 필요한 걸 다 구매하니 비용이 2배 들었다. 본체 말고 교체할 장비가 있을지 함께 고려하자.



3. 인테리어 공사 중 챙길 것


1) 제어기


글쓴이가 공사 중에 분실한 경동나비엔 WIFI 제어기

전기팀에서 배선작업할 때 제어기를 떼어내고 "여기 뒀습니다."라고 알려줄 것이다. 반셀프 인테리어라면 직접 안전하고 구석진 곳에 챙겨뒀다 조명작업할 때 다시 전달하자. 나는 분배기 옆에 둔 제어기를 공사 막판에 잃어버렸다. 다른 자재 폐기물에 쓸려간 것 같다. 분실 시점이 분명해서 관련 시공팀에 문의했지만, 모르쇠로 나오고 물증이 없어 배상받지 못했다. 슬프지만 제어기 4개와 퀵비까지 23.7만 원을 추가 지출했다.


2) 보일러관 보양

탄성코트가 입혀진 보일러 배관

보일러를 설치할 때 관리하기 좋게 온수는 붉은색, 냉수는 푸른색으로 배관할 것이다. 이걸 보양하지 않고 탄성 시공을 하면, 하얗게 바뀔 수도 있다. 뒤쪽으로 색상 구분이 가능해서 불편하진 않아서, 앞이 하얘진 게 오히려 좋다면 보양하지 않아도 괜찮다.


3) 보일러 배관커버

기사님께 확인하고 폐기한 보일러 배관커버 

내 경우 옛날 보일러를 최신 보일러로 교체하니 배관 커버 크기가 맞지 않았다. 커버를 쓰고 싶다면 보일러 업체와 미리 상의하자. 나는 크기가 달라질 지 몰라서 그냥 폐기했다.



4. 친환경 보일러에 대한 TMI


현재 법으로 권장하는 콘덴싱 보일러는 1980년대 초반 네덜란드에서 개발됐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때 개발했지만 비싸서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2020년에 와서야 가정용 친환경보일러 설치가 의무화되어 잠깐 판매량이 늘었지만, 정부 지원금이 줄며 다시 판매량이 줄었다.


일반 가정에 대한 정부 지원금은 아래와 같이 변했다.

- 2020년 ~ 2021년: 20만 원 (일반 보일러와 콘덴싱 보일러의 가격 차이 100% 지원) 

- 2022년 ~ 2023년: 10만 원

- 2024년부터 : 0원


올해부터 콘덴싱보일러 보조금 중단... 업계 성장엔진 꺼지나 ⓒ 머니투데이, 2024.01.08


이런 상황이다 보니 생산업체는 제품 가격을 건드리고 자재 단가를 낮춰 수익을 보전하는 것 같다. 국산 콘덴싱 보일러는 부품 질이 나빠 수명이 6~7년이란 글도 있다.


그런데 이젠 콘덴싱 보일러도 친환경이 아닌가 보다. IEA(OECD 회원국 중심의 에너지 협력기구)에서 2025년까지 가스보일러를 퇴출하자는 보고서를 냈다. 열효율은 좋아졌지만 여전히 탄소 배출량이 많기 때문이다.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영국, 덴마크 등 유럽 국가는 벌써 콘덴싱 보일러를 금지하거나 금지 예정이다.


당신이 기후와 환경을 걱정하는 사람이고, 아직 보일러 교체 시기가 오지 않았다면 일단 기다려보자. 수소 보일러히트 펌프(전기난방장치)를 국내 업체들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사용 검증되고 상용화되기까지 오래 걸릴 것 같은데, 부디 예상보다 빨리 보급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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