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나의 이야기
내 인생은 여기까지 인 건가?
내 인생 망하면 어떡하지
백수가 되고 나니 막막하기만 했어요.
외고와 연세대를 나왔으니 주변의 기대는 높았는데, 이것저것 다 떨어진 상태로 그냥 졸업을 했고 여전히 뭘 해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우선 지금까지의 상황을 돌아보기로 했어요.
어차피 시간은 남아돌고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었으니, 그 시간을 '나에 대한 공부'에 써보기로 했어요. 집에 있는 수첩을 하나 꺼내 '진로 노트'로 만들어서 매일 질문을 던지고 기록했어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지? 무엇을 잘하지?
다행히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정리가 되었어요.
1. 변호사가 멋있어 보인다.
2. 응원단 활동하면서 무대에 서고, 공연을 운영하는 게 재밌었다.
물론 여전히 확신은 없었어요.
단순히 멋있다, 재밌었다 라는 이유였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대학생도 아닌 정말 백수이기 때문에 뭐라도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사실 졸업과 동시에 또 한 가지 시련이 있었거든요.
당시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거예요. 처음으로 인생에서 완전히 혼자가 된 기분이었어요. 학교라는 소속도 없고, 남자친구와도 이별하고. 세상에 혼자 내던져진 것 같아 너무 외롭고 힘들었어요. 그 상황이 너무 힘드니까 뭐라도 해야 했어요.
그래서 둘 다 준비를 하기로 결심했어요.
리트 강의를 등록해 로스쿨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채용사이트를 뒤지기 시작했어요. 정말 솔직히 말하면, 그전까지만 해도 대기업 못 가면 내 인생 망하는 줄 알았어요. 주변 친구들이 다 대기업을 가니까. 그런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까 달라졌어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상관없이, 그냥 내가 그나마 관심 있는 공연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곳을 무작정 찾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채용공고 하나가 눈에 띄었어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연출한 공연기획사였어요.
솔직히 공연기획사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몰랐어요. 그냥 홀린 듯이 지원했어요.
서류와 면접까지 바로 합격을 했어요. 6명 정도의 작은 회사라 빠르게 채용 프로세스가 진행되었고, 지원부터 첫 출근까지 일주일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졸업하고 한 달 만에 백수를 탈출한 거예요.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전에 떨어진 건 당연한 결과였어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확신이 없으니까, 서류에 붙어도 다음 단계를 열심히 준비하지 않았던 거예요. 마음이 갈팡질팡하니까. 떨어지는 게 당연했던 거죠.
결국 두 가지가 바뀌고 나서야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요.
간절함이 행동력이 됐고, 눈을 낮추니까 선택지가 넓어졌어요.
여기서 끝났다면 해피엔딩이고 얼마나 좋을까요? 연세대 졸업하고 백수였던 썰은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