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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준 바람소리 Dec 04. 2024

테니스는 내 삶의 일부...

사람이 다르잖아요...


며칠 후면 쇼핑몰 8층에 피트니스 클럽이 오픈하는데 중고자동차 매매단지 내 천여 명이 넘는 종사원들을 위한 편의시설로 헬스시설과 당구대 12대가 설치된 당구장이 들어섭니다.

아~! 당구...
옛날에는 4구 위주로 많이들 쳤는데 요즘에는 쓰리쿠션을 더 많이 치는 것 같습니다. 4구가 밀린 지는 오래고 간간이 젊은 여자분들은 포켓볼도 치고...

젊은 시절 당구를 막 배울 당시에는 눈만 감으면 당구대가 나타나 천장에서 흰 공과 빨간 공이 굴러다니고 쓰리 쿠션 이미지를 그려보며 눈감고 치면 쫑(키스)도 없고, 겐세이(방해)도 없고 아무리 어려운 볼도 성공률 100%입니다.

4구의 마무리는 주어진 숫자를 다 친 후에 당구대 3면을 맞추는 쓰리 쿠션을 성공시켜야 게임이 끝나며 쓰리 쿠션은 초보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기술이라서 마무리 단계에서 한참을 헤매고 고수는 야금야금 남은 수를 털면서 따라오니 쫓기는 시간은 잘도 흘러가고 게임에 지면 게임비에, 자장면, 커피값까지 내게 생겼으니  마음이 심히 불안 초조해집니다.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당구에는 수가 있는데 큐대를 막 잡으면 완전 초보 30부터 시작하여 시간이 흘러 조금 익숙해지면 50, 80, 100, 120. 통상적으로 여기까지를 하수라 부릅니다.

당구 수 150은 짠돌이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고 200으로 올리자니 질 확률이 높아 게임비 부담 때문에 명예보다는 실속파들이 많습니다.(손님이 없을 때는 200 놓을 때도 있음)

당구 수 200이나 250은 본인이 인정하는 고수이며 객관적으로 볼 때도 하수는 아니어서 조금 친다는 소리를 듣지만 150과 붙으면 질 확률이 높아서 비용지출이 만만치 않습니다.

300은 하수들이 봤을 때 꿈의 수로 불리며 옛말에 당구 300의 수준까지 오르려면 시골에서 소 한 마리를 팔아서 당구장에 받쳐야 300 수준이 된다 하였는데 그만큼 시간과 돈 투자를 했다는 얘기겠지요.

400, 500, 700, 1000, 2000,,, 계속해서 수의 상승은 끝이 없고 여기에서 500까지는 보통 사람도 노력 여하에 따라 오를 수 있으나 700 이상의 수는 천부적인 자질이 있어야 경지까지 도달한다고 여겨집니다.

여기까지가 당구의 수였고 테니스의 수와 비교해 보면...
30~120까지는 구력 1~2년 이내 초보 수준이며
150~250은 5년 정도의 중급
300~400이면 전국대회에서 예선 통과하여 좋은 파트너를 만나면 입상도 가능한 상급 수준
500~1000은 지도자,
1000 이상부터는 아마추어 현역과 프로선수들이 아닌가 합니다.




일반적으로 치는 당구 게임도 개인전이 있고, 겜빼이라고 하는 편을 짜서 치는 것이 있는데 특히 겜빼이는 테니스의 복식과 마찬가지로 보통 고수와 하수가 한 팀이 됩니다.

4구 겜뻬이 한 판이 벌어집니다.
두 팀은 정해진 알 수를 게임판에 올려놓고 게임 플레이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한 게임이 시작되고 알 당구를 먼저 다 친 팀은 마무리로 쓰리쿠션과 가락구만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하수 차례가 오면 같은 팀의 고수는 하수에게 코치를 합니다.(거의 절대적이죠.)

"$$##~~!!%%^^&&*%$@@#"

공이 제대로 가는 길에 대해 원리를 설명하고, 심지어 공의 어느 부분까지 가리키면서 치는 방향에 회전량, 힘의 세기까지 어떻게 하라고 알려주지만 막상 타구 후에는 예상대로 되지가 않습니다.

‘난 네가 시키는 대로 쳤엉~!’
‘그리고 난 네가 아니잖아~ 사람이 다른데 어쩌라고...’ 민망한 듯이 쳐다봅니다. ^^;;;

어찌합니까...
고수의 주문대로 딱 됐으면 좋으련만 치는 사람이 달라 그렇게 안 되는 것을...

당구나 테니스나
하수나 고수나

복식경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200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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