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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 이벳 Feb 06. 2023

노자와 온센 이야기

도쿄 근거리 스키장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1시간 정도 거리의 스키장이 꽤 많다.

가루이자와도 그 중 하나다.

그런데 여기서 20 분 정도만 더 들어가면 소설 '설국' 에 나온 표현, '터널을 지나면, 설국이 되는' 그런 동네가 많아진다.


그 터널 전과 후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나가노 방향도 그렇고, 니가타 방향도 그렇다.

그러니, 반드시 신칸센으로 1시간 20분, 즉 20여분 정도를 더 쓰면 굳이 북해도에 가지 않아도 파우더 스노우를 경험할 수 있는 스키장들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도쿄역에서 신칸센 1시간 20 분 정도로 도착하는 에치고 유자와역에 내려서도 그 겹겹이 쌓은 눈의 마을이 인상적이었고, 작년에 처음 발견한 노자와 온센 스키장을 도착해서도 전혀 다른 세상에 온듯한 마을의 모습에 반했었다.  


노자와 온센 스키장은 유독 유럽이나, 미국에서 온 외지인들이 겨울마다 가는 곳이다.

갈라 유자와 또는 에치고 유자와는 역에 내리면 바로 근거리 스키장 들이 펼쳐지는데, 노자와 온센은 버스를 타고 30여분을 더 들어가야 하므로, 게다가 무언가 브랜드 있는 호텔이 한개도 없어서 자꾸 후순위로 밀리게 되는 지역이었다.


결국 도쿄에 온지 5년이 지나서야 지인에 손에 이끌려 억지스럽게 방문하게 되었다.

노자와 온센은 가루이자와를 지나 50여분을 더 들어가는 나가노 지역이다. 이야마 라는 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들어가면 높은 지대에 위치한 노자와 온센 마을이 펼쳐진다. 말 그대로 온센 마을이라서 동네 곳곳에 원천을 이용한 온센이 있고, 심지어 무료로 이용하는 온천이 곳곳에 많다. 보안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문 하나 열면, 바구니가 놓여져 있는데, 탈의후 들어가보면  4-5개의 샤워기와 덩그러니 한가운데 놓인 중앙탕이 있는 간단한 시설이다. 체험삼아 한번 가보면, 수질이 참 좋아 하루에 두 서번 뻔질나게 가게되는 그런 귀한 장소다.


 산속의 온천 동네에 위치하여 3-4 미터 눈벽을 만들어내는 적설량도 낯설고, 반려견과 동행하여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놀라운데, 일본어를 하나도 못하는 일하는 스텝들이 겨울에만 찾아와서 바글대는 것도, 영어로만 되어 있는 메뉴판에서 맥주를 주문하는 펍도, 그래서 유독 서양인들의 비율이 다른 스키장 대비 높은 것도 


 모든 모습들이 이국적인 - 마치 발리에 겨울이 온다면 있을 법한 그런 분위기의 스키장이 민박집 같은 소박한 숙소들과 어우려져 깊은 산속에 온천들과 함께 있는 것이다. 외지인들로   아이리쉬 펍의 너무도 달콤한 에일을 맛보며, 골든 리트리버와 눈밭에 뒹굴며 행복해하는 스키어들의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내가 도대체 어디에 와있는 것인지 몽환적이기 까지 하다.


이곳을 왜 이제서야 오게되었을까?


그래서 이번 겨울도 열심히 검색 중이다.

브랜드 호텔이 아니라서 사실 검색 조차 쉽지는 않다. 올해는 어느 숙소를 머물러야 하나.. 눈이 빠질  같지만 도쿄에 와서 가장 설레는 일이다.


무료 온천. 계단을 올라 문을 열면, 바구니들이 놓여져있고, 탈의 후 누구나 이용할 수 있음.


노자와 온센 스키장. 스키를 타고 내려오다보면 멈추지 않을 수 없는 곳들이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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