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기우신 일복을 입고
커피 한 잔을 든 아버지의 손
청국장을 만들기 위해
절구로 찧던 아버지의 손
씨마늘을 까던 아버지의 손
땅콩을 캐던 아버지의 손
김장 날 수육을 삶기 위해
집된장을 휘휘 젓던 어머니의 손
순두부가 눌러 붓지 않게
주걱으로 젓던 어머니의 손
집에서 물주고 기른
콩나물을 손질하던 어머니의 손
흙 묻은 겨울 냉이를
손질하던 어머니의 손
동그랑땡을 만들던 할아버지와 손녀의 손
밤을 까서 먹이려는 할아버지의 손
추석 송편을 빚던 할머니와 손녀의 손
삶은 다슬기 속살을 까던 부녀의 손
김장 날 김치를 담그던 가족들의 손
복날 닭백숙을 먹던 가족들의 손
추억은 손에 담긴 소중한 마음이다.
다사로운 태양이 그 손에 함께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