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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병권 Aug 11. 2024

The 김순연_엄마의 주방

영상일기

서울 출장길에 새벽잠에 들었습니다. 따각따각 

주방 쪽에서 새벽녘에 칼토마 소리가 들립니다.엄마구나....


부랴부랴 일어나서 가벼운 옷을 챙겨 입고 카메라 들고 방문을 열었습니다.엄마는 60년 전이나 50년 전이나 30년 전이나 똑같이 아침밥을 짓고 계셨습니다.새끼를 위한 평생의 헌신입니다. 


 91살의 연세가 만만치 않으실텐데 감자를 넣고 직접 담그신 간장으로 간을 맞추시고 다진 마늘을 넣고 계셨습니다. 엄마 냉장고는 뭔가 먹을걸로 가득합니다. 혼자 드시기보다는 이웃들과 새끼들 먹을거라고 이야기를 하십니다. 냉장고 상단 우측 까스활명수는 제몫입니다. 제게는 만병통치약중의 하나죠^^


서랍에는 아이디얼하게 폐 플라스틱 물통을 잘라서 넣은 양말들이 가지런히 합니다.여동생과 내가, 손자·손녀가 다니러 와서 묵고 갈 때 신었던 거 벗어놓고 빨아 새 양말로  주시기 위한 장면이죠.   오른쪽으로는 내가 잠든 사이에 입고 왔던 검은색 반팔 윗도리를 빨아서 서랍 모서리에 걸어 놓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땀 냄새가 나지 않을까 음식물이 몇 방울 튀기도 했었는데 그냥 입을까 말까 고민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어느새 방에 들어와 빨아서 널어 놓으신 겁니다. 만져보니까 밤새 옷이 말랐습니다. 


 엄마가 차려주신 반찬이 작은 상위에 올라옵니다. 감자국, 미역무침,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얼갈이 겉절이가 한 그릇 펼쳐져 있고 언제나 그렇듯 김 한 봉지. 내가 김을 워낙 좋아하니까 엄마는 제 식사에는 무조건 김이 한 봉지 올라옵니다. 갓 지은 커다란 공깃밥....  보통 이른 아침에는 입맛이 꺼끌거리는데 냄새부터 은근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맛있습니다. 엄마가 해주신 정성을 받고 옷을 챙겨 입고 그날 일정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보무도 당당하게 산뜻한 마음으로 어머님댁을 나섰습니다. 김상진열사 5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장으로서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날은 뜨겁기 그지없는데 내 마음은 선선했습니다.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우리는 최고의 존경 앞에 정관사 ‘The’를 붙입니다. 어머니, 제 어머니 김순연 여사에게도 정관사 ’The’를 붙입니다.


The 김순연.

어머니, 이렇게 계셔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머니이렇게계셔주셔서고맙습니다 #안병권TV #출장길엄마밥상 #바지런한91살울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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