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일주일 전, 대학 친구 재훈이와 제주도로 떠났다. 여행 당시에는 기대와는 달리 매 순간 즐겁지는 않았기에 꽤 실망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군에 입대하고 보니 그때의 기억들이 자꾸 떠올랐다. 숙소 앞 수제맥주 집에서 고충을 나누던 3일째 밤, 애월에서 걸으며 서로 찍어줬던 사진과 왜 이렇게 사진을 못 찍냐며 구박했던 나, 짜증 하나 없이 웃으며 사진을 찍어주던 재훈이. 돌아보면 꽤 재밌는 여행이었다. 재훈이와 그때의 추억들을 얘기하며 군생활을 보내다 전역 후 일본 여행을 가기로 했다. 군대 안에서 비행기 티켓을 구매한 나는 그날만을 기다리며 군생활을 버텼다. 그리고 그날이 왔다.
1일 차
새벽 비행기였던 우리는 전날 인천공항 앞 숙소에서 하루 묵었다. 3시간 정도 잠을 자고 공항에 도착했기에 시작부터 꽤 힘들었다. 그럼에도 비행기 창가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놓칠 수 없다. 비행기에서 밖을 바라보면 고층 빌딩도, 도로도, 논밭도 평면도의 선과 점처럼 보인다. 작은 점들 사이에서 부둥켜 살아가는 사람들이 귀여워 보였다. 그렇게 졸고, 일어나서 바깥 풍경을 보고, 다시 졸다가 기타큐슈 공항에 도착했다. 기타큐슈 공항에 내린 뒤 곧바로 후쿠오카로 향했다.
서투른 일본어로 친절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무사히 하카타역에 도착했다. 환승을 거듭하며 이동하니 점심시간이 되도록 한 끼도 먹지 못했고 숙소까지도 걸어서 40분 정도 걸렸기에 가던 중간에 보이는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길을 걷던 중 푸드코트가 눈에 띄었다. 그곳의 함박 스테이크 평이 꽤 좋았기에 첫 끼는 함박 스테이크가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함박 스테이크 식당의 줄이 너무나도 길었다. 2층이었던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 아래에서부터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줄 서는 식당을 선호하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현지인들보다는 관광객들만 줄을 서고 있었기에 맛에도 믿음이 안 갔다. 여행에서만큼은 현지인들 픽을 따라가고 싶었다. 그렇게 우리는 맞은편에 있는 일본 가정식 식당으로 향했다.
내가 바란대로 현지인들이 9할 정도 되는 식당이었다. 사람도 꽤 많았다. 파파고로 메뉴 번역을 한 뒤 고기가 먹고 싶었던 우리는 '육식세트!'를 시켰다. 느낌표까지 있는 메뉴이기에 넉넉한 고기양을 기대하며 오픈키친에서 구워지는 고기를 따뜻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우리가 받은 건 생선 메뉴였다. 평소에도 생선구이를 즐겨 먹지는 않았기에 꽤 당황했지만 생선도 크고 살의 양도 꽤 많아 배부르게 먹었다. 그러나 고기가 아니여서인지 설레는 일본에서의 첫 끼로는 부적격이었다.
숙소로 향하던 중 보이는 작은 카페에 들어갔다. 브런치 메뉴와 디저트를 같이 파는 카페였고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가 진지한 표정으로 연구실 플라스크 같은 병에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그의 나이와 커피에만 집중하는 날카로운 눈빛은 오래된 커피 장인이 풍기는 포스로 다가왔다. 디저트 세트로 초콜릿 케이크를 시키고 재훈이는 카페오레, 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카페는 흡연이 가능했고 내 옆자리에 앉은 아저씨들도 담배를 피우고 있었기에 흡연자였던 재훈이도 재떨이를 받아 흡연을 시작했다. 일본에서의 흡연자는 한국의 사람들과 달랐다. 침을 찍찍 뱉어대며 지나가는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는 듯이 길에서도 담배를 피워대는 사람들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보며 얕게 연기를 마시고 뱉는 의미 없는 행위가 아니다. 상대와의 대화에 집중하며 깊게 연기를 들이마시는, 폐 속까지 들어오는 연기의 텁텁함을 온전히 느끼는 몰입이 있었다. 적어도 내가 본 일본에서의 흡연자들은 모두 그랬다. 한 번쯤은 담배를 피워보고 싶던 나도 막연한 동경에 재훈이의 담배를 빌려 두 번 정도 연기를 흡입했다. 뜨거울 거라 생각했지만 목이 칼칼한 것 빼고는 꽤 괜찮았다. 카페는 정말 좋았다. 40대처럼 보이는 흡연자 아저씨들은 이쑤시개로 이를 쑤실 때마저도 입을 가리며 매너를 지켰고, 혼자 온 것 같은 30대 후반의 양복 아저씨는 책을 보다가 중간중간 커피를 곁들이고 책을 읽고 나서는 고심하는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며 공상에 잠기기도 한다. 일본소설에 나오는 낭만 있는 등장인물들 같았다. 커피는 내게는 좀 셨다.
