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무엇이든 자세히 보아야 한다.
나태주 시인님의 국민 애송시 '풀꽃'을 좋아한다. 쉽고 짧고 강렬한 좋은 시라는 생각은 변함없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구절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과연 누구를 '자세히 보아야 하느냐'였다. 그러다가 불현듯 그 대상은 바로 '나'라는 다소 생뚱맞은 결론에 이르렀다. 물론 정답은 아니다. 그렇지만 진정 나를 찾고 나를 사랑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기에 가능한 생각이 아닐까 싶다.
나는 베이비부머다.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1962년생으로 범띠다. 베이비부머는 전쟁 후 희망을 외치던 시대에 태어났다. 대략 1955년생부터 1963년까지 약 700여 만명을 1차 베이비붐 세대로 칭한다. 오랜기간 열심히 일하고 가족을 보살피며 대한민국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다했다. 이제는 대부분 퇴직을 하고 2선으로 물러났다. 앞으로 노년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은퇴의 힘듦을 이겨내고 재도약의 날개를 펼치길 소망한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1천6백만명에 달하는 55세~79세의 고령층 인구의 약70%는 계속 일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근로 희망 연령 역시 71.7세에서 73.0세로 상승했다고 한다. 계속 일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생활비였지만 일하는 게 즐겁다는 응답도 증가했다. 아마도 갈수록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결코 멈춰서는 안 될 동력이 바로 베이비부머다.
저출산과 고령화, 인구 감소가 맞물려 아무도 겪어 보지 못한 큰 재앙에 빠져들 것이라는 어두운 소식이다.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노인의 법적 기준 나이는 65세이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들 대다수는 절대 노인이 아니라고 손사래 치는 현실이다. 특히, 노후에는 건강, 돈, 외로움 등 3대 불안 요인을 잘 극복해야 한다. 설령 꿈이지만 이를 위해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
최선의 은퇴 준비는 이것이다.
최선의 은퇴 준비는 일을 하는 것이다. 베이비부머들은 여전히 달리고 싶어한다. 일을 하고 싶지만 여건은 녹록치 않다. 만약 후배들이 "은퇴 준비를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온다면 다음과 같이 조언하고 싶다. 물론 아직 부족한 입장이지만 몇가지 말씀드리고 싶다.
첫째, 재취업 등 노후 준비는 현직에 있을 때 준비하라. 준비가 덜 된 상태로 퇴직을 하면 초조한 마음에 성급한 결정을 내릴 공산이 크다. 그러면 힘든 시기를 만날 수도 있다. 젊은 날은 고생길이었지만 인생 2막은 꽃길이어야 한다.
둘째, 퇴직 후 쉬어야 겠다는 생각을 애당초 하지 마라. 오랜기간 한 직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하면 쉬고 싶다는 것은 생각은 당연하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젠, 75세까지 일하는 시대이다. 만약 쉬었다 다시 일을 찾는 것은 '녹슨 기계에 다시 기름칠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셋째, 눈높이를 낮춰라. 재취업 조직에 나이 어린 상사가 있을 수 있다. 더군다나 급여도 적을 것이다. 하지만 빨리 적응해야 한다. 누구에게나 왕년은 있다. 잘 나가던 그 때를 잊고 눈높이를 팍 낮춰야 한다. 지난 날 받았던 대우는 완전히 잊어야 한다. 은퇴하면 현직에서 일했을 때 보다 소득의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과 친구야 되어야 한다. '체면은 밥 먹여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퇴직 2년차이다. 그렇지만 꿈과 열정은 식지 않고 있다. 나이에 비례하는가 스스로 물어 본다. 나이를 들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꿈과 열정을 잃어 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고 한다. 항상 젊은 마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바쁘게 사는 것이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새롭고 신기한 것에 대한 앎이 솟아 오른다. 결코 젊었을 때만 도전이 있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나이가 들수록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퇴직 후 재취업 시장에 처음 발을 디딜 때, 어쩌면 막막할 수 있다. 하지만 몇가지 참고사항을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퇴직후에도 자신의 역량과 경험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분야에서 능력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기술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역량, 경험, 관심사, 가치관 등을 분석하여 어떤 분야에서 일할 지 판단하면 좋다.
시간을 관장하는 두 신은 카이로스와 크로노스다. 객관적이고 물리적인 시간 크로노스와 달리 카이로스는 자신이 주도할 수 있는 시간, 심리적이고 가치 있는 시간이다. 카이로스의 삶을 살라는 뜻이다. 기회의 신 카이로스는 앞 머리카락은 기나 뒷머리가 없다고 한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인식하고 그 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끝이 곧 시작이다.
은퇴는 끝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이다. 새로운 삶의 단계로 진입하는 것을 뜻한다. 은퇴 후에는 더 많은 시간과 자유를 가질 수 있다. 관심은 관계의 시작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관심사나 취미를 좇아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또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사회봉사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공부를 하거나, 여행을 다니는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은퇴는 삶의 새로운 장을 열어줄 수 있는 기회이며, 적극적으로 시작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노후는 우리가 책임을 져야한다. 노인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백세 시대다. 사람의 매력은 나이가 들수록 하무뭇해지는 것 아닐까. 매력은 결코 외모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활력을 넘어 대상을 편안하게 하는 언어, 넒은 이해력과 깊은 배려는 그 자체만으로도 주변을 환하게 비추는 예술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끝은 우리가 배움을 얻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는 기회이다. 시작은 우리가 새로운 도전에 도전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이다.
'끝이 없으면 시작도 없다.' 물론이다. 그렇지만 어떻게 받아 들이는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사람들이나, 새로운 목표를 세운 사람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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