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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예정 May 23. 2024

'간이역' 역사 교사가 사랑하는 문장들 #20

"생은 덧없어도 한 사람은 찬란하다." - 김진영

  살면서 나에게 영향을 주었던 많은 것들을 돌아볼 기회를 갖고는 합니다. 사람일 수도 있고, 책이나 영화 또는 음악일 수 있으며, 사랑과 여행의 경험이 될 수도 있는 것들을 떠올리면서 '감사함'에 대해 생각해보고는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흐릿해지는 기억들이 더 많아지고, 평생 또렷할 것만 같았던 것들이 미화되거나 퇴색되어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거짓말'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출처: 네이버 이미지

  김진영 작가의 책과 그가 이 세상에 남기고 간 문장들은 한때의 시간을 보내던 저에게 지금까지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아트앤스터디라는 사이트에서 인문학 강좌를 수강하던 때를 시작으로 <아침의 피아노> 등 대표적인 저서와 이후 출간된 책들을 읽으면서 작가가 남긴 문장들과 저의 삶을 일치시키려는 시도를 많이 해왔던 것 같습니다. 담담하지만 생애와 문학, 철학, 역사에 대한 통찰력이 담긴 힘 있는 문장들을 읽고 있노라면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문장에 푹 빠져 살았던 시절의 제 모습을 다시 떠올리면 그저 부끄럽기만 한 모습들도 많지만, '탐독'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게 한 사람의 사유를 들여다보고 닮아보려는 노력에 아쉬움이나 후회는 남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가 세상을 떠났을 때는 교직에 몸을 담기 시작한 즈음이라 그토록 닮고 싶었던 한 사람의 생애의 마무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겨를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나의 몸과 마음이 안정되고 나서야 다시 작가의 유산을 찾아보고 다시 생애를 고민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작가의 책과 문장들을 곱씹으며 아이들에게도 소개하고 싶어서 아이들의 말로 번역하여 안내하는 등 한 명의 직업인으로서의 삶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작가가 너무도 그립고 보고 싶어지곤 합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찬란'이라는 말이 담고 있는 뜻에는 수많은 불빛이 빛나는 상태라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나의 삶을 빛나게 해주는 여러 요소들이 각기 내는 불빛의 색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문장의 힘을 다시 생각하면서 살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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