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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un 30. 2024

양혜승의 <화려한 싱글>

작사 신철 작곡 이건우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양혜승'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JmLApBLHvrY? si=L0 utURdylbuiUeLG

아 모두 미쳤나 봐 그런가 봐

왜 자꾸 머뭇거려

날 그냥 버릴 거니 가질 거니

그것만 확인하면 돼


모두 영원하자 약속하지

어이가 내 뺨을 때려

날 그냥 내버려 둬 책임 못 져

더 이상 부담 주지 마


- 양혜승의 <화려한 싱글> 가사 중 - 



결혼은 미친 짓

이혼은 미친 짓

재혼도 미친 짓

모두가 미친 짓


판단력이 흐려져서

인내심이 부족해서

기억력이 옅어져서


모두가 영원하지 않아

어처구니가 없어

나 감당하기 힘들 거야

날 그냥 내버려 둬


난 화려한 싱글을 꿈꿀 뿐




양혜승은 1집 '백 킬로그램'으로 2002년 데뷔했습니다. 데뷔 당시에 114kg이 나갔다고 하는데, 아마도 1집 앨범명이 이것과 관련이 있어 보이네요. 유년시절은 리틀 미니코리아 대회에 나갈 정도로 뛰어난 미모를 자랑했다고 합니다. 커서도 본선까지 못 갔지만 미스 경기 지역 예선 4위까지 오르기도 했죠.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03년 발표된 2집에 수록된 곡으로 싱글이 늘어나는 사회 현상을 노래에 익살스럽게 잘 담았죠. 셀럽파이브가 <셀럽이 되고 싶어>로 리메이크해서 이 곡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요. 원곡은 Angie Gold의 'Eat You up'이라는 곡입니다. 유로댄스 장르입니다. 

하이라이트에 나오는 <결혼은 미친 짓이야>로 제목을 잘못 아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당시에 해당 제목의 영화가 한몫을 한 측면도 있습니다. 이 노래에는 철이와 미애에서 철이를 담당하는 신철 씨가 작사를 맡았고 들릴 듯 말듯한 부족 3종 랩을 직접 담당하기도 했죠.

2017년 '언니 멋져'를 발매한 것이 공식적인 음반 활동의 마지막으로 보입니다. 이 노래는 찾아서 들어보니 트로트네요. 워낙 파워풀한 목소리여서 시원시원하죠. <복면가왕>이나 <국가가 부른다> 영상도 올라와 있고 비공식적으로도 음악 활동은 계속하고 계신 걸로 보입니다. 노래와는 다르게 양혜승 씨는 기혼으로 나오네요. 하하하.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화려한 싱글'입니다. 결혼을 하지 않고 솔로의 삶을 살겠다는 의지가 느껴지시나요? 이 노래는 싱글을 애찬 하는 곡입니다. 전 앞에 '화려한'라는 수식어에 눈이 가는데요. 과연 이 노래에서는 이 부분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요?

'결혼은 미친 짓이야/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이 좋은 세상을 두고/ 서로 구속해 안달이야/(판단력 부족)' 부분입니다. 네 결혼의 가장 큰 장점은 '아름다운 구속'이죠. 하지만 마지막 랩 부분에서 보면 이는 판단력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정 부분은 고개가 끄덕해지네요. 하하하.

'친구로 만날 수 있는/ 그런 이혼도 정말 싫어/ 좋다가 싫어진다면/ 떠날 수 있겠지만/ (인내심 부족)' 부분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결혼하는 6 커플 중에 1 커플 정도가 이혼을 한다고 알고 있는데요. 결혼을 안 하면 이혼할 일도 없죠. 결혼을 하게 되면 이처럼 구차한 일들에 본의 아니게 엵이게 됩니다. 사람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 원인이죠. 여기선 인내심 부족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네요. 이 역시 결혼의 단점이죠.

2절에서는 재혼도 언급합니다. '재혼도 미친 짓이야/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이 좋은 세상을 두고/ 또 서로 구속해 안달이야/ (기억력 부족)' 부분입니다. 결혼은 몰라서 한 번 한 거라고 치고 재혼은 말 그대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죠. 사람 문제였는지 내 문제였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의 재혼은 저도 반대입니다만. 사람만 바뀌었지 부부 관계의 속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죠. 과거 힘들었던 사실을 시간이 흐르면서 까맣게 잊어버린 기억력 부족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노래의 하리이라이트는 '아 모두 미쳤나 봐 그런가 봐/ 왜 자꾸 머뭇거려/ 날 그냥 버릴 거니 가질 거니/ 그것만 확인하면 돼/ 모두 영원하자 약속하지(정말 영원한 건 없는 거야)/ 어이가 내 뺨을 때려(날 띄엄띄엄 보지 마)/ 날 그냥 내버려 둬 책임 못 져/ 더 이상 부담 주지 마/... 아 정말 미치겠다 그런가 봐/ 난 화려한 싱글이야' 부분입니다. 

