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보이지 않는 서비스 뒷단 설계하기

런칭 전, 이런 것들을 합니다

by 로렌



이제 본격적으로, 단감마켓(가칭)에서 내가 어떤 빈칸들을 채워갔는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단감마켓은 단순한 커머스 앱이 아니었다. 상품 판매를 기본으로 하되, 고객이 스스로 참여하고 오래 머물 수 있도록 게임과 커뮤니티 기능이 함께 결합된 형태였다. 이렇게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막상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정의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서 나는 가장 먼저,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굴러갈 수 있도록 운영 기준과 정책을 세우는 일부터 시작했다.





1. 게임

우선 게임 영역은 운영 정책뿐만 아니라 구조부터 디자인까지 손봐야 할 부분이 특히 많았다.


전체적인 UX/UI가 단감마켓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아 다른 서비스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곳곳에 올드한 요소들도 눈에 밟혔다. 이대로 오픈하면 서비스 첫인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서비스 기획자가 있긴 했지만, 내 의견을 한 번 더 거쳐 커뮤니케이션이 두 번 오가면 시간이 더 지체될 상황이었다. 런칭까지 여유가 없었기에 내가 중심을 잡아 게임사와 다이렉트로 소통하며 결을 맞춰갔다. 버튼 컬러, 위치, 배경, 문구처럼 사소해 보이는 요소가 조금만 바뀌어도 인상이 달라진다.


나는 디자인을 중요하게 보는 편이다. 충분히 의견을 주고받아도 원하는 결과가 잘 나오지 않을 때는, 디자이너와 끝없는 핑퐁을 하기보다 아예 내가 컬러 팔레트나 아이콘 소스처럼 필요한 요소를 직접 지정해 전달했다. 손이 조금 더 가지만, 결국 가장 빠르게 원하는 결과를 만드는 방식이라는 걸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개발 리소스가 넉넉하지 않아 모든 걸 뒤집을 수는 없었지만,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계속 조정해 나갔다. 작업을 하다 보니 음악도 마음에 걸렸다. 게임의 모션에 들어간 효과음이 따로 노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십 개의 소스를 듣고 비교하며, 어울리는 사운드를 다시 선정했다.


디테일을 하나씩 잡아가니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이미 만들어진 뒤 부분적으로 튜닝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 100%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 오픈해도 무리가 없는 수준까지는 만들어낸 것 같았다.


이와 동시에 게임 운영 정책과 이벤트 구조도 함께 설계했다. 특히 게임 보상은 단감마켓의 실제 상품으로 구성해, 고객이 자연스럽게 서비스와 상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2. 커뮤니티

커뮤니티 초기에는 콘텐츠가 충분히 쌓여 있지 않았기에 고객이 자발적으로 글을 올리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그래서 가장 먼저 관리자(=나)가 콘텐츠를 올리며 분위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식품 커머스라 해서 꼭 음식 이야기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이 편하게 반응할 수 있는 소재여야 커뮤니티가 빨리 활성화될 것 같았다.


그래서 요즘 이슈, 밸런스 게임, 연예 오락 같은 가벼운 테마도 섞어가며 투표와 챌린지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냈다. 그렇게 참여의 문턱을 낮추자 회원들은 자연스럽게 반응을 하기 시작했고, 조금씩 자신들의 이야기도 올려주었다. 초반의 목표는 단순 명확했다. 이곳은 '가볍게 들러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만드는 것이었다.


커뮤니티가 조금씩 활성화되자, 우려했던 문제가 나타났다. 글 도배나 욕설 등 분위기를 흐리는 회원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이 시점부터는 어떻게 공간의 질서를 지킬 것인지 기준과 제재안을 정리해 나갔다.


초기에는 어드민 기능이 미비해 수동으로 관리했지만, 추후 기준을 마련하고 자동 제재가 가능한 구조를 개발자들과 논의해 반영했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티 운영의 효율성도 훨씬 높아졌다.





3. 데이터

그런데 운영 기준을 세우는 것만큼이나 시급했던 게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데이터 설계였다. 서비스 안에서 고객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없으면, 어둠 속에서 감으로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것과 같았다.


데이터가 있어야 고객이 어디에서 멈추고, 반응하는지 어떤 흐름으로 이동하는지 알 수 있다. 그런 데이터들이 쌓이면 가설을 세울 수 있고, 그 가설은 다음 의사결정의 기준이 된다. 데이터 드리븐, 즉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출발점도 여기서부터다.


데이터 설계는 나에게 새로운 영역이었다. 예전에도 서비스 런칭을 했지만, 이미 이런 데이터 구조가 어느 정도 잡혀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번처럼 '이벤트를 정의한다, 속성을 설계한다'와 같은 개념부터 시작해 본 적이 없었다. 서비스 기획자, 개발자와 소통하려면 나 역시 같은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공부하고 배운 내용을 토대로 구조를 하나씩 정리했다.



"필요 데이터 정의 - 사용자 여정 그리기 - 이벤트, 프로퍼티 설계 - 담당자 협의 (마케팅, 기획, 개발) - QA 테스트 및 수정"

GA4 이벤트 텍소노미 작업 시 작성한 리스트 중 일부


가장 먼저 '어떤 고객 행동 데이터를 보고 싶은지'를 기준으로 필요한 이벤트와 속성을 하나씩 정리했다. 상품 페이지 조회, 찜하기, 장바구니 담기, 구매하기 클릭 등 고객의 구매 여정을 따라가며 이벤트 텍소노미 설계를 시작했다. 데이터가 잘 들어오는지 QA를 반복하며 런칭 전까지 최소한의 뼈대를 완성할 수 있었다.


데이터 설계는 나에게 낯선 영역이었지만, 덕분에 서비스 구조를 다른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됐다.





다음 3화에서는 서비스의 뼈대를 세운 뒤 본격적인 런칭 직전 <앱스토어 등록, 브랜딩, 광고 세팅>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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