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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메 Nov 30. 2023

스포티파이가 알려준 올해 나의 최애 장르

 아침에 운동을 가려고 헤드폰을 쓰고 스포티파이를 여니 메인에 2023 연말결산 화면이 떴다. 눌러서 확인을 해보니 새삼 내 취향이라는 것이 참 한결같이 마이너 하구나 느낀다. 그래서 오늘은 나의 최애 장르에 대해서 말해보려 한다.





우선 제일 첫 번째에 위치해 있는 '네오클래식'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아마도 글을 쓸 때 틀어놓는 Joep Beving 음악 때문인 듯하다. 스포티파이는 내가 선택한 음악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분위기의 음악들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주는데 Joep Beving 음악과 연결되는 음악이 플레이가 많이 되었다. 사실 이 감성은 Ryuichi Sakamoto를 좋아하던 고등학생 시절로의 취향 회귀인데 어째서인지 올해 유난히 피아노 음반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30대가 넘어가면 듣던 음악만 듣는다는 말을 어딘가에서 들은 적이 있지만 나는 30대에 접어든 지도 한참이 지났고 보통의 내 또래보다 트렌드에 민감하다고 생각해 온 터라 이런 현상이 조금 낯설었지만 이건 이것대로 좋은 것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니 음악을 듣는 것에 유연함이 더해진 것 같아 오히려 더 좋았다.

피아노 음반의 매력은 아름다운 선율과 더불어 피아노라는 악기의 구조상 나게 되는 노이즈에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손으로 건반을 누를 , 해머가 줄을 때릴 , 발로 페달을 밟을   피아노에서 소리가 나려면 여러 가지의 과정을 거치는데  모든 순간이 음악이 된다. 그런 노이즈가 피아노의 선율을 더욱더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내게 Joep Beving 음악을 듣는 순간은 마치 흔들의자에 앉아 명상을 하는 것만 같았다.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펼치고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는 모든 순간이 명상과도 같았다. 넓디넓은 푸른 바다, 혹은 잎사귀가 휘날리는 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 그런 것들이 떠오르는 음악이니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다면 들어보시길 추천한다.





두 번째로 '인디 소울'.

사실 내가 들었던 음악 중 어떤 음악이 인디 소울인지 명확 치는 않다. 하지만 내가 소울이란 장르를 좋아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리드미컬한 드럼 베이스에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끈적한 보컬을 좋아한다. 음악이 너무 화려하면 매력이 없다. 개인적으로 음악에서 느낌을 중요시하는 편이라 가사를 다 알아듣지 못해도 바이브 자체로 감상하는 편이다. 나 같은 경우 음악을 주로 혼자 헤드폰으로 듣거나 운전하면서 듣는다. 오롯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한데 그럴 때 이런 장르가 빛을 발한다. 음악이 귀에 속삭인다. 마음속 구름이 떠다니는 것 같은 폭신폭신함을 느끼고 싶은 분들은 꼭 인디 소울 음악과 데이트해 보시길.





세 번째로는 '프랑스 인디 팝'.

프랑스 하면 일렉트로닉의 나라 아닌가. Daft punk 사랑으로 시작된 프랑스 음악을 향한 관심이 Roche Musique라는 인디 레이블로까지 향했다. 그렇게 일렉트로닉 음악만 들어오던 중 어느 날 스포티파이에서 Made in France라는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해 줬다. 첫 곡을 듣는 순간 나는 이 플리와 사랑에 빠졌다. 밝고 친숙한 멜로디 라인에 조금은 실험적인 사운드까지 너무 신선하고 좋아서 한동안 운전하면서 정말 많이 들었다. 스포티파이 사용하시는 분들은 당장 검색해서 들어보시길 추천한다.





네 번째로는 '국내 인디'.

이건 뭐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너무 좋은 곡들이 많으니까. 그중에 올해 처음 접하고 너무 꽂힌 아티스트가 있는데 그건 바로 구원찬이다. 특히 그의 첫 번째 EP 수록곡 '감정관리'를 좋아했다. 원슈타인과 함께한 '허수아비'라는 곡도 좋다. 구원찬이 좋은 이유는 멜로디 라인과 가사가 너무 잘 맞아떨어지는데 그 가사가 통속적이지 않고 조금 새롭다. 이건 진짜 내 기준 엄청 칭찬인데 가사가 잘 안 들리는 것도 매력이다. 가사가 확실하지 않으면 음악이 더 잘 들리고 리듬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내가 발음이 또박또박 들리는 가요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다.(아이유는 예외)

그리고 올해 유난히도 오혁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프라이머리와 함께한 앨범이나 아이유와 함께한 곡 그리고 혁오의 '사랑으로'라는 앨범에 그 리믹스 앨범까지. 특히 아이유와 함께한 '사랑이 잘'이라는 곡은 가사며 멜로디며 너무 좋아서 거짓말이 아니라 100번은 들은 것 같다. Yaeji와 함께하는 실험적이고 힙한 오혁도 좋지만 역시 한국인은 발라드지.





마지막으로 '얼터너티브 R&B'.

얼터너티브(Alternative)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전통의 방식을 따르지 않는 실험적인 사운드들이 담긴 음악이 좋다. 얼터너티브라는 단어가 붙는다면 사실 알앤비든 락이든 가리지 않고 다 좋다.(힙합 빼고)

애플뮤직 기준으로 Moses Sumney 같은 뮤지션이 얼터너티브에 해당한다. 하지만 내 기준으로는 내가 요즘 사랑해 마지않는 실리카겔도 얼터너티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매일 듣는 음악이 거기서 거기라 지겹고 새로운 사운드를 찾으신다면 얼터너티브를 들어보면 좋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내가 올해 많이 들었던 음악들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여러분들에게 공유한다.

최근 중학생 제자들에게 어떤 뮤지션을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많은 학생들이 그냥 플레이리스트를 듣는다고 답했다. 나 또한 딱히 듣고 싶은 뮤지션이나 곡이 떠오르지 않을 땐 플레이리스트를 듣곤 한다. 추천 음악을 듣는 것만큼 간단하면서도 만족감 높은 유희가 있을까. 3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즐겁게 유영하시길.




https://open.spotify.com/playlist/2hOcYGeic6Np5ejzBWwGyC?si=KmoEXUlpQZC8RpnVhxg2dw&pi=a-dAgEkgE7SS6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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