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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의 <삐딱하게>

작사/작곡 지디, 테디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지드레곤'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dQEkjqWsyHw? si=-jahXHNDwfMMJcFC

영원한 건 절대 없어

결국에 넌 변했지

이유도 없어 진심이 없어

사랑 같은 소리 따윈 집어 쳐

오늘 밤은 삐딱하게


내버려 둬

어차피 난 혼자였지

아무도 없어 다 의미 없어

사탕 발린 위로 따윈 집어 쳐

오늘 밤은 삐딱하게


-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가사 중 -




GD는 2006년 데뷔했습니다. 빅뱅의 멤버로 서죠. 그는 데뷔하기 전 긴 연습생 생활을 거쳤습니다. SM에서 5년, YG에서 6년 이렇게 11년을 보냈죠. 어려서부터 끼가 뿜뿜 했던 모양입니다. 5살 때 <뽀뽀뽀>라는 어린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룰라의 뮤직 비디오에도 나왔다고 하네요.

1995년 스키장 리조트에서 우연히 춤 경연대회에 참가하게 되었고 그때 사회자였던 SM 이수만 사장의 눈에 띄어 캐스팅됩니다. SM에서 음악을 배우던 그는 <2001년 대한민국 Hip Hop Flex> 음반에 참여하면서 2002년 YG로 이적하게 되죠. 그리고 2006년 드디어 빅뱅으로 데뷔를 하게 되죠.

2009년 그는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하고요. 2011년 무한도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에 출연해 박명수와 함께 <바람났어>라는 곡을 발표해서 많은 인기를 얻었죠.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2013년 발매한 정규 2집에 실린 곡입니다. YG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곡이죠. 타이틀곡은 아니었으니 꽤 성공한 곡이죠.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하면서 올해 정규 3집을 발매했습니다. 무려 12년 만이죠. 대중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 같은 가수입니다. 저는 APEC 영상을 보다가 '아 참 내가 GD를 빼먹었군. 이론'이라고 하며 그의 앨범을 뒤적거렸네요. 하하하. 랩은 물론이고 패션 등 트렌드 리더이죠. 빅뱅에 있을 때마다 솔로로 있을 때 본인의 색깔을 더 정교화하면서 더 잘 풀린 케이스라고 해야 할까요. 계속 그의 발자취를 놓치지 않을 생각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삐딱하게'입니다. 왜 그런 날 있으시죠? 괜히 망가지고 싶은 날이요. 인간은 자기 스스로를 망칠 수 있는 권리라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그 지점을 저격한 노래인 것 같습니다. 사랑을 하다가 이별을 하게 되면 이런 자세를 취할 법하죠.

'버럭버럭 소리쳐 나는 현기증/ 내 심심풀이 화풀이 상대는 다른 연인들/ 괜히 시비 걸어 동네 양아치처럼/ 가끔 난 삐딱하게 다리를 일부러 절어' 부분입니다. 화자는 사랑하던 사람에게서 배신의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자신의 연애가 잘 풀리지 않으니 다른 커플에게 시비를 걸어보죠. 그 맘 이해합니다. 하하하.

'이 세상이란 영화 속 주인공은 너와 나/ 갈 곳을 잃고 헤매는 외로운 저 섬 하나/ 텅텅 빈 길거리를 가득 채운 기러기들/ 내 맘과 달리 날씨는 참 더럽게도 좋아' 부분입니다. 자신이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야 하지만 사랑이 잘 풀리지 않자 약간의 서러운 감정을 느끼죠. 상반대는 좋은 날씨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 같죠?

2절입니다. '짙은 아이라인 긋고 스프레이 한 통 다 쓰고/ 가죽바지, 가죽재킷 걸치고 인상 쓰고/ 아픔을 숨긴 채 앞으로 더 비뚤어질래/ 네가 미안해지게 하늘에다 침을 칵' 부분입니다. 한 컷 멋을 부리고 클럽이라도 갈 요량이겠죠? 더럽고 치사해서 하늘에 침을 뱉는 모습입니다.

