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독한 사차원 Jan 20. 2024

하늘을 나는 자동차, 에어 택시

1-1 과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1-2 에어 택시

1-1 과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꿈 메모장
23.02.09 5:12 am
비행기, 동그란 좌석, 번호, ufo

눈이 번쩍 뜨이면서 꿈에서 깼다.

'아.. 안돼!!! 지금 깰 순간이 아닌데..’


가끔 새벽에 인상 깊은 꿈을 꾸다 잠에서 깨어버린 순간 꿈을 기억하고 싶을 때면 더듬더듬 메모장을 찾아 단어들을 적는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비몽사몽 기록한 글자들로 문맥을 이어 꿈을 기억해 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그렇게 어느새부턴가 책상에 붙어있는 메모장에는 꿈속에서 일어났던 핵심 단어들이 빼곡하게 쌓임과 동시에 오늘도 평소와 같이 옆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꿈 얘기를 조잘조잘 떠들기 시작했다.


꿈속에서 또 꿈을 꾸고 있는 꿈이었다.

비행기에 올라타는 장면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내가 비행기 안임을 눈치껏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은 각자의 이름대신 번호로 불리고 있었고 서로의 진짜 이름들은 담당자들만 알 수 있었다. 번호 순서와 전혀 상관없이 줄을 서있던 사람들은 차례에 맞춰 들어가 앉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평범한 비행기 좌석의 형태가 보이다가 뒷 좌석으로 가면 갈수록 새로운 모양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통조림 속 파인애플처럼 가운데가 뻥 뚫려있어 마치 만남의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동그랗게 둘러앉아 있는 모습이 연상되는 모양, 족히 8명은 함께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일체형 좌석, 연회장처럼 꾸며져 있는 식탁과 좌석, 회의실에 있을 것만 같은 책상과 좌석, 기차에서 볼 수 있는 서로 마주 보는 좌석 등등..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좌석들의 모양에 '아 조금만 더 예리했으면 꿈인걸 알고 새로운 걸 시도해 볼 수 있었을 텐데..' 라며 가끔 꿈을 인지했을 때 하늘을 날아보거나 모든 상황을 주도했던 짜릿한 기억을 떠올려볼 수 있기도 전에, 비행기 안 속의 좁았던 공간은 어느새 둥그런 모양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 지금 여기는 비행기가 아니라 UFO 구나.'
그렇게 나에게 납작하고 동그란 모양으로 바뀌어진 공간과 하늘을 날고 있는 물체를 UFO라고 확신했는지 꿈속 무의식이 만들어낸 상상에서도 비행기는 비행기 모양이며, 원래 알고 있던 비행기 속 좌석이 아닌 어딘가에서 보았던 모든 의자의 모양들이 한 공간에 있다며 이상해 하는 모습, UFO는 비행기의 좁은 기체와는 다르게 넓적한 모양으로,


그렇게 한계 없다고 생각했던 꿈마저 내가 보는 세상 속에 갇힌 또 다른 세계를 그리려 하고 있었다.


상상은 시간이 지나 더욱 다양해질 것 같으면서도

내가 경험하고 학습한 것에 의해 만들어진 세상 속에서 아주 더디게 변형되어 자리하고 있으며


과거에 최선을 다해 해왔던 상상들은
이미 현재에 만들어지고 있다는 소름 돋는 사실들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1-2 에어 택시


2005년도 초등학교 미술시간


"여러분~ 미래 세상은 어떻게 변해있을지 상상해서 그려오세요~!"


반에서 친구들이 제일 많이 그려왔던 그림은 하늘을 날고 있는 자동차였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그 시절 상상 중에서는 뻔한 상상이었지만 제일 신기해 보였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그려갔다.


옆에서 나의 꿈을 묵묵하게 들어주는 친구는 공교롭게도 당시 에어 택시 산업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가끔 서로 이야기를 하다가 나에게 에어 택시가 상용화되는 조건으로 다양한 상황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 또, 미래의 탑승객이 된다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물을 때면,


여전히 내가 어린 시절 머릿속에서 상상하며 그렸던 자동차 모양에 프로펠러만 똑 떼어다가 하늘에서 둥둥 떠다니며 뭉게구름이 옆으로 지나가는 도화지 속 모습만 떠오를 뿐, 하늘에서도 내가 매일 건너는 신호등과 차도의 규칙들이 그대로 적용될 것만 같아 대답을 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생겨났다.


그렇게 내가 보고 있는 것들의 형상들을 벗어나지 못하고 틀에 박힌 사고에 머물다 보니 막상 현실이 되었을 때 바라보아야 하는 것들을 자꾸만 방해한다.


미술시간에 막연하게 그려왔던 초등학생들의 상상 속 세상에서부터, 현재 실존하게 될 교통수단으로 발전해 가는 모습들을 보니 그 시절 어렴풋한 상상일지라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는 왠지 내가 상상하는 것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을 것만 같아, 보고, 듣고, 학습하는 것에 끊임없이 물음을 던져 형태를 깨며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과

그 어렴풋한 모든 순수한 희망들이 또렷해져 가는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믿음을 가지는 꿈을 오늘도 꾸어본다.


작가의 이전글 질문학개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