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쓰자 고사성어
우와! 저 그림 좀 봐! 저 가운데가 유비이고 옆에 관우와 장비가 서있네! 수많은 인파 속에서 4학년 정도 초등학생 아이의 손을 잡고 가던 한 가족 일행이 도원결의 벽화 앞에서 감탄사를 연발한다. 지난 2월 마지막주 일요일 한국사마천 학회 일행이 인천 차이나타운 삼국지 벽화거리를 둘러볼 때의 한 장면이다.
인천 차이나타운에는 삼국지뿐만 아니라 초한지 벽화거리도 있다. 벽화거리를 따라 걸어가다 보면 초한지와 삼국지외에도 사마천의 사기등에 나오는 인물들이 벽화에 실감 나게 표현되어 있다. 항우와 유방의 운명을 가른 홍문연, 조조와 유비의 쟁패를 그린 적벽대전 등 한결같이 역사의 분수령이 된 수많은 명장면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게 벽화 옆에 쓰인 수많은 고사성어이다. 고사성어 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보고이며 미래를 대비하는 지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최근 “알고 쓰자, 고사성어”란 책을 출간한 한국사마천학회 김영수 이사장은 고사성어를 ‘Back to the Future’라고 말한다. 이 말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미래로의 귀환이란 뜻으로 약간 모순되는 말인 것도 같기도 하지만 미래를 지향한다는 데 그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고사성어가 박제화된 옛 전설 같은 이야기 틀에서 벗어나 이제는 현대를 살아가는 리더라면 미래의 창을 여는데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열쇠와 같은 존재라고 이해해도 좋을 것 같다.
이 책표지에는 6명의 인물이 그러져 있는데 그중 2명이 서양인이다. 책 제목이 고사성어이어서 한자문화권의 인물들만 나오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오바마와 힐러리도 나온다. 시계 방향으로 첫 번째 인물이 명나라 중기 주자학을 비판한 왕수인, 전 미국 대통령 오바마, 당나라 시인으로 상전벽해란 4자성어를 남긴 노조린,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힐러리, 송나라 개혁가 왕안석, 시진핑 현 중국국가 주석순이다. 책내용에 수많은 고사성어의 인물들도 많은데 표지인물을 동서양을 아우르면서 현대의 인물들도 선정한 것은 이 책의 지향점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많은 서평자들의 이미 훌륭한 글을 남기셨으니 생략하기로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사성어를 잘 구사하면 돈이 없어도 좀 있어 보여 무시당하는 서러움은 당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서양에서도 좀 있어 보이려면 라틴어 문장을 외우며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읊조리는 것 같은 이치다. 문제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하다가는 있어 보이기는커녕 웃음거리가 된다는 거다.
이 책이 바로 제대로 고사성어로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백문이불여일견 이란 말은 이 책을 두고 말하는 것 같다. 일단 한번 읽어들 보시라 강추드린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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