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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제철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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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롱이 Dec 09. 2024

메주 만들기

솥뚜껑을 연다. 하얀 김에 구수함이 묻어 올라온다. 노란 메주콩 중간에 진갈색이 눈에 띈다. 언뜻 한자 일심(一心)이 떠올랐다. 나중에 어머니께 여쭤보니 집된장이었다. 어머니는 콩을 삶기 시작할 때 집된장을 넣으면 거품이 잔거품으로 바뀌어서 끓어 넘치지 않는다고 한다.


메주콩 몇 알을 맛본다. 어금니에 나근나근 씹힌다. 달금하고 구뜰하다.


가을철 수확한 메주콩을 씻어 불린 후 물을 넣고 삶아 으깨고 발로 밟는다. 메줏말로 네모나게 성형 후 볏짚 위에 얹어 말린다. 뜨거움을 참고 메주를 만드는 아버지의 손길에 정성이 듬뿍 담긴다. 우리 집 장맛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손맛이 함께 어우러져 나온다.


메주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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