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stainability Scientists Jun 06. 2023

[건축] 쓰레기 소각장의 새로운 변신

덴마크 코펜하겐의 지속가능한 건축물 | 코펜힐(Copenhill)


Copenhill (Amager Bakke)

주소: Vindmøllevej 6, 2300 København, Denmark (지하철 Christianshave St.에서 버스 이용 가능)

스키 슬로프와 등산로 운영 시간 및 루프탑 카페 등 운영 시간 요일별 상이 / 방문 전 확인 필수!!!

스키는 사이트에서 예약 필요

주요시설: 스키, 스노보드, 하이킹, 등산, 가이드 투어 등 다양한 활동 이용 가능

Copenhill 웹사이트


폐기물관리, 에너지생산, 덴마크환경이니셔티브, 탄소중립, 클린에너지, 쾌락적지속가능성*


*쾌락적지속가능성(hedonistic sustainability)이란, 이 건물을 지은 덴마크 건축가 Bjarke Ingels이 개발한 개념이다.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건축물을 설계하고 만들면서도 동시에 인간의 쾌락과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음을 강조하는데, 기존의 지속가능한 건축방식이 절제나 희생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반면 이 개념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방법으로 접근한다. 건물이나 도시를 설계할 때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술과 혁신적인 디자인을 통해 에너지 효율성, 재활용 가능성, 건강과 웰빙, 사회적 상호작용을 고려하고 사람들의 경험과 쾌락을 위한 공간을 통해서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쾌락과 지속가능성이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라는 것에 있다.


쓰레기 소각장을 코펜하겐 도시 전체의 랜드마크로 바꾼 코펜힐


코펜힐(Copenhill 또는 Amager Bakke)은 2017년 개장 이후로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폐기물 에너지 발전소, 지역 사회와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건축물을 말할 때 항상 언급된다. 덴마크어로 '아마게르 지역의 언덕'이라는 뜻의 '아마게르 베케'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2021년 세계건축축제(WAF)에서 '올해의 세계 건축물'에 선정되었다. 이곳은 다양한 기능과 성격을 가진 공간이 한 곳에 어우러져 있다.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지만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는 발전소와 스키장, 하이킹 코스, 암벽 등반, 공원 등을 즐길 수 있다.

  

/ Hufton + Crow
/ Hufton + Crow


| 오래된 발전소를 대체한 새로운 도시 공간


코펜힐 자리에는 완공된 지 50년이 지난 오래된 낡은 소각장이 있었다. 코펜하겐시는 오래된 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해서 건축물 설계 공모를 진행했고 이곳에 기존 소각장 기능을 활용하여 쓰레기를 태운 열로 전기를 생산하는 새로운 발전소를 만들었다. 이곳이 주목받는 점은 무엇보다 발전소 위에 자리 잡은 스키 슬로프와 건물 외부와 옥상에 들어선 여가시설이 완벽히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코펜힐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푸른 인조 잔디로 덮인 경사 지붕인데 여러 동의 건물 지붕을 이어 스키 슬로프로 만들었다. 구릉지나 산이 없어 스키를 타러 노르웨이나 스웨덴 알프스로 이동하는 덴마크의 지리적인 특성을 벗어나 사계절 내내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다. 스키장뿐만 아니라 건물 외벽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85m의 암벽 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고 슬로프 한편에는 500m(실제 490m)에 달하는 등산로를 조성해 두어 걷거나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스키와 보드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슬로프 / Copnehill
/ BIG - Bjarke Ingels Group
/ Copnehill
세계 최고 높이의 인공 암벽 클라이밍 / Hufton + Crow
코펜하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 Hufton + Crow


|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발전소


멋진 외형과 다양한 용도로 주목받고 있는 코펜힐의 주요 목적은 폐기물 에너지 발전소인데 코펜하겐과 인근 지역에서 나온 폐기물 가운데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을 제외하고 폐기물을 매년 40~44만 톤의 폐기물을 청정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다. 시간당 25~35톤의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으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하여 전기를 만들거나 지역난방수를 공급하고 있다. 약 6만 가구에 전력 공급과 16만 가구에 난방을 할 수 있는 공급량이다. 이곳은 또한 폐기물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거를 수 있도록 필터와 정화기술을 활용하여 오염물질 발생을 억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석탄화력발전소와 비교하여 연간 10만 톤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절감하였고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85% 감소시키고 이산화황(SO₂) 배출량을 99.5% 감소시켰다.


/ BIG - Bjarke Ingels Group


| 생물종다양성을 유지하며 새로운 생태계를 만든 건물의 지붕


건물 지붕은 300그루의 나무와 7,000여 개의 덤불이 심어져 있어 마치 산과 같은 모습이다. 이는 열을 흡수하고 대기 중 먼지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며 빗물의 유출을 최소화한다. 이런 기능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녹지가 형성되어 새와 벌, 나비 등의 안식처가 되고 생물종다양성을 갖추어 코펜하겐 시에 완전히 새로운 도시 생태계를 형성한다.


/ Copenhill



| 2025년까지 세계 최초 탄소중립도시를 목표로 하는 코펜하겐


2012년 코펜하겐시는 'CPH 2025 Climate Plan(코펜하겐 2025 기후계획)'을 발표했다. 화석연료 소비량보다 더 많은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다는 계획이 핵심이다.  코펜힐은 코펜하겐의 이런 목표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나 탄소중립에 대해서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이나 방문객이 직접 보고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코펜힐은 다양한 활동과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에 대한 인식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


이곳은 지속가능한 도시가 단순히 환경에 좋은 것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일상을 더 즐겁게 할 수 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는 분명한 예이다 - Bjarke Ingels



작가의 이전글 [호텔] 독일의 탄소중립 호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