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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예인 Oct 23. 2023

손으로 적는 생각들

생각이 파편화되지 않게


가을이된 요즘 스웨덴

 


학교 프로젝트를 하면서

프로젝트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은 프로젝트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log를 쓴다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

어떤 것에서 question이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진행했는지

등등을 글로 적어 책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 학년 학생들의 Project log







오늘 진행 중인 log에 대해 교수님과 그룹별 면담시간이 있었다.



Athur는 프랑스인 친구다

이 친구는 핸드라이팅 수기로 log를 완성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프로젝트 글을 써야 한다고 들었을 때 바로 인디자인부터 켰는데.. 이 친구의  draft는 손으로 직접 쓴 에세이, 스케치들을 엮어서 왔더라


교수님이 아서에게

“맞아, 프랑스에서는 수기로 쓰는 것을 아주 중요시하지?  그것으로 토론도 하고, 어릴 적부터 수기 작성에 대해 많이 중요시하더라 “

 라고 말씀하셨다


손으로 직접 써 내려가는 글

타이핑으로 쳐서 내려가는 글


둘은 느낌이 참 다르다







나도 이곳에 와서 항상 노트를 들고 다니게 되었다

여기 친구들은 수업시간에 항상 노트를 들고 다니며 무엇을 적는다.

한국에 있을 땐 휴대폰 메모장을 켜서 적거나

카카오톡 내게 보내기를 통해 짧은 정보를 빨리 저장하는 것에 익숙했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노트.일부로 막 쓰려고 싼 걸로 샀다





이곳에 와서 나도 노트 한 권을 샀다.

그리고 매 수업시간, 워크숍등에 가지고 다니며

교수님들이 하는 말,  친구들이 하는 프로젝트들,

영감이 되는 이야기들을 적는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두 달 가까이하면서

한 권을 다 쓸 것 같다.

이렇게 길게 길게 손으로 내 작업에 대해 적어본 적이 없었다. 컴퓨터로 블로그나, 피피티에 설명등을 적는 것도 꽤 긴 글들이었지만


손필기로 찬찬히 꾹꾹 눌러 적어본 적이 없었다

그만큼 한 프로젝트에 많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나 싶기도 했다.

이번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노트 한 권은 다 써버릴 것 같은데.. 그 안에는 정말 많은 생각들과, 바뀌어가는 흔적들이 아주 고스란히 담겨있다.

지금껏 이렇게 까지 생각을 많이 하고 프로젝트를 했었나? 싶은 반성도 되었고

이렇게 저장해놓지 않아서 다 날아간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포스트잇어플, 노션, 피그마 등등으로

짧고 간결한 단어단어들로 생각을 전개해 나갔었다

 

긴 줄글이 되지 못했던 생각 파편들














노트에서 생각을 펼친 후에 피피를 만들며 흐름에 맞게 정리한다. 이때 이미지,그림,도형으로 도식화하며 다시 한번 정리한다.



매일 들고 다니며 길게 적어 버릇 하니

생각도 정리가 참 잘된다

컴퓨터에 적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노트에 줄글로 천천히 적으며 생각을 펼치고

컴퓨터에 피피티를 만들며 기호와 이미지 등을 통하여 생각을 정리한다.



스웨덴에 와서 좋아진 나의 행동 중 하나는

펜과 종이에 많은 것들을 담고 저장하는 법을 터득한 것이다.

컴퓨터로 타이핑하는 것은 빠른 시간 내에 휘몰아치는 머릿속 생각들을 캡처하기 좋다.

하지만 너무 이 방법에만 치우쳐있던 과거의 내가 아닌가 싶다.

종이에 적으면서 좋았던 점은

아이러니 하게도 느린 속도이다.

느린 속도 때문에 내 머릿속 생각들을 놓쳐버리진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지긋히 잡고 꾹꾹 눌러 담을 수 있었다. 나는 새삼 잊고 있던 ‘손으로 적는 일’을 다시 경험하고 앞으로도 이 방법을 아주 애용할 것 같다.





일부로 줄이 있는 노트를 사용한다.

생각이 파편화되지 않게

줄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주어

느리지만 꾹꾹 담아볼 수 있는 좋은 그릇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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