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분명히 놀이탐구형 유치원이라고 했는데,
(한때나마) 집중력 좋던 아이는 친구들의 선행에 지쳐갔다.
영어, 한글, 수학을 매일 하는 유치원.
유치원을 그렇게 골랐는데, 힘들어 하는 아이를 보니 미안함이 밀려온다.
이게 아닌데..
유치원과 이사가 겹쳐 고민이 많았을때, 친구들 말에 흔들렸다.
"야, 학군지 가고싶어도 못가는 상황인 사람도 있는데, 복인 줄(?) 알어"
"빡세게 시켜. 초등때 후회한다."
끝까지 내 고집을 밀어붙였어야했는데,
이런저런 지난날의 아쉬움을 극복해보고자,
평지이고 가족들이 있는 학군지에 와봤는데.
친구들 따라 학원을 다니고 싶다는 아이.
00이는 영어를 잘해
00이는 한글을 잘써.
난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던게 아닌데.
다양한 친구들의 관심사에 푹 빠져서 이야기 나누기
재미있게 놀아보기
규칙 배우기
친구의 감정 느껴보기
등등..
살면서 지친 나를 붙잡아줄 기본적인 것들을 알차게 보내길 바랬건만.
"나도 학원 보내줘"라니.
열심히 해서 좋은대학가면 좋다.
그러나, 그게 안될경우 얼마나 처참한지.
또는 대학, 그 이후의 삶이 얼마나 불안한지에 대한 고민은 대한민국 30-40대라면 누구나 알것이다.
그래서 요즘 누구나 든든한 부모가 되고자
열심히 살지 않는가. 아이의 학교가 전부가 아님을 모두가 알고 있는데,
왜 아직도 그래도 학원인가..
이 동네만 그게 아닌건지,
아니면 사실 기사나 겉으로 하는 말은 다 공부 안시키는 것처럼 겸손한척 말하고
미친듯이 공부시키는게 현실인건지. 헷갈린다.
아, 이사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