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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준 바람소리 Nov 15. 2024

삶의 리듬 속에서...

나무는 알고 있다...

         

그랜드오픈 행사에 각지의 지인들로부터 축하 화환과 화분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화분만 줄잡아 100 여개가 넘는 것 같습니다.     


금빛 싸개와 어울려 화려하게 피어있는 꽃들과 길게 늘어뜨린 축하 리본에 감싼 채 잘 손질된 관상목들이 보내는 사람의 고마움이 진심으로 전달되며 축하 분위기를 한껏 띄워줍니다.     


행사가 끝난 며칠 후...     


화분이 놓일 곳에 리본을 제거하고 화분을 재배치하는데 나뭇잎이 힘없이 떨어집니다.   

  

'며칠이나 되었다고 낙엽 지냐?'     


나중에 보니 그 화분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화분들이 가지가 말라비틀어지면서 처음 싱싱했던 녹색 잎이 빠르게 갈색으로 변해가더니 결국 나무가 죽습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공교롭게도 죽어가는 화분이 거센 바람에 엎어져서 화분 안을 보게 되었는데... 안은, 흙 절반, 이물질(폐타이어, 스티로폼 쪼가리 등,,,) 반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원 세상에...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산다고 아무리 말을 못 하는 식물이지만, 뿌리가 흙에 내려 살아보려고 얼마나 발버둥 쳤을까?     


말라비틀어져 죽어가는 나무를 보면서...     

리본이 걷어지면 누가 어떤 화분을 보냈는지 구분할 수가 없어 죽든 말든 알 바 아니고 화분 안을 그렇게 해서 나무가 얼른 죽어야 돈이 되는 얄팍한 상술을 생각하니 마음이 씁쓰름해집니다.     


하늘을 보니...

다음 개업 집에 축하 차 보내질 나무들이,,,

찬바람에 떨고 있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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