20분 정도를 더 걷다 숙소에 도착한 체크인 후 6시까지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주변 공원을 돌기로 한 우리는 호텔 주변의 오호리 공원에 가기로 결정했다. 오호리 공원의 호수에 도착해 스타벅스에서 각자 마실 음료수를 산 뒤 벤치에 앉아 얘기를 나눴다. 군대 얘기로 시작해 진중한 얘기도 나누면서 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8시쯤이 되어 늦은 저녁을 먹기로 했다. 맥도날드에서 일본에만 파는 메뉴를 사고 마트에 들러 할인하는 델리 제품을 산 뒤 일본에서 유명하다는 레몬 사와를 사고 숙소로 돌아왔다.
다 펼쳐보니 양이 꽤 많았다. 타코야키를 제외하고는 모든 메뉴가 정말 맛있었다(타코야끼는 비리고 물컹했다). 야끼소바를 좋아하는 나는 야끼소바 컵라면을 사고 재훈이는 유부를 좋아해 유부우동를 샀다. 초딩 입맛인 나에게는 정말 만족스러운 저녁이었다.
2일 차
후쿠오카의 쇼핑가에서 옷쇼핑을 했다. 서로 잘 어울리는 옷을 찾아주며 쇼핑을 즐겼다.
길 가다 담배가게를 봤는데 일본 담배를 피우고 싶어 하던 재훈이를 위해 잠깐 들렀다. 필터와 담뱃잎을 따로 사서 직접 말아 피는 담배도 있었고, 파이프, 시가 등 다양한 담배가 진열되어 있었다.
각자 원하는 옷을 하나씩 산 뒤 배가 고파진 우리는 오코노미야끼 식당에 가기로 했다. 야끼소바와 오코노미야끼를 일본에서 꼭 먹어보고 싶었던 내 의견이 반영됐다.
야끼소바와 오코노미야끼 생맥주 2잔을 시켰다. 두 메뉴는 내가 기대했던 맛 그대로였다. 맛집을 갈 때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음식에 실망한 기억이 많았다. 맛집이라고 불리는 곳들 중 기대했던 맛을 내는 식당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러나 이곳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야끼소바와 오코노미야끼의 맛을 냈다(내 기준 맛집 랭킹에 1등으로 등극했다). 일본에서 먹었던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 유명한 맛집이 아닌 단지 주변의 오코노미야끼 집에 불과했기에 더 놀라웠다.
쇼핑가에서 유니클로, 구제 옷가게 등을 거치며 저녁까지 쇼핑을 즐긴 우리는 힘에 부쳐 숙소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저녁으로 예약했던 모츠나베 식당의 약속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에 5분 정도만 숙소에 머무른 뒤 가게로 출발했다.
모츠나베는 그저 그랬다. 서툰 일본어 탓에 모츠나베 세트 메뉴를 2개 시켜버려서 정말 비싼 모츠나베를 먹었지만 내장들도 맛있고 느끼한 음식만 먹어서 더부룩했던 속을 달래주어 그럭저럭 만족했다. 그러나 '돈이 아깝지 않다!' 할 정도의 맛은 아니었다. 가격을 생각하며 혼자 분했던 탓에 맛의 기준이 너무 높아져 있었다.
식당에서 나온 후 술을 더 먹고 가기로 했다. 사장님이 케이팝 팬이고 한국인들을 좋아한다는 리뷰가 있는 바가 있었는데 그곳으로 결정했다. 바의 이름은 '패트롤 블루'였다.
