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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께살기연구소 Oct 11. 2023

사회의 다양한 유형: 사회 안의 사회, 시민사회, 국가

사회라는 용어를 통해 정의하고자 하는 대상

지금까지 "사회"라는 용어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동서양에서의 비교에서부터 사전적, 현상적, 실재적 측면을 검토해 보았다. 다양한 층위에서 여러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사회라고 지칭되는 대상들은 공통적으로  “상호적 관계와 상호작용 그리고 그것들의 망으로 의거해 구성한 인간모임체” 라는 특성을 보이기에 이로 정의하고자 한다. 가장 원론적인 '사회적인 것'을 기준으로 본다면, 마을사회에서부터 국가사회, 정치사회까지 다양한 수준의 사회가 존재할 수 있다.


1. 사회라는 용어를 통해 정의하고자 하는 대상


1-5. 사회의 다양한 유형: 사회 안의 사회, 시민사회, 국가와 병립하는 사회, 국가를 포함하는 사회


우선 사회라는 용어가 지칭할 수 있는 대상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총괄적으로 살펴보자.

1) 결사체로서의 사회: 연고가 없는 낯 모르는 사람들이 공동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한 인간집단, 결사체, 단체, 협회, 리그, 서클, 협동조합, 노동조합, 자선단체, 정당

2) 시민사회: 정치사회와 대립, 국가와 대립, 사회에서 국가를 제외한 영역들의 총체. 국가와 대립되는 개념, 관-민 구분에서의 민)

3) nation으로서의 사회의 하위 영역으로서의 사회: 지역사회, 제주사회, 상류사회, 학교사회, 학생사회

4) nation으로서의 사회: 국가사회(state society): 통치체계로서의 국가와 사회들의 사회가 합쳐져서 형성된 것. 사회들의 사회가 보여주는 유형들 중의 하나. 민족(nation) – 사회와 동일한 층화와 분화의 수준

5) 일반론으로서의 사회: 상호작용의 네트워크로 결성한 인간집단.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인간관계의 형태나 조직, 제도들을 기준으로 하여 개념을 설정하게 되면 일반적일 수 없다. 일반적이기 위해서는 주로 목적, 기능, 질적 요소, 속성, 본성 등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일반론으로서의 사회는 2가지 형태로 만들 수 있다. 하나는 조직, 제도, 행태 등을 일반화시키는 것으로 이때의 일반화는 주로 기능의 측면에서 목록화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상호작용, 상호의존 등의 원리들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6) 다양한 인간집단(인간모임체): 일반화의 기준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개념으로서의 가치가 별로 없음. 공동생활을 하는 다양한 인간집단은 공동생활을 한다는 것이 기준인데 너무 애매함. 이를 사회의 개념으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음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사회, 프랑스사회, 미국사회 등 nation에 대응하여 성립된 사회는 다른 수준의 사회들과 어떤 구별점을 갖고 있는가? 폴라니가 말한 ‘이중운동’에서 자기조절적 시장에 대응하여 움직이는 사회는 다른 유형의 사회들과 어떤 구별점이 있는가?


가장 큰 구별점은 통치(government)이다. 통치를 담당하는 조직이 지속적인 방식으로 설립되어 작동하고, 이들이 관장하는 제도화된 권력, 즉 공권력이 성립되어 있으며, 이 공권력이 관할하는 지리적 범위가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구별점이다. 


또 다른 구별점은 자급자족이 이뤄지는 관할권이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가 마련되는 관할권이다. 물론 특정의 재화는 관할권을 밖에 있는 사람들의 재화로 대체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대체는 교역에 의한 것이고 임의적인 것이다. 언제든지 사회는 해당 재화의 생산을 관할권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다.


지리적 범위 자체는 언제든지 줄어들 수도 있고 늘어날 수도 있어서 정해진 것이 없다. 하지만 언제나 특정의 지리적 범위는 정해지게 된다.


통치, 자급자족, 관할권 등의 기능을 수반하는 사회는 내부에 다양한 소규모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 한국사회의 경우 영남과 호남 등이 개별적인 사회로 볼 수 있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에 의해 제주사회는 더욱 더 분명하게 하나의 사회로 다룰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사회 안의 사회를 굳이 사회로 호명해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는 오롯이 ‘사회적인 것’이 발현되고 통치, 자급자족, 관할권 등의 요소들이 있는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규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도 문제는 있다. 오히려 ‘사회적인 것’에 방점을 두어 ‘사회적인 것’이 발현되기만 하면 사회로 칭하는 것이 개념 규정에 있어서는 보다 명확하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인 것’의 발현은 지리적 다양한 수준에서 달성될 수 있다고 보고 통치, 자급자족, 관할권 등의 요소를 갖는 사회는 형용사나 명사를 사용하여 해당 수준을 명시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치사회라든가 통치사회 또는 국가사회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nation 수준에서 형성된 사회를 지칭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을사회, 지역사회, 제주사회 등도 형용사나 명사를 덧붙여 사회의 수준을 명시해주면 된다.


칼 폴라니가 말하는 사회란 국가사회(또는 통치사회나 정치사회)에 해당한다.


일반론으로서의 사회

일반적 사회. General society: 사회 안의 사회들(결사체, 조합, 시민단체, 회사, 동아리, 사회적 경제조직들), 시민사회 등 사회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요소를 말한다. 모든 유형의 사회들을 총칭하여 실재론적 일반화에 근거해 개념화한 사회, 보통 사회라고 말할 때의 사회이기도 하다. 


참고) 사회적인 것. Le social, the social. 원리계에 속함. 현상계에 속한 것이 아님. 사회 안의 사회, 사회들의 사회, 시민사회, 일반적 사회, 민족 등의 현상적인 것들을 ‘그것을 그것이게 하는 요소’, 현상적인 층계의 구체적 대상물에서 발현되는 원리계의 요소들


‘사회적인 것’이 발현하여 형성되는 사회는 하나의 고정된 형태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앞서 제시한 실재적 요소들은 다양한 수준에서의 사회들에 공통적으로 존립의 기반을 제공한다. 


저자의 사회에 대한 정의

사회란 “상호적 관계와 상호작용 그리고 그것들의 망으로 의거해 구성한 인간모임체” 로 개념을 규정해 본다. “상호적 관계와 상호작용 그리고 그것들의 망”을 좀 더 분석해 들어가면, ‘사회적인 것’이 있다. 즉 사회는 ‘사회적인 것’과 ‘비사회적인 것’이 동시에 발현되는 인간모임체이다.


참고) 국가 = 통치조직 + 통치체계 + 통치집단(통치체계의 조직과 제도들을 점유하는 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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