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등 3
세상을 살면서 제일 행복했던 기억이 언제인가요?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한참을 생각을 해 보았다.
내겐 쉬운 질문이 아니었다.
50중반을 살면서
결코 쉽지 않은 인생이었다
결혼을 하고 내인생이 사라졌다.
진정한 행복이란?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행복이어야 할 것 같았다.
어느 누구의 개입이 되어 있지 않은
나만 알고 있는 행복이어야 했다.
그 질문을 받은 후 며칠을 생각했다.
내 인생의 가장 행복했던 기억.......
‘생각이 나지 않아,,,..’
‘참 내인생은
불행한 인생이네....’
행복한 기억은 생각해 내지 못했다. .
나는 마음둘곳 없이 살았다....
생각하고 말았다.
그러던 차에 동화책쓰기를 베우면서
생각이 났다.
나의 어릴적이었다.
안개속같은데 그 어렴풋한 안개속에
행복한 아이가 있었다.
그아이의 마음은 온통 하얀색이다.
아무런 근심 걱정이 없다.
담너머로 이름을 부르면 집으로 들아간다.
밥때가 되었다고 부른다.
큰솥에 끓여낸 국물냄새가 집안에 퍼져
있다.
김치국인지 된장국인지 알 수 있다.
건데기가 많지 않은 김치국 동태찌개가
간간하고 맛이 좋다.
음식솜씨 좋기로 소문한 엄마는
채전밭에서 띁어 온 야채로
겉절이를 만들어 상에 올린다.
겉절이는 살아있어야 한다며 숨이 살아 있게
묻혀낸다.
진한 참기름을 더해 입맛을 돋군다.
반찬투정도 없다
행복했던 때가 어린 시절에 있었다.
생각이 났다.
‘아 바로 그 산속 오솔길’
잠을 자는척 했던 아버지의 등이었다.
캄캄한 밤하늘에 수많은 별을 등불삼아
나를 업고 산길을 걸어 내려오던 아버지의
등 따뜻했던 느낌이 생각났다.
잠을 자는척 몸을 축 늘어트려 아버지를
속였던 기억 그 순간이 행복한 때였다.
‘살면서 행복했던던 기억?’
정답을 찾았다.
별빛아래 아버지에게 업혀 산길을 내려오던 밤이었다.
어린시절 기억을 따라 간다.
나의 고향은 산과 들이 있는 곳이었다.
50중반이 되어 아버지를 다시 생각 해 본다.
참 따뜻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분이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상대가 들어서 마음 아플 얘기는
못하셨다.
자녀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엄마의 역활을 해 주기도 했다.
간식 만들어 주기
머리 빗겨 주기
장갑 스웨터 짜서 입혀주기
학교 바래댜 주기
종이접기 해주기
배우기를 좋아하시고 도전하기를 좋아하는 분이었다.
지금 나의 기억은 어디에 머물러 있을까..
살면서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안개속 어렴풋한 어린시절
말이 없는 아이는 웃고 있는 모습이다.
걱정 근심 없다
아버지의 따뜻한 등...
추운날 옷깃을 여며 주던 엄마의 따스했던 손길...
내 행복의 기억은 어디에서 멈추었을까...
지금 나의 기억은 어릴적에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