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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트킴 코치 Mar 10. 2023

허리 통증을 겪고 있을 때 참고하면 좋은 글

허리 통증과 손상은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0.  서론


 통증 완화를 목표로 하는 회원님들과의 수업을 진행할 때 제가 강조하는 점들이 있습니다.


1) 통증의 완화와 기능의 회복은 비례하지 않는다.

2) 통증의 정도와 손상의 정도가 비례하지 않는다.

3) 재활 운동 시 발생하는 통증을 견뎌야 할 때도 있다.


  만성 허리 통증은 특히 2) 번과 관련이 깊은데요, 내 허리 통증의 원인이 반드시 어딘가 손상이 발생해서 그렇다고 보긴 힘들며, 약간의 손상이 있더라도 유해 자극의 정도와 통증의 강도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손상 외에 다른 요인들이 통증에 기여를 한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1. 허리 통증의 약 90%는 '비특이적 요통'


 Peter O'Sullivan 박사님은 허리 통증을 아래와 같이 분류하였습니다.


 약 90%의 허리 통증이 '비특이적 요통(Nonspecific LBP)'으로 분류가 되어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비특이적 요통은 손상이 아예 없는데 통증은 있는 '미스터리한' 통증이 아닌, 원인을 콕 집어서 말하기 힘든 경우를 뜻합니다.


 나머지 10%의 경우는 원인이 분명하다는 것인데 협착, 심각한 척추전방전위증, 암, 골절, 감염 등 '매우' 심각한 신경학적, 병리해부학적 병리인 경우가 해당이 됩니다.


 즉,  '디스크가 조금 튀어나온 것', '엑스레이 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좌식 생활을 많이 하다 보니~' '좀 뻐근한데~' 등은 비특이적 요통에 해당이 된다는 것이며, 근육이나 조직의 손상을 뜻하는 병리해부학적인 요인이 아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한다고 합니다. 




2. 통증만을 담당하는 영역은 없다. 통증은 복합적인 요인을 '뇌'가 해석한 결과


 통증만을 담당하는 영역은 뇌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감각뿐만 아니라 감정, 경험, 기억 등과 관련이 있는 여러 영역들이 통증에 관여합니다. 또한 뇌에서 통증을 크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유해 자극을 감별하는 수용기의 역치를 낮추기도 합니다.


 그래서 통증은 손상뿐만 아니라 통증에 대한 잘못된 지식, 통증에 대한 부정적인 믿음, 통증에 대한 경험, 자기 효능감, 생활양식, 전반적인 건강 등에 영향을 받으며, 특히 다른 부위보다 비특이적 요통에서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진다고 합니다.




3. 비특이적 요통에 대한 잘못된 통념과 과도한 주의를 요구하는 정보들


 아래는 허리와 관련된 근거 없는 정보들입니다. 이를 반박하는 연구들은 아주 많습니다.


- MRI 상 디스크가 튀어나와 있어도 허리 통증을 호소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MRI와 허리 통증 간의 인과 관계가 성립하지 않을 때가 많다.

- 허리가 아프면 허리를 덜 움직여야 한다.

- 허리가 아프면 운동을 하면 안 된다.

- 허리가 좋지 않으면 허리를 구부리면 안 되고, '신전 운동'만 해야 한다.

- 엑스레이 상 골반이 조금 틀어지거나, 다리길이가 조금 차이가 난다고 해서 허리 통증이 후에 발생할 거라고 연관을 짓기는 힘들다.

- 항상 허리를 펴고 앉아있어야 한다.

- 요추의 커브와 허리 통증과의 인과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 허리가 아프면 운동하면 안 되니, 스트레칭만 해야 한다.

- 디스크가 튀어나와 있으면 추후 디스크가 더 튀어나올 테니, 운동을 하지 마라. 


 유튜브나 병원에서나, 헬스장에서나 많이 들어본 적 있는 내용들 아닌가요? 이러한 잘못된 통념이 현대에 만연하니, 많은 박사님들은 '허리 통증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강조하십니다.


 그렇기에 누군가로부터 요통에 대해 과도하게 부정적인 조언을 듣거나, 움직임을 무조건적으로 제한하거나, 미디어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당장의 통증의 강도뿐만 아니라 추후 일상생활 및 재활 과정에도 제동을 걸게 되는 것이죠.




4. 운동은 자기 효능감 향상, 통증에 대한 이해 및 두려움 타파, 추후 부상 방지에 도움이 된다.


 최근 피트니스 업계에서 '통증과 심리는 깊은 관련이 있다'는 내용이 많이 퍼지고 있습니다. 이는 명백한 사실이긴 하나, 많은 트레이너, 강사들이 '심리'라는 단어에만 매혹된 나머지, 어린아이 다루듯 어르고 달래기 식 가스라이팅을 하곤 합니다.


 운동이 필수는 아니나, 비특이적 허리 통증을 겪는 분들께 저는 운동을 권하고 싶습니다. 앞서 언급한 O'Sullivan 박사님이 제안하신 Cognitive Functional Therapy approach를 살펴보면, 통증에 대한 이해 후 점진적으로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던 동작에 노출을 시켜줘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운동을 통해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던 동작을 수행하며 두려움이 완화되고, 통증에 대한 인식이 바뀌며, 자기 효능감의 향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비특이적 요통을 겪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중, 중강도 운동보다 고강도 운동을 수행한 그룹이 통증 개선에 더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결과는 비단 근력의 강화로만은 설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5. 여담

  1990년대 말, 호주에서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들을 무작정 움직이지 않게 하는 사람들과, 자처해서 허리 통증이 있을 때 활동량을 줄이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미디어 캠페인이 열린 적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캠페인을 통해 의료비용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하네요.


 2020년대,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만, 허리에 대한 인식은 저 때랑 다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는 일반인들, 그리고 전문가들 모두 말이죠.


 비록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도 아니고, 심지어 병원에 있는 물리치료사도 아닌 운동을 가르치는 코치가 왈가왈부한다고 누군가는 생각하겠지만, 몸을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6. 참고


1.Peter B O’Sullivan, J P Caneiro, Mary O’Keeffe, Anne Smith, Wim Dankaerts, Kjartan Fersum, Kieran O’Sullivan, Cognitive Functional Therapy: An Integrated Behavioral Approach for the Targeted Management of Disabling Low Back Pain, Physical Therapy, Volume 98, Issue 5, May 2018, Pages 408–423


2. Verbrugghe J, Agten A, Stevens S, Hansen D, Demoulin C, O Eijnde B, Vandenabeele F, Timmermans A. Exercise Intensity Matters in Chronic Nonspecific Low Back Pain Rehabilitation. Med Sci Sports Exerc. 2019 Dec;51(12):2434-2442.


3. O’Keeffe M, Maher CG, Stanton TR, et al. Mass media campaigns are needed to counter misconceptions about back pain and promote higher value care.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19;53:1261-1262.


4. O'Sullivan PB, Caneiro J, O'Sullivan K, et al

Back to basics: 10 facts every person should know about back pain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20;54:698-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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