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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로 Mar 18. 2023

내가 인스타그램을 지운 이유

나는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는 축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좋은 장소에 가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음식을 먹을 때 인스타그램을 떠올렸고

힘든 일이 있고, 힘든 하루를 보냈고, 이상한 일을 경험해도 인스타그램을 떠올렸다.

인스타그램 속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일상을 공유했고, 그들의 일상을 공유받았다.


어느날, 나는 그 속에서 외로움을 느꼈다. 

인스타그램을 지우겠다는 다짐을 하고 나는 마치 ‘디톡스’되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계속해서 인스타그램을 사용할 때는 절대 알 수 없지만, 끊어내는 순간 깨닫게 되는 것들은 이런 것들이 있다.   







1. 인스타그램은 생각보다 사람을 외롭게 만든다.


우리가 과거보다 개인적인 사회에 살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런 사회에서 인스타그램은 마치 과자와 같다. 배가 고프고 허한 마음에 맛있는 과자를 먹으며 만족하지만, 결국 든든한 밥을 한끼 먹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 영양분과 든든함은 과자를 아무리 먹어도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관계의 부재로 과자처럼 먹는 인스타그램은 아무리 먹어도 허전하다. 아무리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영양과 든든함은 결국 사람을 계속해서 외롭게 만든다. 인스타그램에 쓰는 감정과 마음을 아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진정한 관계에 쏟아부어보면 알 수 있다. 100명과의 과자 같은 관계보다 1명과의 국밥같은 관계가 더 나를 가득 채울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인스타그램에 사용했던 시간과 마음을 모두 모아, 내가 좋아하는 소수의 친구와 가족들에게 아침에 “오늘 날씨가 추우니 따뜻하게 입어”, “오늘 저녁은 뭘 먹을거야?” “잘자”라고 이야기하는데에 사용했다.   

2. 인스타그램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한다.


들락날락 짧고 간단한 정보들을 습득하는 인스타그램,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들이 모였을 때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지 잘 자각하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인스타그램에서 의미없는 일상과 농담을 살펴보는데에 정말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왜냐하면, 인스타그램을 보는데에 직접적으로 쓰는 시간 뿐만 아니라, 무언가 일을 할 때 인스타그램에 들락날락하느라 집중하지 못해 허비하는 시간도 포함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멀티태스킹’을 할 수 없는 구조이다. 그렇기에 일과 인스타그램을 왔다갔다 하는데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너무나 많이 사용하게 된다.

그 시간과 집중력을 모으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나는 인스타그램을 평소에 했던 시간에 종이책을 읽었다. 공부를 할 때 인스타그램을 들어가지 않으니, 훨씬 집중이 잘 되었고 같은 일을 2배 빠른 시간에 끝낼 수 있었다. 결국 나는 인스타그램을 지우고 1년간 책을 60권 넘게 읽을 수 있었다.   


3. 인스타그램은 생각보다 안봐도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을 안한다’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하는 생각이 있다. ‘트랜드에 뒤쳐지면 어떡하지?’ ‘다른 사람들 다 하는데 나만 안하면, 나만 친구 없어지는거 아닌가?’


나도 당연히 그런 걱정을 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간간히 연락하던 친구들과 연락이 끊어질 것 같고, 모두가 아는 트랜드를 나만 모르고 지나갈 것 같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야만 연락하는 친구들은, 연락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내 인생에 어떠한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시간과 마음을 더 소중한 오프라인 인연에게 사용했을 때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곤 한다.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아도 트랜드를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인터넷도, 우리가 사는 오프라인 일상도, 어쨌든 우리가 살아가는 하나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4. 인스타그램은 생각보다 진정한 나를 돌아보지 못하게 한다.


내가 인스타그램을 지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인스타그램에는 누구나 ‘나’의 모습보다는 ‘남에게 보여지고 싶은 나’의 모습을 생각하며 공유하게 된다. 그렇다 보니, 진정한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기 보다는 남에게 보여지고 싶은 모습,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에 집착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볼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남들이 나에게 ‘보여지고 싶은’ 모습을 보여주다보니, 

그 모습을 통해 그 사람을 판단하고 나와 비교하게 된다.


건강하지 못한 자아가 형성되기 딱 좋은 환경이 바로 인스타그램이다.

나의 건강한 마음 키우기의 큰 터닝포인트는 ‘인스타그램 디톡스’이다.


당신이 만약,

가벼운 관계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집중하는 삶을,

가벼운 판단보다는 진중한 성찰을 하는 삶을,

가벼운 농담보다는 깊이있는 대화를 하는 삶을,

공유보다는 기록을 하는 삶을 원한다면

지금 당장 인스타그램을 지우고 나와 같은 삶을 한번 살아보는 걸 추천한다.



추가로, 나는 이 책을 통해 인스타그램이 나의 뇌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알게 되었고, 디지털 미니멀리즘 라이프를 확신했다. <디지털 미니멀리즘> 책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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