바에 들어가자마자 각종 뉴진스 앨범들이 나를 반겼다. 위스키를 좋아하는 재훈이는 그곳에 있는 위스키를 모두 다 시켰고(재훈이 혼자 12만 원어치를 술로만 마셨다) 나는 차 종류를 마시고 나가기 전 생맥주 한잔으로 마무리했다. 사장님께 한국 노래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니 뉴진스를 포함해서 빛과 소금, 유재하, 김광석 같은 옛날 가수들도 좋아하신다고 했다. 옛날 노래를 좋아하는 내게는 너무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번역기를 돌려가며 사장님과 음악 이야기를 했는데 사장님의 추천 노래를 듣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소개하기도 하는 교감이 정말 신났다. 사장님이 좋아하는 일본 가수도 추천해 달라고 물었는데 갑자기 계산대로 가시더니 10분 정도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이렇게 적힌 컵받침을 주셨다. 저기 적힌 가수들이 사장님이 가장 좋아하는 일본 가수들이다. 여행 동안에 이 가수들 노래를 들으며 사장님을 생각했다(저 가수들 노래는 내 취향이 아니었다). 나와 음악적 취향이 비슷해서인지 바에서 사장님이 트는 노래가 모두 다 좋았다. 한국 노래가 꽤 많았는데 내가 들어보지 못한 명곡들도 많았다(오서준-기억 속의 그대를 찾아, 우효-Teddy Bear Rises 등등..). 내가 꽤 특이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 생각했는데 바다 건너 다른 나라에서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난 것이다. 사장님의 성격도 내 것과 같았다.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동시에 내성적이었다. 자신의 취향을 알아줄 때 부끄러워하면서도 신나는 감정을 감추지 못하며 이것저것 추천해 주는 것도 나와 비슷하다. 사장님이 틀어주신 노래 중 Kirinji의 'Aliens'는 정말 좋아서 한국에 와서도 계속 반복해서 듣고 있다. 일본 여행 중 가장 좋았던 순간이었다.
3일 차
온천여행을 원했던 우리는 1일 패키지 투어를 신청했다. 삿포로 맥주 공장에 가서 바로 뽑은 맥주를 먹어보고(그냥 맥주랑 맛이 똑같았다) 히타라는 작은 마을에서 관광도 했다.
매체에서만 보던 일본의 시골 마을을 직접 걸으니 좋았다. 1시간 정도의 히타시 투어를 마친 뒤 온천마을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나와 재훈이는 온천으로 향했다. 온천을 마치고 나니 시간이 얼마 없어 온천에서는 사진을 못 찍었지만 온천도 괜찮았다(평소 목욕탕 가는 것을 선호하지 않기에 우리나라의 목욕탕과 큰 차이는 못 느꼈다). 사람이 얼마 없어 재훈이와 느긋하게 온천을 즐겼는데 더운 걸 싫어하는 나는 금방 나오고 밖에서 재훈이를 기다렸다. 온천에서 나온 후 온천계란(반숙을 기대했지만 그냥 완숙 삶은 계란 맛이었다), 쿠키 슈를 먹으며 거리를 걷고 버스로 복귀했다. 2시간 정도 걸려 하카타역으로 복귀하며 패키지여행은 끝났다. 이동시간이 꽤 길었기에 막상 관광시간은 합쳐서 세 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관광시간을 최대한 즐기기 위해 하루종일 밥을 거른 우리는 패키지가 끝나자마자 밥을 먹으러 갔다.
하카타 역에서 내린 우리는 전 날 패트롤 블루 사장님이 추천해 주신 스리랑카 카레 식당에 갔다. 평소 우리나라의 오뚜기 카레류를 좋아하지 않는 나였지만 사장님은 내게 무한한 호감을 샀기에 큰 기대를 안고 찾아갔다.
재훈이는 사장님이 추천하셨던 스리랑카 커리를, 난 가격이 더 비싼 키마커리를 시켰다. 키마커리가 더 비싸길래 같은 소스에 계란이 더해진 건 줄 알았는데 재훈이의 것과 내 커리는 아예 다른 커리였다. 스리랑카 커리는 매운맛에 적당한 향신료 맛이 나는 커리였다. 내 커리도 첫맛은 비슷했지만 끝에 씹히는 콩과 강한 향신료 맛이 견디기 힘들었다. 배가 고파 욕심을 부린 게 문제였다. 재훈이는 그릇을 싹 비우고 난 반정도 남긴 뒤 가게를 나왔다.(사장님이 정말 착하셔서 정말 남기기 싫었지만...)
