솥뚜껑을 연다. 하얀 김에 구수함이 묻어 올라온다. 노란 메주콩 중간에 진갈색이 눈에 띈다. 언뜻 한자 일심(一心)이 떠올랐다. 나중에 어머니께 여쭤보니 집된장이었다. 어머니는 콩을 삶기 시작할 때 집된장을 넣으면 거품이 잔거품으로 바뀌어서 끓어 넘치지 않는다고 한다.
메주콩 몇 알을 맛본다. 어금니에 나근나근 씹힌다. 달금하고 구뜰하다.
가을철 수확한 메주콩을 씻어 불린 후 물을 넣고 삶아 으깨고 발로 밟는다. 메줏말로 네모나게 성형 후 볏짚 위에 얹어 말린다. 뜨거움을 참고 메주를 만드는 아버지의 손길에 정성이 듬뿍 담긴다. 우리 집 장맛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손맛이 함께 어우러져 나온다.
메주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