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가 만약 여러 사람들 앞에서 영어 공부에 대하여 아무 말이나 해도 좋다고 허락받는다면 ‘영어 공부에 대한 나의 당돌한 생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을 내용이니 재미 삼아 읽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비전문가의 짧은 생각인지라 사적인 자리에서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듯하여 여기에 글로 남겨 둡니다.
안녕하십니까? 들풀입니다.
오늘은 그간 저 혼자서 신문과 방송과 잡지를 이용한 영어 공부를 해오면서 느꼈던 바를 여러분께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드릴 말씀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의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자본의 운동 법칙을 이해하며 세상을 읽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자본론과 The Economist 그리고 Financial Times를 삼각구도로 하여 지금•여기의 세상에 일어나는 중요한 정치•경제적 이슈를 글로 읽고 배워 몸으로 익히는 훈련을 합니다.
책은 아무리 못해도 세 번을 넘게 읽고 신문과 잡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다 읽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잡지의 Leaders와 Briefing, 신문의 사설(Editorial)과 헤드라인은 20년 가까이 하루도 빠짐없이 두 번 이상을 정독한 듯합니다.
1970년대 이후 글로벌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심한 상태입니다. 과거처럼 경제적 이슈를 계량적 모델로 삼아 자산의 가격을 측정하거나 경기 추세를 평가하는 따위의 경제학적 도구들만 가지고는 복잡다단한 글로벌 경제 현상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는 크나큰 한계가 있군요.
지난 몇 년간 우리 세계는 격변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요 이슈를 풀어 보면, 코로나 위기(Covid-19 Pandemic),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Russia’s Invasion of Ukraine), 경제적 민족주의(Economic Nationalism), 미-중 긴장상태(US-China Tensions), 분열(Fragmentation), 최근의 중동 분쟁(Middle East Conflicts), 녹색 전환(Green Transition)과 인공지능(AI) 시대의 개막입니다.
모두 하나같이 Globalization이라는 말을 실감하도록 전 세계가 하나로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형국입니다. 그래서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하거나 간과하면 시장의 변화와 자본의 움직임을 곧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렇게 시대에 뒤처지다가 급기야는 시장을 통제하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정치 이슈와 이들을 풀기 위한 갖가지 외교정책의 실행으로 지정학적 변동성(Geopolitical Volatility)이 그 어느 때보다 훨씬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글로벌 자본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면밀히 분석하여 관련 당사국들 모두 힘을 모아 효율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서 글로벌 정치•경제의 안정화를 도모하여야 합니다.
지금이야말로 정치적 이슈에 대한 높은 식견과 해박한 거시경제학 지식과 경험을 두루 갖추고 금융시장의 펀드멘탈 (Fundamental)을 분석할 역량이 있는 통합적 전문가가 절실히 필요할 때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그 어떤 전문가보다도 더 주목을 받을 때입니다. 이러한 시대의 조류에 편승한 저도 정치•경제•사회•문화별 전문가가 그 식견을 나타낸 글을 읽고 말을 들어 내 나름대로 세상을 읽고 가치 판단을 내리는 훈련을 거치고 있습니다. 그 방법의 일환이 바로 위에서 말씀드린 삼각구도로 세상 읽기입니다.
