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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백반 마실

좋은 사람이 좋은 음식을 만든다!

넉넉한 장터 밥상

by 바롱이

유진식당은 문경 점촌 신흥시장 안에 있던 식당이었다. 인상 좋으시고 건강해 보이시는 노부부가 운영하셨다. 할머니는 음식 만드시고 할아버지는 서빙 및 계산을 하셨다.


메뉴엔 없지만, 백반도 맛볼 수 있었다. 노부부는 식사 중에도 밥이랑 밑반찬 모자라면 말하라고 하셨다. 넉넉한 장터 인심이 느껴졌다.


아쉽게도 현재는 영업하지 않는다.


백반을 주문했다. 주인 할머님이 모자라면 더 주신다며 큰 대접에 갓 지은 밥을 담아 내줬다. 온정(溫情)이 담긴 밥이었다.


호박 넣어 끓인 구수하고 짭짤한 된장국, 채소 다져 넣은 부드러운 달걀찜, 상추 겉절이, 콩가루에 버무린 고구마 줄기 무침, 양파·오이무침, 호박나물, 깻잎지, 감자조림, 가지무침, 김치, 금방 구워내 따뜻하고 바삭한 부추전, 오미자·배추·무 등을 넣은 상쾌한 물김치 등 밑반찬과 프라이팬에 따뜻하게 구운 조기구이 반찬이 더해졌다. 정성스럽고 푸짐한 장터 밥상이었다.


찬들은 간이 짜지 않고 삼삼했다. 인정만큼 음식 솜씨 좋으신 주인 할머니의 정성이 담긴 수수하지만 깔끔한 밥상이었다. 한쪽에 끓고 있는 구수한 숭늉으로 식사를 마무리했다. 개운했다. 좋은 사람이 좋은 음식을 만든다. 기억에 오래 남을 한 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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