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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작정고PD Oct 29. 2024

영어를 못해도, 가보자고 해외여행 11

나 혼자 자유여행의 워밍업 여행 - 스페인 마드리드 3주

- 영어를 못해도, 가보자GOPD, 해보자GOPD, 무작정GOPD! -



“...꼰 이엘로”


3주 동안의 여행 때, 많이 썼던 스페인어 중의 하나다. 뜻은 ‘얼음과 함께, 얼음도 같이’라는 말로, 이엘로는 얼음, 꼰은 영어의 With의 개념이다.


“...꼰 이엘로”


왜?


왜, 이 말을 많이 썼을까?


7월로 접어든 마드리드는 6월과는 다르게 태양은 더욱더 길어져 질 줄을 모르며, 밝은 빛은 밝음을 넘어서 눈이 매우, 아주 부시고, 약간의 더움은 더움을 넘어서 아주 따가운 뜨거움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그늘로 들어가면, 시원했었는데, 이젠 그늘도 덥다. 40도에 가까운 기온으로 매일매일, 하루하루를 넘기고 있다.


마드리드 여행을 하며, 1시간 내의 거리는 모두 걸었고, 촬영을 위해서 360카메라 봉을 든 손을 높이 쳐들고서 주요 거리를 누볐다. 걸음의 거리와 시간은 더 늘어났다. 그것들이 늘어났다는 것은 땀나고 덥고, 열나고 미쳐버리기 직전이란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시원한 것을 찾게 된다. 그래서 한국에서 한 여름에도 뜨거운 커피를 마시던 나도 여기서는 얼음을 찾게 된 것이다.


거리 스케치를 위해 많은 사람들, 인파 속으로 들어가서 걸어 다니면, 사람들은 카메라를 든 나를 위해 길을 열어주기도 하고, 쳐다보고 카메라에 장난치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무심하다.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느냐에 특별히 관심이 없다. 어떤 인종인지, 어떤 말투인지, 어떤 얼굴인지, 어떤 옷차림인지, 너무 너무나 관심이 없다. 무심해 보인다. 예를 들기 가장 좋은 옷차림에 대하여 말해보면...


40도 가까이 올라가는 한 여름에 경량 패딩을 입은 사람, 목도리를 두른 사람도 있고, 브래지어와 숏 레깅스 차림을 한 사람도 있다. 한국에서 문제시하는 노브라, 티팬티 또는 아주 짧고 아주 작은, 검은 삼각팬티를 하얀 바지에 그대로 비치게 입기도 한다. 어리고 젊은 여자들뿐만 아니라 아줌마, 할머니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편하면 그만이다. 


여기서는 아무도 눈치를 주지 않는다. 아무도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 어떻게 입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오히려 눈 돌아가는 사람은 나다. 오랜만에 유럽에 나오니 말이다. 그래도 그것도 잠시... 나 역시 평상시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오래는 걸리지 않았다. 그 사람이 그러면 그러려니 하게 되며, 그냥 다양함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것이다. 


어쨌든 이런 풍경 속에서, 하루 3만 보는 최소 걸었고, 땀은 비 오듯 쏟아지고 있어서 마시고 싶은 모든 것에 얼음을 요청했던 것이다. 


스페인을 비롯해 유럽은 스타벅스 외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파는 곳이 너무너무 적다... 사막의 오아시스와 닮았다. 어쩌다 발견하면 신기하단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방법은 없느냐? 있다. 


그 방법은 롱 블랙이나 아메리카노 더블을 시키면서 ‘꼰 이엘로’를 덧붙이면 커피와 얼음이 든 유리컵을 준다. 그러면, 바로 얼음 컵에 커피를 넣지 말고, 왜냐하면 유리컵이 깨질 수 있으니, 커피를 잠시 식힌 후 커피 스푼으로 조금씩, 조금씩 옮겨 담는다. 그러다 커피가 많이 식은 것 같으면  한 번에 얼음컵 안으로 커피를 붓고 살짝살짝 손으로 컵을 돌려주면... 그래도 비슷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가 있다.


