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온 날들에 하루도 같은 것이 없다면 나와 날씨일 것이다."
유진목 작가의 <산책과 연애>라는 책의 한 문장입니다. 매번 저에게 영감을 주는 문장을 소개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작가들의 통찰력과 사유하는 힘은, 시간이 갈수록 감히 배우고 싶다고 말하기 어려워집니다. 저마다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과 실천이 조금 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요즘, 수없이 출간되는 책들 사이에서 무릎을 치게 만드는 한 문장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교사로서의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 게 어느새 10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직 8년차이지만 지금껏 경험해본 시간의 속도를 떠올려 본다면 곧 10년차가 되겠지요. 그 사이에 저는 교사로서도, 인간으로서도 다양한 삶을 살아온 것 같습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이라지만 제가 생각하던 '교육'이 추구해야 하는 바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던 확신도 변할 줄은 몰랐습니다. '나는 절대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던 것들 앞에서 망설이다가, 또는 서슴 없이 저질러 버리는 경험도 조금씩 해보았습니다. 사람의 삶이란 살아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라던 어른들의 말씀을 조금씩 더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매일 같이 변하는 날씨 같은 나. 그 나날의 기록을 하루도 빠짐 없이 글로 남길 수 없지만, 몸으로, 기억으로 남겨둔 것들이 쌓이고 쌓이면 저렇게 멋진 문장 하나쯤은 탁 내놓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