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머잖은 날에 오랜 직장생활을 마치고 마침내 자유를 얻게 될 것이다. 무엇을 위한 자유인가?라고 묻는 니체의 물음에 흔쾌히 답을 할 수가 있는 것은 얻은 자유가 나를 위한 것이고, 자유시간 동안 내 인생의 후반부를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은 테니스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35년 전에 테니스에 입문하여 그 무한 매력에 빠진 채로 지금껏 함께 한다. 테니스는 내 삶의 일부로써 공 하나로 대화를 나누고, 일상에서 생긴 모든 일들을 테니스로 연관 지으며 공감대를 형성해 온 결과물로 테니스 에세이집 '공감' 시리즈 4편과 '고사성어로 풀어보는 테니스 세상', '초급자를 위한 테니스 길라잡이'를 출간하기까지 하게 되었다.
이처럼 구력과 경험이 쌓이면서 테니스의 기량향상을 위해 늘 연구하고 노력하면서 조금씩 알게 된 즈음부터는 초급자나 나보다 실력이 조금 부족한 분들에게 좀 더 잘 칠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것이 즐거웠고 그것이 후일 내가 직장에서 은퇴를 하여 할 수 있는 유일한 재능 기부라고 여겨졌다.
이렇듯이 테니스는 내가 힘차게 일상을 유지하며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 주고 있으므로 일의 높고 낮음을 초월하여테니스에 있어서 만큼은 문인(文人)으로, 또 무인(武人)으로, 또 잘 가르치는 사부(師夫)로서 아직도 내게 주어진 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
나에게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테니스를 하고 싶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