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게까지 유튜브에 얽매였던 나
안대를 끼고 새벽 4시에 잠이 들어 10:30 경 잠에서 깨어났다. 내가 또 유튜브를 보고 잤구나.
왜 갑자기 하트시그널2를 정주행 한건지.. 그때는 신이 나서 보다가 일어나고 생각해보면 ‘바보..’ 라는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유튜브를 보지 않아야지. 이러다가 내일 이나 며칠 지나서 밀린 콘텐츠에 급발진 할까봐 두렵다.
아침은 이불정리와 5분 명상으로 시작한다. 밥은 거르고 세수를 한 후 모자를 푹 눌러쓰고 나왔다.
나이키 신발을 신었는데 긴 흰색 양말이 아닌 짧은 흰색 양말을 신은 것이 계속 신경쓰이다 이제는 포기했다.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길.
빵집에서 팥빵 하나를 얼른 사서 먹으면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이 더운 날 10분 기다리니 그 시간은 30분 처럼 느껴지더라. 다행히 버스는 내부 에어컨으로 시원했다.
매주 토요일 에디터 수업을 듣고 있다. 이론 수업은 분야 막론하고 항상 재미있다. 오늘은 수업 이후 발행하고 싶은 글 주제를 멘토님과 셀렉했다. 끝나고 고속버스터미널에 가서 일식음식을 먹고 고등학교 친구와 시간을 보냈다. 사실, 유튜브를 보는 것 이상으로 친구와 보내는 시간은 재미있다. 즐겁다. 별말 안하고 어떤 구체적인 목적이 없더라도 지루하지 않다.
오늘도 먹부림을 부리고 친구 대학교 운동장에서 하늘을 이불삼아 누웠다. 한여름의 밤, 시원한 바람이 불고 친구와 바로 옆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데 음 좋다. 하는 말이 절로 나왔다. 직업은 소명,사명이 아니라 그저 직업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는 친구의 말에 예전엔 동의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동의하는 마음이 커진 것 같았다.
무인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구입하고 설빙에서 마무리 인절미빙수를 먹은 후, 그제서야 난 집으로 향했다. 유튜브를 보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집에 와서도 부모님과 대화를 더 많이 하고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재밌는 컨텐츠들이 나왔을 것 같지만 아무 생각없이 스크롤을 계속 내리며 바보처럼 시간을 보내고 있을 내 모습이 뻔해 내가 해야할 다른 일들을 찾았는데 빨리 씻고 얼굴에 팩을 하며 잘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정보검색을 할 일이 있어 유튜브에 들어갔다가 띱의 새로운 영상 하나는 참지 못하고.. 15분 가량 유튜브에 머무르긴 했지만 의식을 갖고 끊어내고 나의 일에 집중하고 있다. 새벽의 시간은 왜 이렇게 잘 가는지 벌써 새벽 2시다. 디지털 기기 없이 침대로 가는 것이 어색하지만 오늘은 정말 디지털과 같이 잠에 들지 않을거다.
좋은 숙면을 취하려면 잠자기 3시간 전부터는 디지털 기기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고 했는데, 솔직히 컴퓨터 작업이 일상인 나는 그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뭐 잠자기 전 독서를 하면 가능하겠지만 유튜브의 도파민 자극 컨텐츠를 못본다고 생각하니 평소 좋아하던 독서도 왜 이렇게 재미 없게 느껴지는지..
아 그러고 보니 오는 내내 지하철과 버스에서 책을 읽었다. 원래도 유튜브를 보는 것은 아니였지만 손에 책을 들고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읽혔고 책 한번 피는게 어렵지 막상 피고 읽으면 참 재밌더라.
예전엔 티비를 바보상자라고 했던가. 이젠 유튜브가 바보상자겠지. 너무 중독적이야... 이제는 의식을 하면서 유튜브를 경계하고 지혜롭게 잘 사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꿈은 항상 큰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