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 디 마테라
마테라, 시칠리아 풀리아 여행기
사시 디 마테라 (Sassi di Matera)
기원전 로마의 점령으로
처음
문명 가운데 나왔을 때
얼마나 눈이 부셨을까
그 이전 몇 천 년의
평온이 끝나 버린 건가
피타고라스학파를 좇던 그리스 식민 통치기의
고상함
사라센족, 아라곤 왕국, 부르봉 왕조 아래의
수난
암석 교회 공동체 시절의 영성
빈민가로 전락해 현대식 마을로 이주했던 부끄러움
역사적 가치의 조명으로 관광지로 탄생하는 불운/행운에 이어
21세기 얼떨결 안겨진
가장 뜨거운 이름 (the hottest place)
신혼부부와
영화감독들 앞다투어 다녀가며
제임스 본드는 허니문 베이비를 만들고
최첨단 자동차 액션을 벌였지
현대적인 것의 침공에
조마조마하는
우리 염려가 무색하게
상아색 벽돌
의연히 빛나며
협곡의 그란비나
유유히 흐르고
청동기 시대 돌무덤, 우물
묵묵히 누워
옛날 옛적
소박함의 영광
평화
전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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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남부 도시 마테라는 고대의 협곡 지형을 따라 석회암 굴을 파고 들어가 마을을 형성한 사시 디 마테라 (Sassi di Matera)로 유명하며, 초기 구석기시대부터 9000년간의 주거 지역이라고 합니다.
사시 동굴 주거지와 암석교회는 '지하 도시'라는 이름으로 1993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중간중간 옛 동굴 주거지를 호텔이나 레스토랑으로 개조해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