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송편
송편은 추석 차례 지낼 때 놓이는 추석 대표 음식이다. 송편에 들어가는 소도 깨, 콩, 팥, 밤 등 다양했다.
몇 해 전부터 추석 차례는 지내지 않는다. 더이상 가족들이 모여 송편도 빚지 않는다. 양도 줄고 소도 다양하지 않지만 주전부리 겸 식구들 먹이려고 어머니는 습관처럼 송편을 빚으신다.
쑥가루가 섞인 멥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가며 익반죽을 한다. 오래 치대며 찰지고 매끄럽게 만든다.
떡 반죽을 한 개 빚을 만큼 떼어 손바닥에 놓고 동그랗게 굴린다. 엄지손가락을 넣어 가운데를 움푹하게 만들고 농사지은 동부콩을 소로 담는다. 엄지와 검지로 반죽을 아물려 빚는다.
송편 반죽은 쑥가루가 섞인 멥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익반죽하였다. 쑥가루가 섞여 반죽이 푸른 빛을 띤다.
소는 설탕을 넣은 볶은 참깨와 찐 밤이다. 할아버지는 소로 넣을 찐 밤을 까시고 손녀와 할머니는 송편을 빚는다.
할머니는 노련한 손놀림으로 송편을 빚으며 방법을 설명해준다. 손녀는 뽀얀 고사리손으로 서툴지만 따라 한다.
텔레비전에선 전국노래자랑 김수희의 ‘애모’가 흘러나온다. "그대 앞에만 서면 왜 나는 작아지는가".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녀가 함께 송편 빚는 모습과 묘하게 어우러진다.
할머니가 도와주긴 했지만 초등학생 여조카에게는 직접 손으로 굴려 가며 빚은 첫 송편이다. 시간이 지나 할아버지, 할머니를 기억할 추억을 빚는다.
김이 오른 찜통에 젖은 면보를 깔고 송편이 서로 붙지 않게 올려 뚜껑을 덮고 찐다.
쑥 가루가 섞여 짙은 녹색을 띠는 송편을 한입 베어 문다. 쫄깃하다. 은은한 쑥 향에 동부콩의 고소하고 단맛이 어우러진다.
예전 추석 차례 지낼 땐 솔잎을 올려 쪄냈다. 솔잎은 송편이 서로 달라붙지 않게도 하고 솔잎 향도 입히고 오래 두고 먹을 때 방부효과도 내준다.
쪄낸 송편을 찬물에 식혀 물기를 빼고 참기름도 발랐다. 이젠 그런 모습은 볼 수 없다. 단지 옛 습성이 남으신 어머님만이 추석이 다가오면 송편을 빚으신다. 가족들 먹이려는 어머니의 정성이 한가득 담긴 투박하고 수수한 송편이다.
어머님이 쪄낸 송편에 참기름을 바른다. 찐 밤, 참깨를 소로 넣은 송편이다. 은은한 단맛의 찐 밤과 고소하고 달큰한 참깨 맛에 입안이 흐뭇하다. 정성스러운 손맛이 담겨 더 맛깔난 송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