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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선우 Aug 16. 2023

과학 기술 발전 이면의 눈물

영화 <오펜하이머> 

192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아인슈타인은 1945년 노벨 수상자 만찬에서 노벨이 파괴 수단을 만든 양심의 가책으로 이 상을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적인 무기상 노벨 그리고 원자 폭탄을 개발한 오펜하이머 이 둘의 공통점은 무기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이후 자신으로 인한 수많은 희생자들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힘들어했습니다.  


왼쪽 : 영화 오펜하이머 역(킬리언 머피) / 오른쪽: 오펜하이머


이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는 오펜하이머 전기이자 퓰리처상 수상작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원작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는 맨해튼 프로젝트의 총지휘자이자 원자 폭탄 개발의 주역입니다. 그와 동료들이 개발한 원자 폭탄은 세계 2차 대전 종전을 이끌었고 오펜하이머는 미국의 영웅으로 등극합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자 그는 죄책감을 느끼고 반전운동가로 활동하였으며 수소 폭탄 개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었습니다. 


이후 소련이 핵폭탄을 개발하며 미국과 소련은 냉전에 돌입하였고 당시 수소 폭탄 개발에 반대하고 반전운동을 지속하던 오펜하이머는 소련의 스파이로 몰리게 됩니다. 한때 영웅에서 스파이가 된 그는 오랜 고난의 시간을 겪게 되고 스파이라는 오명은 죽을 때까지 완벽하게 벗지 못했습니다. 2022년 미국 에너지부가 1954년 원자력 위원회 결정을 공식적으로 철회하며 그는 죽은 지 반세기 가까이 지나서야 스파이라는 오명을 벗게 됩니다.   

 

왼쪽: 아인슈타인 역(톰 콘티)/ 오른쪽: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


킬리언 머피는 오펜하이머가 원자 폭탄 개발 이후 느낀 죄책감과 이후 다가온 수많은 시련들을 감내는 과정을 잘 그려냈습니다. 또한 오펜하이머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냄을 통해 현대 사회에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그의 삶에서 잘 나타나듯 과학은 양날의 검과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원자력 기술은 폭탄으로 개발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 갈 수 있지만 에너지로 활용되어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되기도 합니다. 이후 기술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으며 현재 AI 시대까지 당도했습니다. 특히 챗GPT 3.0 출시를 시작으로 많은 사람들이 AI 발전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최근 할리우드 작가와 배우들의 파업이 기술 발전의 성장통 중 하나인데 이들은 AI 사용을 멈추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구들은 제동을 걸 수는 있겠지만 기술 발전 자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수천 개의 태양이 한 번에 폭발해 그 섬광(방사능)이 전능한 하느님의 영광인 하늘로 날아간다면… 나는 죽음의 신이요, 세상의 파괴자다.


"과학이 결코 전부가 아니다. 그러나 과학은 아름다운 것이다" 

생전에 남긴 오펜하이머의 두 대사는 그의 삶이 어떠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대사는 원자탄 실험이 성공하고 난 이후 산스크리트어로 된 영웅시를 인용하여 스스로를 비난한 것인데 그는 원자 폭탄을 만든 스스로를 비난하면서 동시에 과학은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사실 과학 자체는 아름답습니다. 인류의 앞으로 가장 큰 숙제는 발전하는 과학 기술에 발맞추어 이를 올바르게 이용하는 것이 아닐까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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