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해졌다는 건 뭘까?
문턱이 닳도록 오던 사람의 발길이
점점 뜸해지거나
꾸준히 해오던 일을 점점 줄여가는 일 일테지
그리고는 기어이 멀어지는 일 같은 게
아닐는지...
그래서 서로의 가슴에 멍울이 생기는 일이기도
미안함을 만들기도
요즘 내가 그랬다.
올라오는 글들만을 살피고
나의 글을 올리는 일이 뜸 해졌다.
왜일까?
난 이 말을 바람이란 표현을 꼭 쓰고 싶었다.
본디
마음이란 하나를 제대로 담기도 벅찬데
또 다른걸 마음에 품으면
나머지 하나는 자연스레
밀려나는 법.
그렇게 깊은 멍울을 만들어 버리는 일
요즘
눈만 뜨면 드럼 앞에 앉는다.
몇 달 전
전자드럼을 사놓고도
글 쓰느라 쳐다볼 시간도 없었다.
그때는 쓰는 재미 읽는 재미에
푹 빠져있던 터라
드럼이 눈에 들어차질 못했던 거라
헌데
미친 다는 건 그런 것이 아닐까
하나만 생각하고
하나만을 품기 위해
다른 모든 건 보이지 않는 거
잠시 눈이 뒤집히는 그런 거
사놓고 덩그러니 놓아둔 일도 까맣게
잊고 있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이번 해가 바뀌기 전
해야 할 일과 하지 못했던 일들을
정리하다
문득 그때서야 심드렁해져 있는
드럼이 눈에 뵈는 게 아닌가
악기 하나정도는 다룰 줄 안다면
즐거운 일이라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나와의 약속을 지켜가다 보니
눈만 뜨면 너 만 보이고
너만 생각나더란 말이지
어느새
우린 꽤 친해져 있기까지 하데
조금씩 내게 스민 일들은
결국 하나를 밀어내고 있었지
머릿속에는 맴맴 돌며 마음까지 무겁게 했지
그 무거움은 자꾸 핑계가 되었지
그러다
뜸해지고 마침내 멀어지기까지 할지도
모르지
내 마음을 차지한 너는 색달라
뭔가 대화가 통해
막혀 있다게 뚫리기까지 해
필인이라는 추임새를 넣으니 넌 더 멋져
그 맛이 좋아 너에게 계속 달려가지
이 처럼 대화가 잘 되는 친구가 또 있을까며
글친구에게 가는 일이 점점 뜸해졌지
참 사람 맘은 희한하단 말이야~
하나 밖엔 담을 수 없어
골고루 나눌 수도 없어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새로운 하나가 들어오면
하나는 점점 밀어내는 게 마음이거든
사람도
일도
취미도...
그래서
마음에도
사랑하는 거
좋아하는 거
이뻐하는 거
등등
이유가 있는
각자의 이름표를 붙여주는 게 좋겠어
그럼 미안함도
섭섭함도 없이 각자의 좋은 이름과 이유로
살아가지 않을까~
그래야 어느 무엇도 아프지 않게
각자의 이름표를 꺼내 쓰며
소외되지 않고
잊히지 않고
버려지는 일 따위도 생기지 않을까
그렇게 아프지 않게 살아낼 수 있지 않을까~
내게 글은 좋아하는 거고
내게 음악은 하고 싶은 거고
그래야 밀린 내 마음에게 미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이름표를 달아주자
뜨거움은 언젠가는 식는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잠시의 뜨거움 때문에 자리하고 있던
오래된
마음을 벗을 놓치지 않기를
소중했던 그 첫 뜨거움이 잊히지 않기를
잠시 그 뜨거움이 마음을 스치고 지나가는 일
바람""
에 너무 흔들리지 말기를
뜨거움은 식고 바람은 잦아든다.
나는 오늘 그 뜨거움 몸 늙고 마음 늙어지기 전
친구들과 노래 부르고 기타 치고
드럼 치며 춤추며 꺼내 쓰기 위한
이유 있는 바람을 피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