생맥주에도 ‘꼰 이엘로’하면, 점원들은 조금 이상하게 쳐다보며, 반문한다... 왜냐하면 굳이 맥주에... 왜? 얼음이 필요하지? 그런 느낌이다. 그리고 콜라를 시킬 때도 반드시 ‘꼰 이엘로’를 붙여 말해야 시원한 콜라를 마실 수 있다. 점원이 콜라와 얼음이 든 컵을 가져다준다. 그러면 콜라를 얼음이 든 컵에 따라 마시면 된다... 


‘아, 시원하다’


레스토랑과 카페, 에스프레소바... 레스토랑은 음식이 중심이 되는 메뉴이고, 카페는 커피와 음료에 브런치 메뉴와 케이크와 빵, 과자 등 베이커리 그리고 술 등 주류를 판다. 에스프레소 바는 주로 커피와 간단한 베이커리류를 판다. 


스페인의 KFC, 맥도널드 등에는 외국인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다. 왜냐하면, 점심식사시간, 저녁식사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매우 낯설다. 시간을 맞추기도 어렵고, 문을 열었다 닫는 브레이크 타임을 맞추기도 힘들다. 물론 유명관광지 앞은 종일 열어놓기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맛은 장담을 못하겠고, 비싸기만 한 경우가 많기도 하다. 


점원들과의 의사소통은 문제가 없으며, 그들 대부분은 친절한 편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무엇을 원하는 지를 파악하려고 그들 자신도 노력하기 때문에 그들과 소통, 대화는 문제가 없다. 한국에 놀러 온 외국인이 뜨문뜨문 한국어로 물어볼 때 우리도 마찬가지 아닌가? 두려워하지 말자... 그리고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카페도 자주 찾게 되는 곳들이 몇 개 생겼다. 그중에 한 곳은 메인 도로에서 조금 골목 안으로 들어간 카페로 여러 번 간 단골 카페가 되었다. 처음에 들어가서는 사람들이 많고, 나는 자리가 없어 나오려는데, 계산대 앞 바에 앉아도 괜찮겠냐고 먼저 물어봐 주어서 그렇게 하겠다는 대답과 함께 그 바에 앉아 그냥 “원 비어”를 외치고, 맥주 한 잔을 마셨다. 


그 한 잔의 바닥이 드러날 때, 몇 개의 좌석도 비었다. 그 자리는 4인석, 그곳을 가리키며, “옮겨줄까”라는 말에 굳이 나 혼자 4명의 자리에 앉을 이유가 없었고 더 마실 것도 아니라서, 그냥 여기에서 마시겠다고...


그 후, 다른 날 찾아가서는 카페를 들어가지 않은 채, 사람이 많은가, 확인을 하려고 문 앞에서 살펴보려는데 보이지가 않아서 창문 쪽으로 갔는데, 맥주를 주던 그 사람이 나와 눈이 마주쳤고 서로 웃으며, 그는 눈짓으로 들어오라고 표현했고, 나는 들어가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알아서 “원 비어?”라고 물어보고, 나는 “예스” 그렇게 그곳에서 또 마시게 되었고, 그렇게 몇 차례 찾아가서 맥주를 마셨다.


그 카페는 관광객보다도 현지인들이 찾는 그런 곳이었다. 그곳은 젊은이들의 데이트 공간이기도 하지만, 저녁때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저씨 아줌마가 하루일과를 끝내고 마실 나와서 대화와 소통을 하며, 그날그날의 스트레스 해소와 사교의 장으로 변한다. 한국에서는 젊은이 중년 노년 이렇게 가는 곳이 구분되는 데, 여기는 모두가 어울리고 어우르는 공간이다. 


하여튼, 더위에 찾아간 곳이 레스토랑이든, 카페든, 에스프레소바든 나는 오늘도 역시 얼음을 찾는다.


“...꼰 이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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