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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큐 Dec 08. 2023

[26] 새로운 의미부여

 나는 일상에서 접한 소재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좋아한다.  

캔을 찌그려 작업했었고, 실제 껌을 캔버스에 붙이기도 했다.

 

책상을 정리하다가 명함이 눈에 띄었다.  

명함은 본인의 현재를 나타내주는 가장 상징적인 것이다. 

현재를 나타내고 있지만 현재는 과거에서부터 쭉 이어진 시간과 과정의 결과물이다. 

나는 명함을 소재로 “길”이라는 작업을 하기로 한다. 

43살을 나타내는 43장의 명함에 여러 가지 색을 입혔다.  

즐거웠던 날, 행복했던 날, 슬펐던 날, 우울했던 날 등 지나온 과정의 감정을 담은 물감을 43장의 명함에 입히고 검은색 캠버스에 한 장씩 붙이며 길을 만들어 나갔다. 

 

아직 채워진 색보다 남겨진 검은 바탕이 넓다. 

남겨진 검은 바탕은 지금의 나이기까지 나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던 공간이자. 

앞으로 내가 만들어가야 하는 공간으로서의 양면적 의미를 가진다. 

 

나는 검은색으로 칠해진 공간을 “無”라 부르겠다. 

 

앞으로 “有”로 변할 이 공간이 어떠한 색, 어떤 모양으로 칠해질지 궁금하다. 

다 만들어진 작품을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세월이 지난 후 이 작품을 바라보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할까?” 

 

그리고, 이 작품을 보고 있는 당신에게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지금까지 나의 삶은 어떤 색,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색,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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