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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스의 <떳다 그녀>

작사/자곡 하양수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위치스'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jzOUl804 EEI? si=0 b3 c6 yYGZSw8 ZMa6

좋아 좋아 왔어 왔어 그녀 내게 왔어

너무나도 기다렸던 그녀 내게 왔어


보고 싶어서 안고 싶어서

그녀 나를 그리워서 다시 왔나


좋아 좋아 니가 와서 좋아

너무나도 기다렸던 그녀


당신 정말 좋아 나 몰라


- 위치스의 <떴다 그녀> 가사 중 -




위치스는 2002년 데뷔했습니다. 하양수, 우재준, 신선호, 윤지웅으로 이루어진 남성 4인조 록 밴드입니다. 2000년 강변가요제에서 아이 원트 유(I Want You)로 금상을 수상한 후 2년간의 음반준비를 거쳐 1집을 선보였죠. 오늘 소개할 곡은 그들의 1집 타이틀 곡입니다.

그들이 주메뉴는 펑크록(punk Rock)인데요. 펑크는 '불량소년', '조무래기' 등의 의미입니다. 19070년대 중반 런던과 뉴욕에서 탄생한 록의 한 장르로 기존 '제도권 록'에 대한 반발로 시작되었으며 단순하고 정열적인 사운드가 특징이라고 하네요. 특히 이 노래는 '좋아! 좋아!'라는 후렴구 때문에 선거철에 많이 사용되며 저작권료가 1억 원이 들어온 적도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와우~

하지만 안타깝게도 2006년 2집을 발매하고 대마초 문제가 불거지며 시련을 겪었죠. 다행히 해제가 풀리면서 2016년 하양수가 <달링>이라는 음원을 내놨고요. 2018년경부터 팀이 재건됩니다. 하양수를 주축으로 박영신, 김명환, 손경호 이렇게 제2기 멤버가 구축되죠.

그리고 데뷔 20주년을 맞아 2022년 <그래그래 그래>라는 음원을 발표했습니다. 2023년에도 <기억할게>라는 음원을 냈고요. 인디에서 시작해서 대중음악계로 왔다가 불의의 사고로 다시 인디로 간 것 같은 안타까운 밴드라는 생각입니다. 노래는 참 괜찮았는데....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떴다 그녀'입니다. 제목을 순화해서 해석하면 '떠난 그녀가 다시 나타났다' 정도가 될 것 같네요. 다소 익살스럽게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것 같네요. 어떤 사연인지 가사를 톱아보시죠.

'어느 날 내 곁을 떠나버린 그녀가/ 나에게 와서 용서를 구하며 비네/ 여기저기 난데없이 헤메이다/ 나에게 와서 눈물을 흘리고 있네' 부분입니다. 화자를 호기롭게 떠났던 한 여인이 다시 돌아와 용서를 구합니다. 이별의 아픔을 견디지 못한 것일까요? 와서는 눈물까지 한 바가지 선사합니다. 후회의 눈물이었을까요?

'워워~ 워워~/ 망설일 필요 없지 그녀를 받아줘야지/ 애타게 너무나 애타게 기다려왔던/ 그녀가 내게로 왔네' 부분입니다. 화자 역시 이별을 원하고 있지는 않았던 모양이네요. 그녀가 돌아와 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반응입니다. 그녀가 했던 모든 죄를 사하여주려 하고 있습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좋아 좋아 니가와서 좋아/ 너무나도 기다렸던 니가와서 좋아/ 왔어 왔어 그녀 내게 왔어/ 너무나도 기다렸던 그녀 내게 왔어/ 보고 싶어서.. 안고 싶어서.. 그녀 나를 그리워서 다시 왔나/ 좋아 좋아 니가 와서 좋아 너무나도 기다렸던 그녀/ 당신 정말 좋아 나 몰라' 부분입니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옛 여인이 제 발로 찾아와서 미안하다며 다시 시작하자고 하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겠죠? 왜 그렇게 변심이 잦았는지에 대한 내용은 가사로는 알 수 없습니다. 화자도 약간은 지금 이 상황이 의아하긴 합니다. 자신이 그리워서 다시 왔나 하며 질문을 던지고 있죠. 이유야 뭐가 됐든 돌아왔다는 그 사실에 너무나 기뻐하고 있죠. 마냥 좋아만 할 일인지는 좀 두고 봐야 할 것 같네요. 하하하.


음. 오늘은 '떠난 연인이 다시 돌아오는 것'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상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화자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마냥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주변에 보면 이별과 재결합을 밥 먹듯 하는 사람들이 있죠. 돌아올 것을 당연시하고 떠나는 사람들이죠. 이해가 되시나요?

책을 읽다가 '그러니까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다'는 문장이 보이더군요. 떠난 연인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환영하는 일은 바로 그 사람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어떤 이유로 떠났고 어떤 이유로 다시 돌아왔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면 안 되는 걸까요?

이런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 사랑하던 연인이 다른 사람이 마음에 들어와서 그 이유로 나를 떠났으나 사랑하던 연인이 마음에 두던 다른 사람이 받아주지 않자 다시 돌아온 경우 말이죠. 그 내막을 몰랐다면 모를까 이 사실을 속속들이 알아버렸다고 해도 상대를 받아주시렵니까?