'투박해진 내 말투와 거칠어진 눈빛이 무서워 너/ 실은 나 있지 두려워져 돌아가고픈데 갈 데 없고/ 사랑하고픈데 상대 없고 뭘 어쩌라고/ 돌이 킬 수 없더라고' 부분입니다. 화자의 본심이 담긴 가사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은 따로 있는데 그걸 감추고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니 불안할 수밖에요.

'너 하나 믿고 마냥 행복했었던 내가/ 우습게 남겨졌어/ 새끼손가락 걸고 맹세했었던 네가/ 결국엔' 부분입니다. 처량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고 있습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영원한 건 절대 없어/ 결국에 넌 변했지/ 이유도 없어 진심이 없어/ 사랑 같은 소리 따윈 집어 쳐/ 오늘 밤은 삐딱하게/ 내버려 둬/ 어차피 난 혼자였지/ 아무도 없어 다 의미 없어/ 사탕 발린 위로 따윈 집어 쳐/ 오늘 밤은 삐딱하게' 부분입니다. 화자가 혼자가 된 스스로를 위로하는 내용입니다. 모든 것은 변한다. 인생무상. 사랑이 밥 먹여주냐, 어차피 인생은 혼자다 뭐 이런 푸념들을 늘어놓고 있죠.

'오늘 밤은 나를 위해 아무 말 말아줄래요/ 혼자인 게 나 이렇게 힘들 줄 몰랐는데 (그대가 보고 싶어)/ 오늘 밤만 나를 위해 친구가 되어줄래요/ 이 좋은 날 아름다운 날 네가 그리운 날/ 오늘 밤은 삐딱하게' 부분입니다. 사람은 사람으로 치유해야 하는 걸까요? 정석의 길이라면 헤어진 슬픔으로 끙끙 알아야 하지만 화자는 삐딱하게 다른 사랑을 갈구하는 모습이죠. 제목 참 잘 붙였다는 생각입니다.


음. 오늘은 제목에 착안해서 FM과 AM의 삶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전에 제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탐구하다가 일반 기업에서 10년을 근무하는 자격 조건을 갖추면 공무원 5급 특별 공채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을 알아서 그것에 도전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인기가 떨어져 있지만 한 때는 몇 백대일의 경쟁률을 기록했었고 무엇보다도 정년을 꽉꽉 채우는 만근의 기쁨이 무엇보다도 각광받던 때가 있었죠. 제 기억엔 IMF로 우리나라에서 한 번 들어가면 쭉 다닌다는 평생 개념의 직장 문화에 대한 충격이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호감도 상승을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대략 2000대 들어 공무원 직업이 핫했으니까요.

갑자기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꺼내든 이유는 직업의 관점에서 FM의 전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뭔가 일반 기업보다는 딱딱하고 절차나 순서 따위가 강조되고 뭐 그런 이미지가 있죠. 공무원 사회에서 나온 자료들을 보면 하나같이 칼이 잘 맞춰 있고 용어로 다소 예스럽고 그렇죠.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저는 나름 자유로운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공무원과는 예전부터 담을 쌓고 살았습니다. 공무원이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이죠. 한 마디로 숨 막힐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아버지가 오랜 공무원 생활을 하셔서인지 공무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셨죠. 제가 5급 특채 시험을 보러 간다고 하니 그리 내색하지 않으시던 아버지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보였던 그때를 저는 생생히 기억합니다.

제대로 준비도 안 하고 일반 기업에서의 이른 퇴출의 대안으로만 생각하고 시험을 보러 갔기에 결과는 뻔했죠. 그런데 떨어지고 나니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라는 확신을 느낄 수 있더군요. 이리 답답한 4지 선다형 문제를 많이 맞아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면 저와는 안 맞을 터였으니까요. 그냥 자유 기술 형태의 논술이었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겠지만 말이죠.

