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드래곤스톤 Mar 15. 2024

[끄적 에세이 - 20] 연애는 나에게 미지의 세계

나에게는 연애라는 것은 아스트랄 프로젝션과 같은 상상조차 생생하게 불가능한 미지의 영역이다. 유체이탈의 경험이 없는 것처럼 연애도 그와 같다. 경험이 없다.


연애시장에서의 나는 아주 바닥을 채워주는 사람이다. 직업도 없고, 키는 170 정도에 통통한 체형, 30살이 넘어서도 연애경험조차 없어 선호하는 사람자체가 없는 인구만 채우고 있는 사람 중 하나라는 것이다. 내가 연애를 못하는 것의 대한 의문을 품는 사람은 현재 아무도 없다. 주변사람들은 내가 연애 못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할 정도로 연애에서는 아주 못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간혹 의문을 품는 사람들은 나에게 노력을 하지 않는 이유의 대해서 궁금해한다. 깊이 있게 궁금해하지 않아 서운한 마음이 들지만 그들은 자신의 기준에서 해석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그러려니 한다. 나도 나름의 노력을 했던 시절이 있었고 지쳐서 더 이상 하기 싫은 것뿐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게 사실이다.


연애의 영역에서 그들이 말하는 경험담은 마치 유체이탈의 경험을 말하는 것과 같이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그와 비슷한 경험자체가 없다. 서로 눈이 맞아서 연애를 시작했다던지, 아는 사람과 계속 지내다 보니 연애까지 발전했다와 같은 경험이 대체 왜 가능한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이게 정말 가능한 것인가? 내 인생을 돌아보면 한 번도 그러한 상호작용이 있었던 적이 없다. 


가끔 나에게 연애를 코치해 주겠다고 귀찮게 하는 종족들이 있다. 나는 자신의 기준대로 감정 쓰레기통이 필요한 사람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성을 만나면 해야 하는 행동의 대해서 코치를 해주는 것은 아주 감사한 일이지만 만나본적이 없다는 것을 상상도 못 하는 것 같다. 만나는 것 자체가 나에게 발생하지 않는 현실인데 만나고 나서의 이야기를 백번 듣는다고 실천을 할 수가 없다. 연필이 있어야 글을 쓸 수 있는 것처럼 나는 실천조차 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내 인생에서 아주 노력이 없던 것은 아닌 것 같다. 20대 초반에는 헌팅포차를 자주 다니며 운동을 주 6회를 했으며 월급을 받으면 전부 나의 외모를 치장하는 데 사용하고 독서를 하여 무식함을 가리는 행동을 루틴에 맞춰 몇 년간 해왔기 때문이다.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도 꾸준히 유지했던 루틴이지만 한 번도 상호작용이 발생하지도 않았고 더 이상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포기하게 되었다. 그동안 노력하면서 해왔던 실망감을 견뎌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런 노력하지 않아도 성공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노력으로 가능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불가능함을 인정해야 한다. 계속 외로워야 한다. 지겨울 정도로 외로워야 한다. 외로움이 지겨울 때쯤 나는 이 감정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연애가 너무 하고 싶다. 그리고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끄적 에세이-19] 얻어걸린 미라클모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