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국가폭력TV
EBS 국제다큐영화제 신진다큐멘터리창작자 공모전에 기획안을 제출했다. 예상 러닝타임 30분~40분, 휴먼다큐멘터리 부문이다.
2024년 강제징집·녹화공작 영상채록 기록화작업(100여명) 당시 인상 깊게 남은 두 엄마의 삶결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국가폭력 기록화사업팀을 꾸리게 되면 첫 번째로 표출하리라 마음먹은 이야기다. 한 분은 서울대 경영대학 재학중 카츄사로 군 입대 의문사한 김용권 열사의 어머니 박명선님. 또 한 분은 군대에서 몇 권의 책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보안대에서 혹독하게 폭력을 당해 트라우마를 겪다가 결국 뇌경색에 실명까지 이른 큰아들(65세)을 돌보고 있는 김경자님. 김경자님은 둘째아들도 민주화운동 강제징집·녹화공작피해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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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
회갑을 훌 넘은 아들은 아직도 엄마를 찾는다
누군가 차려준 밥을 먹고 있어야 할 나이에 엄마의 두 번째 육아는 시작됐다.
60여년전아이가 오줌을 스스로 쌀 때,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아이는 커서 변기조차 찾을수 없는 어른이 되었다
몸만 어른이지 희망이 있었던 그 어릴적보다 못하다
엄마는 소원이 한가지 있다
전날 이 아이를 보내고 다음 날 내가 가는 것이다
팔자라고 탓하고 싶어도, 누구를 원망하고 싶어도 기력조차 없다
원망은 날 더 괴롭게 만들 뿐이다. 책 몇 권이 가져다준 결과는 참으로 가혹했다.
누가 이 엄마를 이토록 과거에 머물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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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창밖을 바라보는 노모
달력은 2024년이지만 노모의 시간은 40여년전에 멈춰버렸다.
왜? 나는 더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왜? 막지 못했을까? 왜? 국가에서 하는일은 모두 믿었을까?
아들은 베게밑에서 20대로 멈춰있다. 나는 그 아들에게 약속한가지를 한다
너의 억울함을 꼭 풀어주겠노라고...
내 평생 소원은 부귀영화를 누리는게 아니다.
단 건강히 살아서 온세상에 아들이 옳았다는 것만 알리는 것이 전부가 되었다.
하지만 나날이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왜? 그들은 내 소원을 바꿔 놓았을까?
젊은날 미래 계획에 없던 나의 소원을 국가가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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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념과 약속은 나란히 이 시대를 걷는다. 목이 마르다. 목청껏 부르짖든, 속으로 삭히든 간에 군대가서 억울하게 죽고, 몸과 마음이 망가져 온 당신 아들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길 원했다. 고달프게 살면서 고통넘어 저편에 언뜻언뜻 보이는 ‘희망’을 움켜쥐면서. 체념과 약속은 가끔 서로를 쳐다보고, 서로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 일상과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한다.
이 스토리는 행운이 따라 공모전에 선정되면 EBS다큐영화제에 제작 일정에 맞추고, 아니면 곧 오픈하게 될 유튜브채널 ‘반국가폭력TV’를 통해 공개할 생각이다.
‘반국가폭력TV’는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원회(강녹진), 서울대 강집모임, 고려대 강집공작피해자모임이 후원하고 성공회대학교 평화박물관에서 수행하는 피해자 및 의문사가족 채록 및 영상 기록작업 실행 팀이 준비하는 채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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