제가 공무원에 대해 갖는 이런 몇 가지 오해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옅어져 가고 있습니다만. 의전 같은 것을 보면 아직도 많이 답답해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최근 민간과 합력해서 치르는 행사 같은 것을 볼 때마다 공무원 사회도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번 APEC도 그랬고요. 공무원을 폄훼하려는 게 아니라 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씀이니 혹여 오해하진 마시고요.

라디오 주파수처럼 사람은 FM과 AM으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재미로 읽어주세요. 하하하. FM은 어딘지 모르게 도덕적이고 법과 원칙을 잘 지키는 느낌이고 AM는 거기에 반기를 들고 조금씩 삐딱해지려는 인간들이죠. 사람마다 특정 성향이 FM과 AM을 왔다 갔다 할 겁니다. 대체로 어느 쪽이냐를 보는 것이고요.

저는 이 노래를 부른 GD처럼 인생을 '삐딱하게' 사는 걸 지향합니다. 전형적인 'AM인간'이죠. 그래서 'FM인간'들을 보면 단박에 나와 다른 성향임을 알아치리죠. 사실 FM 성향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적절한 예일지는 모르겠지만 개그맨 '유재석' 같은 스타일이랄까요. 하하하.

물론 FM 인간들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중심축입니다. 이 분들이 있기에 AM인간들도 숨 쉴 공간이 생기죠. 모두가 AM인간들로 이루어진 사회는 카오스 그 자체일 겁니다. 특히 연예인으로 통칭되는 가수, 작가, 연기자, 댄서, 미술가 등은 대체로 AM 인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겁니다.

FM인간의 세상을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서 후벼 팔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엘론 머스크나 트럼프도 AM인간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파쇼즘이라고 불리는 사상은 FM적이죠. 뭔가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일렬로 말끔히 서 있는 모습을 연상시키니까요. AM인간이 꼭 좋은 의미는 아니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가 안녕하려면 FM과 AM 주파수가 골고루 울려 퍼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FM과 AM은 외형으로도 잘 드러나지만 사실 그 출발은 생각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FM은 집단적인 반면 AM은 개인적이죠. 집단을 생각하면 개인의 돌출은 지양해야 하는 가치가 되고요. 반대로 개인을 생각하면 돌출에 대한 여지가 확장을 하게 됩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우리 삶은 FM과 AM의 절묘한 결합으로 완성됩니다. 너무 한쪽에 쏠려서는 풍요로운 삶에서 멀어지죠. 그런데 보통은 초중고, 대학을 나와서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여전합니다. 그 루트에서 AM인간이 되는 것은 불량 학생으로 낙인 찍히기 쉽죠.

세상에는 다양한 삶의 루트가 있는데도 우리가 받은 교육과 사회 체계를 겪다 보면 나도 모르게 FM 사회로 편입되곤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연예인들 중에 모범 학생은 참 보기 드물죠. 하하하. 자신의 성향에 따라 FM을 택할 수도 AM을 택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다만 저는 자신 속에 있는 잠재된 AM을 발현시키냐는 문제는 남는다고 보는데요. 사람마다 집단이기 이전에 개인이라는 것이 분명 존재하니까요.

이 노래에서 화자는 사귀던 상대와 틀어지고 나서 일부러 삐딱해져서 그 아픔을 잊어보려 하고 있습니다. 옳은 AM 행동은 아니죠. 평소에 너무 FM만 지향하며 살아온 탓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죠. 올곧은 길만 갈 수도 가서도 안 되죠. 가끔은 삐딱선을 타야 올곧은 길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되니까요.

여러분들을 스스로를 평가할 때 FM에 가까우실까요 아니면 AM에 가까우실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주말까지 APEC 관련 영상을 많이 찾아봤습니다. 국격이 한층 높아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네요. 그중에서도 백미는 딱딱해질 것만 같던 회의체에 숨결을 넣은 문화 행사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AM 재주꾼들의 향연이었다고 할까요. 홍보영상부터 GD까지 뭐 하나 나무랄 때가 없었던 것 같네요. 한 동안 경주가 핫해지겠어요. 좀 잠잠해지면 저도 경주를 더듬으며 지금을 회상해 볼까 싶네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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