가끔 블로그나 브런치 같은 곳에 보면 영어교육 전문가가 올린 영어 공부와 관련한 글과 원서를 읽은 내용을 간추리며 소개하는 글들을 봅니다. 주요 내용들을 간추려보면, 드라마나 영화 같은 데서 Native Speaker들이 잘 쓰는데 우리는 거의 들어 보지 못한 표현 소개와 입트영이니 귀트영에서 잘 쓰는 표현 소개 따위입니다. 모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저 스스로도 분발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하지만, 영어를 단순히 도구 또는 수단으로 하지 않고 그 행위 자체가 마치 목적으로 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바꿔 말하면, 생활영어와 같이 말하기를 잘하는 것이 곧 영어 공부의 최종 종착지인 듯해 보인다는 뜻입니다. 기왕 공부를 할 요량이라면 영어를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삼아 세상을 읽는 법을 배우며 한 발 더 나아갔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노파심에서 말씀드리면, 바로 위의 방법만으로는 시사영어를 듣고 말하고 쓰는 일은 턱 없이 부족할 것입니다. 그 까닭은 외국어 공부의 기초인 읽기가 전혀 뒷받침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름 혼자서 영어 공부를 통한 세상 읽기라는 큰 그림을 그려가며 공부를 해왔습니다. 영어방송을 봐가며 정치•경제학과 관련한 원서와 잡지 그리고 신문을 읽으며 공부를 해보니 효과가 조금 나타나는 듯하여 이렇게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신문이나 방송 그리고 책에서 쓰이는 표현이 문어적인 것이라 멀리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어는 한글과 달라 문어체와 구어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둘 다 같은 것으로 보이더군요. CNN이나 BBC 같은 데서 인터뷰를 하거나 토론을 할 때 보니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발음도 혀를 잘 굴려야 하는 미국식 발음보다는 인도나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호주 등 매우 다양한 억양과 발음으로 영어를 구사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영어실력에서 발음이 최고인 줄 알았던 지난날이 스쳐 지나가더군요.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학교에서 10년 이상 영어를 배워도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이유를 문법 혹은 독해 위주의 교육 때문이라고 합니다.
정말로 그럴까요?
영어교육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의 어쭙잖은 견해를 밝히자면,
우리나라 영어 교육이 바른길로 가려면 문법과 독해 교육을 더욱더 강화해서,
문법적으로 말하고 쓰는 훈련과 방대한 분량의 고급 독해 지문의 분석적 읽기를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상, 문법이나 독해는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우리들이 영어를 못 하는 까닭은 문법과 독해만 죽어라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이 두 가지를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위의 삼각구도로 책을 읽으면서 느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들이 영어를 못 하는 것은 문법과 독해만 죽어라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이 두 가지를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입니다.
어쨌든, 이런 광경들을 보고 아래와 같이 내 나름의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CNN이나 BBC의 자막, 영자 신문과 잡지 그리고 논픽션 영어원서에 나오는 단어와 숙어 그리고 문장구조는 표준 영어식 표현이므로 이들을 가지고 감탄문, 명령문, 의문문, 평서문을 만들어 말로 토론도 하고 글로 E-Mail이나 Messenger에 쓰면 그만입니다.
괜스레 영어 공부한다며 비싼 돈 내가며 영어회화 학원이나 듣보잡 한 원어민과의 전화영어 프로그램에 등록하거나 특별한 목적 없이 통역이나 번역 스킬을 배우려고 찾아다니거나 어학연수를 갈 궁리를 하지 말고, 뉴스 앵커들이 구사하는 표준 영어 문장과 발음을 잘 듣고 따라 하며 신문과 잡지와 영어원서로 세상을 읽는 연습을 해서 이것들을 글로 나타내면 그게 바로 살아 있는 영어 공부가 아닌가 합니다.
덧붙여, 수능을 비롯한 우리나라 영어 시험 독해나 어휘 관련 문제에 신문이나 잡지의 사설과 같은 내용을 지문으로 출제해 학생들로 하여금 살아 있는 영어를 배우도록 하여 ‘공부 따로 현실 따로!’가 아닌 세상을 맞이하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저의 실험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자본론-The Economist-Financial Times의 삼각구도로 공부해 보니 제 나름 세상을 읽는 눈 곧 자본의 흐름이 보이는군요. 그러나, 이 공부에 대한 효과는 아직 절대 소요 시간의 부족으로 아주 작지만 이 방향으로 쭉 나간다면 제가 바라는 그 뜻을 이루리라 봅니다. 왜냐하면, 영어 공부의 목적과 방향 그리고 방식의 설정이 모두 옳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아무쪼록 여러분의 영어 공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건승을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