그래서 결혼하는 자들은 모두 미쳤다고 말합니다. 미친 건 맞습니다. (사랑에) 미치지 않고서야 결혼까지 이어지기란 쉽지 않죠. 모두 영원하지 않은 사랑이 영원하다는 환상을 품어야 가능한 일이죠. 화자는 현실적입니다. '그런 건 없다, 정신 차려라'라고 말하고 있죠. 누군가를 책임지는 일이 부담스럽다며 화려한 싱글을 추구하죠. 여기서 '날 그냥 버릴 거니 가질 거니/ 이것만 확인하면 돼' 부분이 연애는 YES, 결혼은 NO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가사로 보이네요.


음. 오늘은 당연히 '결혼'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봐야겠죠. 제 첫 책 <지구복 착용법>에도 생활 파트에 이 주제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결혼 제도가 왜 생겼는지, 현재는 어떤 상황이고 미래는 어떻게 될 건지 등등을 담았죠. 오늘은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보죠.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말이 있죠. 이 노래의 화자는 구속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쪽에 서 있습니다. 이 노래가 나올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결혼 나이에 해당되는 25~34세의 절반이 결혼을 했습니다. 2020년에는 25% 정도만 이 나이대에서 결혼을 하고 있죠. 절반 가량으로 줄었고 결혼 시점도 점점 뒤로 늦어지고 있습니다. 점점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싱글들이 늘어나는 추세인 거죠. 

제가 보기에 싱글은 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자발적 싱글, 다른 하나는 비자발적 싱글입니다. 당연히 자발적 싱글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길이고요. 비자발적 싱글은 어떤 여건이 성립하지 않아서 싱글이 된 경우죠. 독신주의자와 같이 확고한 가치관이 선 사람의 경우는 자발적 싱글에 속하고요.

문제는 비자발적 싱글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큰 것은 경제적 이유죠.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니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도 빠듯한 세상이라고 판단해서입니다. 그래서 '연애는 YES, 결혼은 NO'라는 말이 한 때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연애 자체를 부담으로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죠. 어떤 조사에서 보니까 20~59세 미혼남녀 1,174명 중 대략 25%가 '현재 연애를 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답니다. 20대~30대에서는 모태 솔로가 과반수를 넘는다고도 하는데요. 좀 충격적이네요. 

이제 정말 결혼을 넘어 연애조차 사치인 시대가 도래한 것일까요? 모두들 출산율이 떨어지는 데에만 신경 쓰고 있지만 몇 가지 데이터만 보더라도 부정적인 영향이 결혼에서 점점 연애 쪽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는 게 느껴지네요. 저는 혼인 건수가 줄어서 아이를 낳지 않는 것에 대한 걱정은 1도 안 되는데 연애가 없는 세상이 된다는 것은 좀 걱정이 됩니다. 

언젠가 솔로이신 분하고 외로움이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요. 그때 제가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은 '외로움은 디폴트라고 생각한다'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당사자는 기혼자인 저보다 외로움이라는 단어에서 자유로운 듯 보였습니다. 뒤늦게 생각해 보니 대부분 혼자인 사람이 오히려 가족을 형성한 사람 대비 외로움 지수가 높을 거다라는 저의 생각이 틀릴 판단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기혼과 미혼 중 뭐가 옳으냐의 문제보다는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단순히 외로움 차원을 넘어서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결국에는 한 사람의 사고 체계까지 달라질 수도 있는 거구나 하는 작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할까요. 사람들은 나름대로 자신이 선택한 삶 속에서 유리한 방향으로 생각을 전개해 나갈 테니까요. 

결혼은 예전보다 너무 안 한다는 1차적 해석과 원인 분석에는 한 인간의 내면 변화를 들여다볼 공간이 빠져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점점 솔로들이 늘어날 텐데 개인 간의 대화와 소통의 벽이 더욱 높아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오히려 수치만 보면 이제 기혼자가 소수자가 될 형국이네요. 하하하


PS. 전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는 동의하는데 재혼은 찬성주의자입니다. 왜냐면 인간은 실수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초혼의 경우 판단 미스할 확률이 매우 높죠. 40대 전에 가지고 있던 세상과 이성을 보는 시야는 좀 편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시선으로 선택한 결혼이니 미스율로 올라가겠죠. 제가 찬성하고 안 하고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미 사회는 한 해 2만 명이 넘는 재혼 커플과 초혼의 부작용을 담은 졸혼, 황혼이혼 등 다양한 형태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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