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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램즈이어 May 27. 2024

그렇게도 밝았던 광채가

시라쿠자, 시칠리아 풀리아 여행기

한때는 그렇게도 밝았던 광채가

이제 영원히 사라진다 해도---

그 시절을 다시 돌이킬 수 없다 해도

우리 슬퍼하기보다 차라리

뒤에 남은 것에서 힘을 찾으리

지금까지 있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있을 원초적인 공감 속에서---


워즈워드의 <어린 시절의 회상으로 영생불멸을 깨닫는 노래: Intimations of Immortality from Recollections of Early Childhood > 중에서


오늘날 유럽에서

사람들이 네 이름을 잘 모른다 해도

그 옛적 오백 년 동안

그렇게도 밝았던 광채가

모두 사라졌다 해도


시라쿠자

너무 슬퍼하지 마


그 찬란했던 시절

스파르타와 코린토스도 네 우정을 바라고

마그나 그라치아**의 으뜸으로 아테네까지 쳐부수었지


달과 수렵의 여신 아르테미우스는

알페이오스에게 쫓긴 님프 아레투사를

네 품의 샘으로 만들고

아르키메데스에겐 놀라운 지혜를 주었다며?


유레카의 외침뿐 아니라

75세 노인이 돼서도

기중기, 투석기, 초대형 거울로

로마군을 애먹였으니까


축제 때 방심하여

로마에 결국 함락되었지만


마르켈루스 장군은 개선식에서

네 세련된 예술품으로 로마시민을 놀래켰대


로마 다음의 장대한 카타콤

도리아식 신전 기둥의 예배당

사도 바울의 씨앗은

마침내 꽃 피우고


아레투사 샘의 초록 파피루스

고대글쓰기 비법

은밀히 전하고 있


원형극장 돌좌석에서

채석장 창틈으로 새 나오는

디오니소스의 귀엣말

이오니아 해풍(海風)의 메아리는


이천여 년

변치 않은 너의 목소리


물체에 작용하는 부력의 크기는

물체가 액체에 잠긴 부분의 부피에

액체의 단위 중량을 곱한 값과 같다


포에니 전쟁의 로마병사부터

21세기 방방곡곡 수험생까지

찬미와 골치아픔의

아르키메데스


신대륙의 동쪽에서 번창하는

너의 후예

시라큐스


생명의 말씀 읽으려

사도행전 펼치면 28장 12절에

시라쿠자

네 이름 빛나고 있으니


---

 ** 마그나 그레차(Magna Graecia 마그나 그라이키아, 대 그리스): 기원전 8세기경부터 그리스 정착민들이 식민화한 이탈리아 남부와 시칠리아 지역을 일컫는다. 카푸아, 네아폴리스(나폴리), 시라쿠자, 아크라가스(아그리젠토)등 여러 신생 그리스 도시들은 매우 부유하고 강력했다.


대문의 사진: 아레투사샘의 파피루스


두오모 대성당/  성당 내부 한쪽 채플에 있는 성녀 루치아 그림
고대 아테네 신전의 열주를 그대로 보존한 성당 내부/                                                                 대성당 입구
후세에 세워진 아르키메데스 동상/                                                             활을 멘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분수
디오니소스의 귀로 알려진 채석장의 움푹패인 동굴 구조/                                          해변 곁에 바로 위치한 민물의 아레투사 샘
내륙과 30미터 떨어진 중심구역 오르티지아 섬/                                                              섬의 아폴로신전 유적터

** photo by Lambsear and her colleag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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