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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Oct 09. 2023

우리 모두는 내일이 처음이다

프랑스에서 던져보는 작은 생각 


우리는 장거리 마라톤을 뛰고 있다. 

시험 하나를 통과하고, 대기업에 들어갔다고 끝나는것이 아니다. 그 후가 중요하다. 


가끔은 그래서 그 다음은? 하는 생각이 들거다. 마치 영화 소울에서 조가 원하는 밴드에 들어간 후 싱어에게 그 다음은요? 라고 물었던 것 처럼. 



인터넷과 주변에는 인생은 ~ 한다. ~해야 한다. 등으로 이정표를 제시하고 많은 생각들을 계속 던져댄다. 컨텐츠도 마찬가지이다. 마치 이 사람이 나의 인생 전체를 다 보고 있는 것 처럼. 이 사람의 말을 따르면 내 인생은 항상 괜찮을 것 처럼. 누군가를 따라간다면 혼자가 아니기에 나의 불안은 줄어든다. 다같이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다수가 있다는 이유로 심리적으로 평안을 느낀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읽는 걸 좋아한다. 나는 인생, 삶에 대한 질문이 많았으며 누군가 인생에 대한 답을 던져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한두명 몇년이 지나 실체가 밝혀지고 거짓 가면을 쓰고 다녔다는 것을 알게 되자 난 회의감이 들었다. 우리는 누구를 보고 걸어가야 하는가. 저렇게 자기 말이 옳다고 하는 사람들에 나의 인생을 던져도 될까. 저 사람들의 무엇을 믿고 ? 저 사람들의 모습이 진짜일까 아니면 화면 넘어로 보고 있는 인간들을 끌어들여 자신의 배를 채우려고 하는 술수일까. 


예전에는 내가 나의 인생을 책임지기 무서워서 좋은 롤모델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다. 물론 여기서 좋은 롤모델을 찾으려고 시도한거지 찾은적은 없다. 그래서 난 미친듯이 좋아하는 브랜드도 딱히 없는 것 같다. 좋아한다는 뜻은 그 브랜드의 전체를 이해하고 뜻을 함께한다 라는 의미로 생각하기 때문인데, 뭐 열광적으로 굿즈를 쓸어담는 수준으로 좋아한 적이 거의 없다. 아무튼, 좋은 롤모델을 찾으려고 하다보면 그 사람의 인생을 응원하게 된다. 그 사람이 안좋은 일에 휘말리면 나의 배팅은 실패했다는 뜻이기에 나의 배팅이 성공하려면 당신도 끝까지 성공해야 합니다. 같은 주문이다. 


나이를 먹고, 많은 컨텐츠들을 접하고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내 인생의 책임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결정권은 나에게 있고 그에 따른 책임도 내가 지는 것이다. 많은 컨텐츠들 속에서 내가 섭취할 정보들만 내가 골라서 듣고 그에 근거하여 결정하면서 책임지고 나아가는게 인생이다. 적어도 지금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유명한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다고, 유명한 유튜버가 그렇게 했다고 다 동의할 필요도 없다. ( 하물며 주식 시장이 좋지 않아도 주식 유튜버들은 이때가 타이밍이라고 얘기할 거다. 주식 컨텐츠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니까 ). 조언도 조언으로만 들으면 된다. 중요한건 그것에 대해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나를 인지하는게 중요하다. 어쩌면 한국에서 트렌드가 확 들어왔다가 확 빠지는 것 또한 누군가가 한 행동이나 누군가의 취향들을 직접 고민해볼 시간도 없이 수용했다가 또 다른 것으로 갈아타는 이유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역사의 쓸모 ( 최태성 ) 책을 일부 인용하자면, 그는 삶의 지혜를 선조들에게서 찾는다고 한다. 나는 그의 말에 동의한다. 현실을 살아간다는 것은 아직 과정이라는 거고 끝이 나기 전에는 누군가를 100% 평가할 수 없다. 


아까 친구와 통화를 하며 한국의 저출산 문제와 부모자녀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야기 중에 난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참 부모님이 커보이고 어른들이 거대해보였는데 지금은 다 같은 배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구나. 우리보다 먼저 경험하고 살아본 어른들이지만 우리 모두는 지금 딱 한번 뿐인 인생을 살아가는 중이라고. 누구나 다, 정말 지혜로운 사람들도 다, 내일은 처음이라고. 그래서 세대별로 나누고, 가치관별로 나누는게 아니라 같이 한 배를 탄 사람으로써 다가오는 문제를 바라보고 함께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각설하고. 

그렇다. 모두가 내일은 처음이다. 그리고 다 똑같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더더욱 인생을 살면서 나의 기준과 생각이 중요하다. 내가 옳다고 고집 부리라는 것이 아니다. 많이 경청함과 동시에 그 모든 것을 나만의 필터로 한번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필터는 나의 기준과 생각이 얼마나 잘 정리되있는지에 따라 정확성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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