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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Mynsu Kang Mar 11. 2024

[리더십] 어떤 리더를 꿈꾸는가?

다시쓰는 C경영학 시리즈 7

누구나 직장생활을 비롯한 사회활동을 겪으며 수 많은 리더와 그들이 가진 독특한 리더십을 경험하게 된다. 필자 역시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직.간접적으로 많은 유형의 리더를 경험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과연 어떤 리더십을 지닌 리더가 탁월하고 존경받을 만한 사람인지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한 때 필자는 '세기의 경영자'(Manager of the Century)라고 불리던 미국 GE의 잭 웰치(Jack Welch) 회장과 같은 카리스마 리더십(charismatic leadership)을 동경한 적이 있다. 동시에 필자의 멘토였던 카길코리아 김기용 전 회장께서 삶으로 보여주신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 역시 큰 울림이 있었다. 따라서 본 글은 어떤 리더가 과연 탁월한 리더이며, 또 우리는 어떤 리더를 꿈꿀 것인가에 대한 그간의 필자의 생각을 정리한 것이며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기도 하다.


리더란 무엇인가? 

먼저, 리더가 무엇인지에 대해 정의해 보자. 경영학에서는 리더(leader)란 일반적으로 조직 내에서 리더십(leadership)을 발휘하여 지속적으로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관리적 권한을 통해 조직에 영향을 행사하여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 관리자를 의미한다. 리더가 조직에서 중요한 이유는 비즈니스는 결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며, 개인 보다 조직일 때 공동의 목표를 더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더는 조직 구성원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리더와 구성원 간 인터렉션(interaction)에서 필요한 것이 리더십이다. 리더십이란 조직의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구성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많은 영감으로 효과적으로 지도.관리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리더십은 결코 어떠한 권위나 권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어떤 회사에서의 리더는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이사회, 대표이사, 임원 등의 의사결정에 의해 그 '권위'(power)를 부여받는 것이지만, 진정한 리더십(Leader+ship)은 부여받은 권위로서의 리더십이 아니라 바텀업(bottom-up) 방식의 구성원이 느끼는 리더의 역량과 성품을 의미한다.


Leadership = F(역량, 성품)

그렇다면 역량과 성품에 대해서 정의해 보자. 역량(competence)은 일반적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으로부터 나타나는 공통된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역량은 한 마디로 일을 잘 해내는 능력인 것이다. 리더는 풍부한 경험, 지식 등을 통해 조직을 리딩(leading) 해야하기 때문에 리더의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어떻게 조직을 리딩할 것인가에 대한 것은 성품의 영역이다. 성품(character)은 성격보다 더 넓은 개념으로 한 사람이 일관되게 보여주는 행동, 사고, 감정의 패턴을 의미하며 의사결정, 가치관, 대인 관계 등 삶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리더가 지닌 역량을 발위할 때 비로소 성품은 드러난다. 이 때 리더의 성품 때문에 많은 구성원들이 실망하기도 하고 리더를 존경하기도 한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좋은 성품은 우연히 갖게 되거나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역량과 같이 훈련되고 길러지는 것이며, 구체적인 상황속에서 배우고 훈련해야 얻을 수 있는 인격적 결단이다. 탁월한 리더는 권위 또는 지위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예외없이 인격적인 리더로서 구성원에게 존경받는 사람이다.


결코 탁월한 리더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 지지 않는다. 

누가 탁월한 리더인가?

비즈니스 세계에서 과연 탁월한 리더는 누구일까? 성품은 괴팍해도 눈부실 정도의 성과를 만들어 낸 스타 CEO일까? 아니면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며 인격적인 리더십을 보여주는 CEO일까? 저마다 정의하기 나름이지만 필자 역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이상적인 리더십 모델에 대해 오랜 기간동안 고민하였다. Hersey and Blanchard의 리더십 상황이론에 따르면 종업원 성숙도에 따라서 리더십 스타일을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종업원의 성숙도(D1~D4)에 따라 리더십 스타일(S1~S4)도 달라지게 되는데, 지시형(directing), 설득형(coaching), 지원형(supporting), 위임형(delegating)으로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원의 경험이 부족하거나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가 필요한 직원이 많은 경우(직원의 성숙도 수준이 낮은 경우)에는 보다 지시적인 리더십이 적합할 수 있으며, 반대로 높은 수준의 동기와 역량을 지닌 직원이 많다면 직원에게 높은 자율성을 부여하는 위임적 리더십이 적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넷플릭스(Netflix)는 인사.조직 운영 정책을 소위 '규칙없음'(No Rules Rules)이라고 정의하며, 우수한 인재를 확보함으로써 높은 인재 밀도를 구축함과 동시에 최고 수준의 자율성(autonomy)을 제공하여 혁신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한편, 스타트업은 인적, 물적 자원의 확보 및 활용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창업자의 신속한 의사결정 요구되고, 지시적인 리더십을 통해 직원의 업무 성숙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탁월한 리더십이란 어떤 유형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카멜레온과 같이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 따라서 필요한 리더십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즉, 탁월한 리더란 자신의 리더십 지경(territory)이 넓어져야 하는 것이며, 상황과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바뀔 수 있어야 한다. 평생에 갈고 닦아야 하는 지난한 훈련의 시간을 겪으며 성장하는 것이다.

Figure 1: Hersey and Blanchard Situational Leadership Styles (출처: www.business-to-you.com)


미래의 리더들에게, "어떤 리더를 꿈꾸는가?"

