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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다 Jul 10. 2024

[채식일기] 04. 청경채 치아바타, 또 감자탕

 청경채의 70%가 용인에서 재배된다고 한다. 어떻게 알았냐면 집 근처에 새로 생긴 빵집에 청경채 치아바타를 판매하는데 거기에 설명으로 쓰여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보도 얻고 맛있는 빵도 얻었으니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어제 목욕탕을 갔다 오면서 빵이 먹고 싶다는 마늘이의 요청에 의해 집 근처 오픈한 지 얼마 안된 빵집을 찾았다. 내가 고른 건 청경채 치아바타였다. 치아바타는 만들 때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 비건빵이다.(하지만 내가 고른 청경채 치아바타에는 치즈가 숨어있었다. 이마짚)




치아바타(ciabatta)는 인공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통밀가루, 맥아, 물, 소금 등의 천연 재료만을 사용해 만든 이탈리아 빵이다. 1982년 이탈리아의 베네토 주 아드리아(Adria)에서 개발된 빵으로 역사는 짧지만 오늘날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빵 중의 하나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치아바타 (세계 음식명 백과, 김소영, 장윤정)




 치아바타를 반으로 갈라 치즈, 햄 등을 넣어 파니니로 먹기도 한다. 하지만 치아바타 본연의 쫄깃하고 고소한 맛으로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 내가 사 온 청경채 치아바타에는 청경채 말고도 크랜베리가 들어있었다. 사실 나는 빵에 건과일이 들어가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고소한 빵을 먹다가 상큼 달콤한 맛이 나타나면 불청객이 나타난 거 같아서 선호하지 않는다. 차라리 내가 잼을 발라먹는다면 모를까. 내가 치아바타에 기대하는 맛은 쫄깃함과 고소함이었기에 크랜베리의 존재가 살짝 아쉬웠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맛은 평균 이상이었기에 충분히 다시 사 먹을 생각이 있다. 아, 갑자기 올리브 치아바타가 먹고 싶다. 뜬금없이.


 그렇게 아침은 치아바타와 방울토마토, 삶은 계란, 밀크티를 간단히(?) 먹었다. 오늘은 밀크티에 우유 말고 귀리 우유를 넣었는데 촌스러운 나는 먹는 내내 이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음, 홍차 향 나는 두유 맛...' 그동안 당연하게도 밀크티에는 우유를 넣어왔었으니까 귀리 음료가 들어간 밀크티가 처음에는 생소했다. 하지만 이내 그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이제부터는 밀크티에 우유 말고 귀리 음료로 대체해 볼까 한다. 그렇게 유제품도 줄여볼 생각이다.


 아침을 간단하게 먹었더니 점심때가 돼서 금방 허기가 찾아온다. 몸을 열심히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꼬박꼬박 밥을 달라 하는 배가 신기하다. 아무튼 밥을 먹어야 하겠기에 냉장고를 열었는데 주말 저녁에 외식했던 해물찜이 보인다. 小 자를 시켰는데도 양이 많아서 남은 건 포장을 해왔는데 이걸 어찌 먹을까 고민하다가 지난주 해 먹은 진짜 감자탕이 떠올라서 해물찜을 냄비에 붓고 물을 넉넉하게 추가했다. 바글바글 끓인 뒤 냉장고에 구비해놓은 느타리버섯을 꺼내 먹기 좋게 찢어 넣고 깻잎도 잘라 넣었다. 그리고 들깻가루를 두 스푼 듬뿍... 모든 건 듬뿍 넣어야 맛있다. 느타리버섯도, 깻잎도, 들깻가루도. 그러면 감자탕 맛이 난다. 제까짓 게 아무리 삐까번쩍한 해물찜이었어 봐야 이제는 감자탕 맛이 나게 돼버린다. 거기에 남편 표 감자채 볶음과 오이무침을 곁들이면 청경채 치아바타는 언제 먹었느냐 싶게 내 입엔 감자탕이 남을 뿐이다. 해물찜 아니고 감자탕.



(왼) 간단한 아침, (오) 든든한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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