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가 오는 길은 너무 먼 게 아닐는지
새벽에 새가 울고
대낮에 쥐가 우는 건
이승과 저승이 뒤바뀐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인지
그리움은 배가 되어
사무친 마음 알 수 없게 한다
흔들리는 바람이 나의 생애를 뒤돌아 보게 한다
가는 길은 너무 멀다
돌아오는 길도 멀다
꽉 막힌 체증의 삶 속에 밟은 것은 길도 아니요 땅도 아니다
나는 생애 전반의 고통에 갈 곳을 잃고
시멘트에서 헤엄치는 멍청한 꼴을 하고 있다
돌아오는 길은 너무 멀다
가야 할 길도 너무 멀다
숨통이 끊이는 것이 삶의 오직 목표라면
이 먼 길의 제자리걸음은 누가 알아줄는지
계속 밟을 수 있는 게 오직 내 발이라면,
멈출 수 없는 걸음이라면,
나는 어디까지 아파 작아지는 것인지
모두가 생의 길을 걸어갈 때
나는 제자리에서 점점 작아져 사라지는 것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