미국 애플 스토어에서 일하는 직원을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애플'이라는 화려한 브랜드를 뒤로하고, 사실 최저임금과 유사한 수준의 낮은 급여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일하는 태도에서 열정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그토록 신명나게 일하는 이유는 세계 최고의 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과 CEO가 가진 꿈이 한 사람의 꿈이 아닌 구성원 모두의 꿈이었기 때문이다. CEO는 그 꿈을 함께 직원과 공유하고 그들 마음속에 심겨 참여하도록 이끌었다. 이처럼 리더는 끊임없이 직원들이 '일하는 이유'에 대해 답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더 많은 돈과 보상을 제공하는 수준의 물질 중심적 조직이 아니라 어쩌면 마치 종교적 집단과 유사한 조직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가치 중심적 조직으로 이끌어야 한다. 이 때 리더는 외부 불확실성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회사가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와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이끄는 힘이 필요하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어려운 길이지만 리더가 확신을 갖지 못한다면 조직 구성원들은 이내 큰 불안에 휩싸이게 되기 떄문이다.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리더로 성장했다면, 그 다음은 또 다른 사람을 리더로 성장시키는 것 역시 중요한 부분이 된다. 역사적으로도 후계자 선정과 양육은 시대적 과제였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실은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자신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리더가 정보를 독점하거나 후임자가 성장하는 것을 매우 경계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한 회사 또는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리더를 키워내고 세워야 한다.


[에필로그] 조직은 혁명이 아니라 진화를 원한다.

필자가 경영대학에서 공부하며 인상깊었던 한 CEO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세계 최대 방판(doot-to-door sales) 화장품 회사인 에이본(Avon)의 안드레아 정(Andrea Jung) 전 회장(1999-2012)이다. 그녀가 CEO가 되었을 때 회사는 큰 도전과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디지털 전환 움직임에 따라 온라인 채널에 대한 중요성과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는데, 회사 매출의 대부분은 에이본 레이디(Avon ladies)라고 불리는 오프라인 방문 판매 인력에 크게 의존했기 때문이다. 에이본의 온라인 채널 전환은 기존 인건비, 판매수수료 등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업적 기회였다. 그러나 에이본의 온라인 채널 역량 강화가 진행될수록 기존의 에이본 레이디와의 갈등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심지어 제품 카탈로그에 인쇄된 인터넷 주소(avon.com)를 지워버리고 소비자에게 전달할 정도였다. 이 때 그녀가 제시한 경영 철학은 세심한 전환(Thoughtful Transformation)이라는 키워드 였다. 그녀는 에이본의 핵심역량이 에이본 레이디라고 불리는 오프라인 영업채널이 있다고 생각했으며, 기존의 조직과 인력을 고려하지 않는 전략은 기존 조직의 혼란과 붕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녀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은 경쟁적 관계가 아니라 보완적 관계로 설정하고 영업사원의 영업활동을 지원하거나 기존 고객의 온라인 구매 시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였다.

출처 : Beauty Queen: Inside the Reign of Avon's Andrea Jung 표지


2012년 그녀가 에이본 회장직에서 물러나며 그녀의 '세심한 전환'이라는 도전은 성공시키지 못한채 미완의 숙제로 끝이 났다. 2002년 화장품 회사 중 브랜드 자산 가치 기준으로 샤넬, 랑콤, 로레알 등을 제치고 세계 1등이었던 회사는 2019년에는 북미 시장에서의 브랜드와 영업권을 LG생활건강에 매각하게 된다. 그녀의 마지막 퇴임에 불거졌던 법적 문제나 적절한 후계자를 준비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그녀가 탁월한 경영자였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안드레아 정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 에이본의 최고 경영자가 되었다. 다채널로 가야한다는 그녀의 전략은 논리적으로 타당했다. 그러나 100년이 넘는 회사의 핵심 경쟁력 이었던 방문판매 네트워크를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필자가 은퇴한지 10여년이나 넘은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다름아닌 그녀의 경영 철학 때문이다. 많은 경영자들이 혁신을 외치지만 거대한 변화 속에서 기존 조직과 인력을 고려하며, 직원들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지에 대해 세심하게 접근하는 경영자는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그녀는 충분히 박수 받을 자격이 있다.


[참고자료]

1. 최고의 조직과 조직전략, CMBA 원론, 김종빈 교수,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2. CEO 리더십, CMBA 원론, 김종빈 교수,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3. 규칙없음, 리드 헤이스팅스, 알에이치코리아

4. 코카콜라는 어떻게 산타에게 빨간 옷을 입혔는가, 김병도 교수(서울대학교), 21세기북스

5. 사막은 낙타처럼 건너라, 김기용, 청림출판

6. The Servant: A Simple Story About the True Essence of Leadership, James C. HunterCrown Currency

7. Beauty Queen: Inside the Reign of Avon's Andrea Jung, Deborrah HimselSt. Martin's Press 


*C경영학이란?

C경영학은 기존 경영학의 목표인 사업가치 극대화, 주주가치 제고, 수익성 확보 등의 개념을 뛰어넘어 사람 중심 경영으로 경영 성과보다 성장에 초점을 맞춰 직원과 공동체를 살리는 경영을 지향합니다. 사회적 영향력과 가치, 다양한 사업적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포용적 비즈니스 모델을 "바른 경영"이라고 정의하고, 이런 철학을 가지고 시대와 사회를 섬기는 비즈니스 리더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여기서의 C는 읽는 독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만, Challenge, Creative, Collaborative, Christian 각자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저자소개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주)티머니, LG CNS Entrue 컨설팅, GS 리테일 등에서 근무하였습니다. 경영 컨설턴트로서 다양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비즈니스의 사회적 영향력(social impact)을 고려하는 "바른 경영"에 관심이 많으며,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전심전력(2021, 북팟), 일하는 이유(2022, 북랩), 크리스천은 돈 걱정하면 안되나요(2023, 두란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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