배가 덜 찬 나는 근처 이자카야에서 가라아게와 치즈 오믈렛(물렁하면서도 치즈의 맛이 깊게 느껴지는데 먹고 너무 맛있어서 놀랐다)을 먹고 근처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가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4일 차
귀국 전날이었기에 기타큐슈에서 하루 놀고 공항 근처 숙소에서 자기로 했다. 첫날은 헤매었으나 돌아가는 길은 쉬웠다. 숙소 앞 텐진역에서 고쿠라역 버스를 탄 뒤 공항버스를 타기만 하면 됐다. 체크인이 4시였기에 고쿠라역에 도착해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바지를 사고 싶었는데 2일 차에 괜찮은 바지를 찾지 못했기에 고쿠라역의 유니클로에서 바지를 쇼핑했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바지가 없었고 가족들 선물에 돈을 더 쓰기로 하고 쇼핑은 그만뒀다. 재훈이가 먹고 싶은 메뉴였던 소바를 먹으러 갔다.
난 새우튀김 소바 세트를(냉소바를 먹고 싶었으나 새우튀김이 있는 세트는 온소바만 있었다.), 재훈이는 야채튀김 소바 세트를 시켰다. 재훈이는 냉소바와 야채튀김을, 나는 온소바와 새우튀김을 먹었다. 내 소바는 냄새가 시큼했다. 좋지 않은 느낌이었으나 리뷰가 좋은 맛집이었기에 크게 한 젓가락 집었다. 면은 메밀향이 진하게 나는 고소한 맛이었다. 사진에 있는 이파리의 시큼한 맛이 배어 있어 거부감은 있었으나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계속 먹다 보니 담백하면서도 무거운 느낌의 국물이 꽤 괜찮아서 국물까지 먹었다. 재훈이는 냉소바를 급하게 후루룩 거리길래 아주 만족하는 줄 알았으나 나중에 들어보니 양념이 너무 짜서 먹기 힘들었다고 한다.
식당을 나온 후 근처에 있는 돈키호테에 갔다. 가족들에게 선물할 술과 과자, 옷 등을 사고 나왔다. 고쿠라역에서 꽤 벗어나 있었던 우리는 공항버스를 타기 위해 다시 고쿠라역으로 향했다. 10분 정도 걸은 뒤 주변에 있는 카페에서 잠시 들렀다. 캐리어를 들고 계속 걷는 게 힘들기도 하고 소바가 하도 심심해서 당충전이 필요했다. 내 옆자리에는 귀여운 아기와 엄마로 보이는 여성 분과 그녀의 친구가 있었다. 옆에서 아기가 옹알이를 하는데 엄청 귀여워서 많이 흘깃댔다. 내성적인 내가 참 미웠다. 마구 아는척하고 안아주고 싶었지만 그러진 못했다. 흘깃거리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스킨십이었다.
나는 홍차를, 재훈이는 아이스커피를 고르고 파르페를 시켰다. 파르페 가격이 꽤 비쌌는데 사장님이 만드시는 걸 보니 이해가 됐다. 층이 8개 정도 되는 먹기도 아까운 아름다운 파르페가 나왔고(너무 힘들어서 사진은 못 찍었다) 부족했던 당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려 주었다. 카페의 사람들은 모두 상대방과의 대화에 집중해 폰을 보지 않는다. 나와 재훈이는 음식이 나오는 내내 폰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일본사람들 모두가 폰을 대부분 안보는 건지 아니면 거기 손님들이 특히 낭만적인 사람들인 건지 모르겠다. 만약 일본사람들이 대개 그런 거라면 나도 그런 점은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숙소 주변에 식당과 편의점이 없어서 고쿠라역 주변 편의점에서 음식들을 사간 뒤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에서 사 온 음식들을 먹으며 조금 쉰 뒤 산책에 나섰다.
숙소는 공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면 도착하는 아주 좋은 위치였고 저녁에는 도로에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산책하기가 너무 좋았다. 둘이 사진도 찍고 얘기도 하면서 30분 정도 산책했다.
5일 차
아침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오니 기분도 홀가분하고 좋았다. 이제 주문할 때도 당당하게, 버스를 탈 때도 헤매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재훈이와 강남역에서 국밥을 먹고(얼큰한 게 들어가니까 참 좋았다.) 피시방에서 게임을 조금 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일본 여행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내가 한국에서 가는 카페에서는 혼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폰을 보는 게 정석이다. 나 또한 그렇다. 책을 보기도 하지만 뭔가 멋있는 척하는 것 같아 길게 보지는 못했다. 일본은 책 읽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카페에서 책을 보는 것도, 지하철에서 책을 보는 것도 멋있는 척을 떤다거나 유난을 떨기 위함은 아니다. 그저 그 장소에서 주는 분위기와 함께 보는 책이 좋은 느낌을 준다. 나도 앞으로는 망설임 없이 책을 보고 싶은 공간에서는 책을 꺼내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