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영어코디->임산부
공항에서의 5년생활이 꽤나 단단한 맷집이 되어주었는지 영어코디의 일은 정말 뭐랄까? 단순했다.
공항에 비하면 뭐든 일이 쉬었다.
일단,
새벽출근을 할 필요도 없고
캔슬된 비행기를 처리할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 혼자서 A-Z까지 해야하는 일이라 동료와의 일분배에서 오는 불공평을 논할 필요가 없었다.
코디의 일 중 하나는 수업참관을 하며 아이들의 사진을 찍는 일이었는데 그때마다 느끼는 생각이 나를 조금 괴롭게 하긴 했다.
"왜 수업을 저렇게 하지?"
"내가하면 더 애정을 갖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티칭은 내 영역은 아니니까 또 막상하면 저것보다 못하겠지"
그렇게 괴롭지만 뭐 어쩔 수 없는 시간은 지나가고 나는 임신을 했다.
배가 점점 불러오니 당연히 생각하게 된 나의 미래, 나의 커리어.
얼굴도 몇번 보지못한 이 곳의 실세상사를 만나 육아휴직 애기를 꺼내보니
자기도 애낳고 바로 일했다며 나에게 3개월정도면 충분히 쉴 수 있지 않냐 말한다. 그동안만 대체인력을 구해본단다. 이 말인 즉슨, 육아휴직이 안된다는 애기네.
(이 회사는 1년씩 2번 계약하고 그리고 2년 뒤, 정규직계약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니 저 상사의 말에 따르면 자연스레 1년 계약을 종료하고 그리고 3개월 뒤에 다시 오라는 뜻이었다.
육아휴직은 무슨
이라는 말이었다.
이럴 때 내 자신의 장점은 주어진 현실을 비판하기보단 두뇌회로를 돌려 최대한 나에게 이로운 방향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그럼 여기 내가 취할 수 있는 옵션을 생각해보자.
1. 아이를 낳고 3개월 후에 다시 이 단순한 영어코디의 자리로 돌아와야한다. 당연히 아이는 봐줄 사람이 없다. 내 몸도 회복도 안되어있겠지.
2. 1년 계약을 자연스레 종료한다. 마음은 편하겠지. 단, 임신이 종료되고 다시 돌아갈 곳이 없다. 말로만 들었던 경력단절녀(=경단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당연히 나는 옵션2 선택!
1년게약을 자연스레 종료하고 아이가 나올 때까지 편한마음으로 살기로 했다. 불안한 마음보다는 이때의 마음속에는 '항상 하늘은 내편이었고 또 나에게 기회를 주겠지' 싶은 긍정마음 한가득
나 또 다시 퇴사합니다!