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계급 피라미드에 갇힌 우리에게
“왜 한국 사람들은 급 나누기를 이토록 좋아할까?”
이 질문이 [돈의 심리학]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한국에서 돈을 모으는 건 그저 지출을 줄이고 수입을 늘리는 문제만이 아니다.
사실,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한 감정과 구조, 비교와 인정 욕구가 얽힌 이야기다.
한국 사회는 ‘명품 가방’, ‘자동차’, ‘아파트’, ‘학벌’로 서로를 나눈다.
심지어 아파트 지역별 계급도라는 것까지 존재한다.
문제는 이 계급도가 실제 삶의 행복과 무관하다는 데 있다.
나는 한때 지갑 대신 지퍼백을 들고 다녔고,
지금은 그냥 회사 로고 박힌 굿즈 지갑을 쓴다.
명품 브랜드에 관심도 없고, 그걸 썼다고 해서 차별받거나 불편했던 적도 없다.
오히려 그 덕에 ‘진짜로 나에게 중요한 것들’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사람 관계, 건강, 내가 좋아하는 일. 이런 거 말이다.
그런데 사회는 여전히 보이는 것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나를 설명하려 든다.
그리고 우리는 종종 그 기준이 누구의 것인지조차 모른 채 따라가고 있다.
한국에서 계급은 단지 서열이 아니다. 정체성 자체다.
군대, 학교, 조직 사회 모두가 개인의 개성을 제거하고 ‘회사’, ‘호봉’, ‘직급’으로 사람을 정의한다.
이 구조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우리는 스스로도 자신을 ‘몇 평에 사는지’, ‘어디 출신인지’로 설명하게 된다.
근데 이거 좀 무섭지 않나?
자기 기준을 잃어버리는 거니까.
이런 기준은 생각보다 더 많은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
예전에 친구가 “코딩학원 다니면 취업 잘된대. 쿠팡 다니는 친구가 그랬어.”라고 말했다.
처음엔 혹하게 들리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말한 친구는
학원을 다녀본 적도, 채용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저 ‘쿠팡’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권위감으로 이런 정보가 정답처럼 굳어버린다.
소속이 정보의 진위를 대신해 버리는 사회.
‘누가 말했느냐’가 ‘무슨 말을 했느냐’보다 중요한 사회.
나는 이런 게 너무 위험하다 느낀다.
[돈의 심리학] 은 말한다.
“돈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의 문제”라고
한국에서는 평균이 상향 평준화 되어 있다.
‘인서울’, ‘4년제’, ‘3억짜리 교육비’, ‘30대에 내 집 마련’ 같은 것들.
문제는 이 기준이 너무 높은데도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처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게 안 되면?
나는 실패한 것 같고, 더 많이 소비하고, 더 비교하며, 더 불행해진다.
[돈의 심리학] 이 제안하는 것은 단순하다. 돈을 벌어서 자유를 사라는 것.
그리고 그 자유는 ‘사회적 지위’나 ‘화려한 스펙’이 아니라,
하루 중 내가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시간으로 표현된다.
내가 쫓아야 하는 건 ‘상위 10% 연봉’이 아니라, ‘상위 10% 시간 자율성’이 아닐까?
그리고 어쩌면 진짜 부자란,
출근 시간에 카페에서 멍 때릴 수 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1. ‘성공’이라는 말에 내가 떠올리는 이미지는 어디서 왔을까?
2. 내가 속한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도달했을 때, 진짜 자유로울까?
3. 소속보다 중요한 건 무엇인가?
4. 비교하지 않으면 나는 어떻게 살까?
5. 경제적 자율성은 결국 어떤 삶을 가능하게 만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