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LIGHT
‘무빙’, ‘내 남편과 결혼해줘’, ‘살인자ㅇ남감’, ‘닭강정’ 등 최근 흥행을 이어나간 작품들은 모두 웹툰, 웹소설 원작을 다룬 작품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OTT 작품들이 연일 흥행을 이어가면서 웹툰원작 전성시대라고 불리는 현 OTT 시장에 만화 의존증은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니다.
연일 쏟아지는 OTT 작품. 우리는 넷플릭스를 들어가 무엇을 볼지 1시간 내내 고민하는 넷플릭스 증후군이 나타날 정도로 정말 많은 선택지를 매일 마주한다. 그리고 그 목록을 이젠 웹툰/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장악하고 있다.
웹툰 IP의 가장 매력적이고 큰 장점으론 신선한 이야기이다. 처음을 만화로 시작해서인지 초능력자, 환생, 좀비, 괴물 등 기존 안방극장에서 잘 다루지 않는 소재를 가져와 서사를 풀어내기에 꽤나 신선한 이야기로 다가온다.
원작 기반 작품을 드라마화하는 것은 제작사 입장에서도 선호한다. 제작 기간도 줄어들고 연재와 성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품의 어떤 이야기가 흥미 있고 흥행을 끌었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에 그렇다. 이미 완결된 스토리 구성에 적절한 캐스팅과 영상화에 맞게 각색을 더하는 작업이기에 부담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이미 웹툰계에서 한획을 그은 작품이라면 더욱이 드라마화에서 흥행할 가능성이 존재하기에 일종의 흥행 보증수표인 셈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웹툰으로 인기를 끈 작품은 드라마화되는 것이 하나의 OTT 공식처럼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드라마가 흥행하면 원작에도 다시 유입이 생기고, 판권 계약이나 해외 수출을 통한 수익화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공식처럼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웹툰 드라마화가 증가하는 웹툰원작 전성시대에 문제점은 없을까?
그러나 이 구조를 보며 일부 웹툰/드라마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임의로 각색하고, 어울리지 않은 캐스팅을 통해 드라마를 제작한다는 것이 원작을 망친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주장한다. 실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스토리를 각색하는 과정에서 다른 전개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으며, 소재만 차용해 완전히 새롭게 각색하는 사례도 있기에 원작 팬과 드라마 팬들에게 비판을 적지 않게 받은 작품들도 있다.
반대로는 제작사는 원작 팬덤의 눈초리에 영상화 과정에서 원작을 지나치게 의식해 완벽하게 구현하려고 하는 현상도 보인다. 원작 팬덤과 드라마 팬덤 각각의 갈증을 해소하고자 제작사는 그 어느 때보다 양측의 눈치를 봐야 하며 이는 곧 캐릭터를 표현하는 배우들의 몫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일부 시각에선 드라마 작가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제작사/방송사에서‘괜찮고 흥행성이 보이는 웹툰만 잘 선택해 각색하면 흥행은 확보’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현상이 장기적으로 된다면 K-콘텐츠 시장은 웹툰 시장에 종속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다.
완결된 웹툰이라는 검증된 작품과 검증되지 않은 작품 중 누구라도 검증되고 안전한 길을 택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 제작 시장을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지금 이 웹툰원작 드라마화의 쏠림현상이 바람직한 방향성은 아닐 것이다. 안정성만을 추구하는 분위기는 K-드라마 시장의 다양성 저하로 이어지며 독창적인 작품 발굴을 피하는 분위기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결국 ‘웹툰원작’ 드라마의 포화상태는 한국 드라마 시장에 위기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제작사와 방송사 모두 시청률과 흥행을 보장할 수 있는 ‘원작’을 잘 선택하는 데만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순수 창작물이 대중 앞에 나올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작사들이 안일한 태도를 내려놓고, 순수 창작물이 발전될 수 있도록 신인 작가 발굴과 작가 처우 개선이 주요한 과제이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한 K-드라마 시장에서 웹툰원작 전성시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처럼 원작 없이 대중의 사랑을 받은 오리지널 작품도 있듯 K-드라마의 안정적인 지속성과 흥행을 위해서는 한쪽 쏠림현상을 극복한 균형성이 중요할 것이다.
본 글은 예술플랫폼 [아트렉처] 홈페이지에 게재되는 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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