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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준 Mar 08. 2024

Traveler vs Tourist

둘 다 같은 말 아닌가...?

 "두 글자 모두 T로 시작하고 여행하는 사람이네... 그럼 동의어 아닌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단어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할 것이다.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두 단어를 구별할 생각조차 하지 못 했을 것이다. 나도 이 두 단어를 비교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못 했다. 베트남에서 우연히 만난 러시아 여행자와 대화를 나누기 전까지는.

 우리나라에 알려진 베트남의 모습은 대부분 관광지에다가 음식도 꽤나 한국스럽게 맞추어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정말 유명한 베트남 여행지인 다낭과 나트랑을 갔다 왔는데 두 곳 모두 여기가 한국인가 착각이 들 정도로 한국인이 많았고 베트남 상인들도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였다. 특히 다낭은 경기도 다낭시라고 불리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다낭만큼은 아니지만 나트랑도 한국인들이 꽤나 많았다. 이 도시에서 본 한국인들은 대부분 이미 짜놓은 계획에 쫓기듯 헐레벌떡 다니기 바빴고 대부분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와 분위기를 뒤로 젖혀 놓고 여행을 왔다는 사실 그 자체에만 심히 빠져있는 느낌이었다.

베트남 다낭의 '한'시장

 내가 성인이 된 직후 혼자 떠난 다낭여행에서 이러한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고, 재수가 끝나고 혼자 떠난 나트랑여행에서 만난 러시아 여행자의 질문이었던 "Do you know the differences between traveler and tourist?" 덕분에 어렴풋했던 느낌이 확실한 생각으로 정립되었다. 저 질문을 듣고 나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내 머릿속에 환한 가로등이 켜지듯 '한국인=tourist'라는 답을 도출해 냈다. 물론 모든 한국인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가 간 여행지에서 느낀 한국인들은 대부분 그랬다.(이 한국인에 나도 포함되어(ㅆ) 있을 것이다) 신기한 건 그 러시아 여행자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질문에 러시아 여행자가 답할 때 가장 먼저 뱉은 말은 '관광버스'를 타고 다니는 한국인들이 대표적으로 'tourist'였다. 한국인을 콕 집어 말한 이유가 나트랑에는 크게 두 부류의 여행자가 있는데 한 부류는 바닷가 근처에서 여유를 즐기는 러시아인들, 또 다른 부류는 나트랑 시내에서 이것저것을 쇼핑하며 우르르 몰려다니는 사람들이 한국인들이어서 그렇다. 나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순간 부끄러웠다. 나도 tourist처럼 여행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나트랑의 어느 현지인들의 집터

그래서 traveler처럼 여행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생각이 잘 나지 않았다. 사실 지금 그에 대한 답을 정확하게 찾지 못 했지만 하나 확실히 다짐하게 된건



'여행할 때 내가 세운 계획에 짓눌려 일상보다 더 피로한 여행을 다니는 것만 피하자'라는 것이다.

 

여행하는 것에 방법과 정답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여행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인지하고 주체적으로 여행하는 traveler가 되면 좋겠다라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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