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쓰라고 만든 계단을 사람이 피하다니,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
현대 사회에서 고령화와 신체활동 부족은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많은 분들도 동의하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센터에 방문하시는 회원님들을 보면 무릎 통증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하지만, 무릎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것보단 "회피"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한 피해자 중 하나는 계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릎 통증과 계단>과 관련된 글을 적어보고자 하였습니다.
병원 치료를 끝냈는데 다시 통증이 재발하거나 손상이 또 발견되기도 합니다. 병원에서 특별한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처방받은 진통제를 계속 복용하는 것 역시 좋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을 호소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경우, 많은 분들이 계단 이용과 같이 무릎에 조금이라도 부하가 가는 행동을 아예 하지 않으려고 하십니다. 병원에서 계단을 포함한 무릎에 무리가 가는 행동을 피하라는 충고를 듣거나, 직감적으로 무릎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유튜브나 인터넷에서 누군가 하지 말라는 식의 영상이나 글을 보고 따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이 무릎에 무리가 간다고 생각하는 동작을 하지 않는 것은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아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니 치료 후에도 다시 통증이나 병리가 재발하거나, 병원에서 계속 특별한 손상이 발견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근본적인 원인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통증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무릎에 가해지는 부하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하는 내 움직임>이 되겠습니다. 무릎뼈 안쪽이나 이전 글에서도 적은 적이 있는데, "통증의 완화와 기능의 회복은 비례하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즉, 치료나 약물로 인해 통증이 완화되었다고 해서 무릎을 보호하는데 적절하지 않았던 움직임까지 고쳐진다고 보긴 힘들다는 것이죠. 이러한 부적절한 움직임을 적절한 움직임으로 고쳐주려면 <수동적인 치료>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능동적인 운동>또한 효과적입니다.
단순히 하체의 근력만을 키우면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발목 - 무릎 - 고관절 - 몸통과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근육들의 팀워크를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축구를 예시로 들어볼까요? 필드 위 11명의 선수들의 개인 기량도 중요하겠지만 팀워크가 좋지 못하다면 그 팀은 최선의 성적을 내기 힘들 것입니다.
개별 근육들만 키우는 것은 개별 선수들의 개인 기량 향상에만 집중하고, 팀워크 향상은 소홀히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걷기나 뛰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은 발바닥이 땅에 닿아있는 상태에서 수행하는 동작들이죠?
몸의 중앙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발이 지면에 고정되어 있는 동작들의 경우, 무릎만 굽혔다 펴면 운동이 되는 기구들에 비해 발목 - 무릎 - 고관절 - 몸통에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근육들의 팀워크를 훨씬 더 많이 요구합니다.
실제로 오늘의 주제인 무릎에 문제나 통증이 있는 경우, 부하가 강하지 않은 한 발 운동 시에도 중심을 잡기 힘들거나, 발바닥을 지면에 계속 붙이기 힘들거나, 무릎이 안쪽으로 무너지거나, 골반이 모델 워킹처럼 한쪽으로 빠지는듯한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그래서 트레이너들은 위의 사진과 같이 간단한 한 발 운동을 통해 근육들의 팀워크를 평가하며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나서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을 보이는 회원님의 근력 운동 프로그램에 한 발 운동의 비율을 많이 두기도 하고요.
무릎 관절을 이루는 관절 연골에는 혈관이 지나지 않아 혈류를 통한 영양 공급이 힘듭니다. 무릎에 하중이 가해지면 스펀지처럼 관절액이 퍼지고, 이로 인해 "간접적으로" 영양을 공급받습니다(밀킹, milking).
병력, 손상 정도, 나이 등에 따라 운동의 부하나 무릎을 굽히는 각도 등을 달리해야겠지만 적어도 무릎에 무리가 아예 안 가게 해야 하거나, 조금이라도 부하가 가해지면 닳아 없어지진 않습니다.
특히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20- 30대 회원님들의 경우 부하를 가하면 관절 연골이 벌써 닳기 시작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을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통증을 피하겠다고 활동량을 줄이거나 무릎에 부하가 가해지는 것 자체를 회피하게 된다면 관절염을 가속화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