너무나 사랑했지만 부모나 환경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헤어졌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죠. 누구의 탓을 할 여지가 없는 상황과 바로 그 상대가 원인 제공자인 경우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가 되죠. 결혼한 사이에서 배우자가 한쪽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 상황도 마찬가지죠.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며 한 번의 실수를 용서해달라고 한다면 여러분들은 어떤 스탠스를 취하실 건가요?

많은 노래에서 한 때 사랑했던 연인을 향해 화자는 다시 돌아와 달라고 애원을 합니다. 네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도 없다면서 말이죠. 그러면서 덧붙이죠. 돌아온다면 개과천선해서 하늘의 별도 달도 따는 시늉을 할 거라고 의지를 다집니다. 하지만 떠난 상대는 전혀 응답이 없죠.

그런데 이 노래에서는 그 어렵다는 상황이 거짓처럼 이루어집니다. 그냥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자신을 용서해 달라면서 굽히면서 되돌아오죠. 와 이런 꿀맛을 본다면 가사처럼 망설일 이유가 없어 보이네요. 헤어진 후 자신도 힘들었고 상대도 힘들었는데 상대가 먼저 손을 내민 경우에 해당하니까요.

꼭 연인만 그런 것은 아니죠. 인간관계 전반에서 우린 한 번 내친 사람과 다시 손을 잡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묻게 됩니다. 너무 친한 친구이지만 술만 먹으면 미친개가 되는 그를 보며 절교를 결심했다고 해보죠. 그런데 그가 어느 날 술을 끊고 나타납니다. 그리고 말하죠. 다시 친구 하면 안 되겠냐고요.

떠났던 이유도 돌아온 이유도 다 제각각일 겁니다. 우린 살면서 이런 자신만의 가치 판단으로 누군가와 척을 지는 선택들을 한 두 번쯤 하게 되죠. 어떤 이는 돌아온 사람에게 거듭 다짐을 받으며 없던 일로 하자로 시원하게 말하며 다시 관계를 이어가는 반면 한번 사이가 틀어지면 좀처럼 회복이 안 되는 경우도 있죠.

뭐가 옳은 것인지 아니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 근거가 잡혀 있지 않으면 자신 스스로도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헤어져서 힘든데 전 연인이 연락을 해서 다시 만나자고 합니다. 지금만 보면 당장이라도 만나고 싶지만 먼 훗날을 생각하면 헤어진 이유가 언제든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그 이유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살인을 했어도 돈을 받고 한 사람과 정당방위로 한 사람이 다르듯이 말이죠. 다시 만난다면 최소한 헤어졌던 이유가 소멸해야 하는데, 반대하던 부모님이 돌아가시던가 같이 해외로 이민을 가던가 이런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겁니다. 다시 돌아오는 쪽에서 준비해야 하는 선물은 바로 그런 것이죠. 최소한 헤어지는 분란을 일으켰던 사안에 대해 이렇게 단속하기로 했다는 자구책 같은 거죠.

왜 돌아왔는지도 살펴봐야겠죠. 누군가의 곁을 떠났을 땐 너 없이도 살 수 있다는 마인드였을텐데, 갔던 일이 잘 안 되니 거꾸로 너 없이는 안 된다고 말한다면 그 말을 믿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걸 알기 위해 그 먼 길을 돌아왔다는 것도 어이가 없고요. 누구나 한두 번의 실수는 할 수 있죠. 실수를 했다는 사실보다는 그 실수를 통해 뭘 깨달았는지에 주목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하는 지점 말이죠. 가치가 그 수준이라면 두 번 떠나지 못할 이유가 없는 셈일 테니까요.

개인적으로 떠난 연인이 돌아오는 경험을 한 번 해 본 적이 있는데요. 너무 어릴 때나 깊이 생각을 못하고 상대방에 대한 괘씸함이 너무 컸던 까닭인지 단박에 거절하고 말았답니다. 하하하. 지금에 그런 상황을 맞는다면 예스도 노도 나이고 시간을 두고 깊이 생각해 봤을 것 같습니다. 떠난 이유, 돌아온 이유에 대해서요.

어제 이별하고 오늘 다시 만나는 말장난 같은 이별도 있겠지만 누군가와 헤어지는 문제는 쉽게 입 밖으로 내기 어려운 말이라는 생각입니다. 사람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기저에 깔려서인데, 이별이라는 단어가 입에 자주 오르면 상대방을 믿기 어렵게 되죠. 믿었던 상대방에게서 이 단어를 들으면 그래서 더욱 참지 못하고 배신감을 느끼고 복수를 꿈꾸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선택은 정말 진지해야 합니다. 자신의 인생도 걸렸지만 상대의 인생도 있으니까요. 가볍게 만났다가 가볍게 헤어지는 사이여서 그 시작과 끝은 확실히 해 두는 게 좋을 거고요. 여러분들은 헤어진 연인이 다시 돌아온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다시 손을 잡거나 뿌리치시렵니까?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월요일이라 끊임없는 회의로 멘털이 가출했다가 지금에서야 다시 돌아왔네요. 하하하. 이 지긋지긋한 월요병. 헤어졌던 사람에게 다시 만나자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자존심 상하는 일인지 알지만 저의 경우는 책임지지 못한 말을 한 저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 앞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못합니다. 다시 만나자는 말이요. 지금 끼지도 앞으로도요. 하하하. 여러분들은 어느 편에 서 계신가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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