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일이 몰아친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시간은 흐른다.
커피를 마신다.
밤을 지새운다.
"이렇게는 못살겠어.
못해먹겠어."
카페인에 취해 몽롱한 상태로
다음 날 하루가 지속된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또 커피를 마신다.
그런 하루가 반복된다.
02
드디어 바쁜 일이 모두 끝났다
데드라인이 지나갔다.
한숨을 돌린다.
축하주를 마신다.
푹 잠을 잔다.
다음 날 12시가 넘어서야 일어난다.
03
여유가 생겼다.
이제야 카페인에서 벗어나
또렷한 정신상태가 된다.
여유가 생겼다.
앞선 것들이 훑고 지나간 그 빈 공간에
온갖 걱정과 불안이 자리 잡는다.
느슨했던 시간들 사이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이 자리 잡는다.
쉬려고 만들어놨던 틈이 더욱 빽빽해진다.
"이렇게는 못살겠어.
다시 바빠져야겠어."
그런 하루가 반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